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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TC도 일반 대학생처럼 생활 가능한가요?

입력 2025. 04. 04   16:43
업데이트 2025. 04. 04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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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학군사관후보생 부산외국어대학교 학군단
이지영 학군사관후보생 부산외국어대학교 학군단

 


나는 부산외국어대학교 학군단 소속 64기 학군사관후보생(ROTC)이다. 매년 3월부터 4월까지 학군단이 있는 전국 108개 대학교는 ROTC를 사랑하는 모든 인원·기관과 함께 역량을 집중해 예비 ROTC 후보생을 모집한다. 지역 책임부대는 군악대 공연과 장비 전시를 지원하고 동문회를 포함한 후원단체는 무료 커피차를 제공한다. 학군단이 있는 대학교는 홍보에 필요한 예산과 장소를 제공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올해도 모집홍보 기간 육군의 미래자원이 될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에게 ROTC에 대해 알리고자 강의실을 찾았다. 주어진 10분간의 홍보시간을 이용해 책임감을 가지고 열띤 ROTC 홍보를 했다.

홍보를 마친 뒤 한 학생이 손을 들고 “ROTC도 일반 대학생처럼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생활이 가능한가요?”란 질문을 했다. 나는 “네, ROTC에 지원 후 합격하면 일반 대학생과 똑같은 생활이 가능합니다. 조금 다른 것은 학교 생활하며 필요한 군사교육을 하는 것뿐입니다. 그 또한 학점으로 인정되고, 그 외 단기복무 장려금을 포함한 금전적 혜택도 많아 여유 있는 대학생활을 누리는 등 장점이 많아요”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뭔가 설명이 부족했다는 느낌을 받으며 강의실을 나오게 됐다.

학군사관후보생도 여느 대학생처럼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는데, 내 설명이 너무 부족했나? 라고 스스로 되물으며 하교하던 길에 ‘전국노래자랑’ 예선을 안내하는 플래카드를 보게 됐다. 그 순간 나는 “유레카!”를 외쳤다. 후보생 신분이지만 노래자랑에 출전해 자유롭게 노래한다면 강의실에서 받았던 질문에 대해 행동으로 답해 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어져, 그날 바로 노래자랑에 지원했다.

전국노래자랑 예선에 참가한 나는 참가 동기를 묻는 질문에 “저는 부산외국어대에 재학 중이며, 군 장교의 꿈을 키워나가는 ROTC입니다. 1년 뒤 군 장교가 되는데 대학생으로서의 자유를 누리면서 동시에 예비 군 장교로서의 자부심도 갖고 생활하고 있습니다. 자유로운 대학 생활과 함께 책임감을 키울 수 있는 ROTC에 많은 대학생이 지원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참가를 신청했습니다”라고 답변한 뒤 준비한 곡을 불렀다. 심사 인원들은 해당 지역 주민이 아니라 아쉽지만 탈락이라고 얘기했다.

하지만 내게 예선 탈락은 중요하지 않았다. 강의실에서 질문한 학생과 비슷한 고민을 하는 학생들에게 보이진 않겠지만 행동으로 보여줬고, 비슷한 기회가 온다면 다시 도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예선에서 불렀던 노래는 이문세의 ‘알 수 없는 인생’이었다.

‘시간을 되돌릴 순 없나요. 조금만 늦춰줄 순 없나요. 눈부신 그 시절 나의 지난날이 그리워요’라는 아름다운 가사를 ROTC에 관심 있는 많은 젊은이에게 들려주고 싶다. 나는 다시 태어나도 ROTC를 선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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