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을 말하다] ⑥ 신경수(예·육군소장) 한미동맹재단 사무총장

입력 2023. 03. 31   17:26
업데이트 2023. 08. 14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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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한미동맹을 말하다  
 ⑥ 신경수(예·육군소장) 한미동맹재단 사무총장


신뢰·가치 공유하고
동맹 뒷받침하는 힘…연합연습으로 방위태세 유지

미래 동맹 구축한다
지속 가능한 동맹 위해 정부·민간 통합 노력 필요

강력한 동맹을 보여주다
자유의 방패(FS) 연합연습 
과거 관행 벗어난 실전성 주목
대북억제력·안전보장 등 효과

통합억제 노력 기울여야
연합연습·야외기동훈련으로
전쟁 억제력·연합 방위력 강화
전투수행 개념 등 전수 기회도

동맹, 저절로 강화되지 않아
젊은 세대 올바른 이해 필요
주한미군 희생·헌신 기억을
서울 용산공원에 추모비 추진

신경수 한미동맹재단 사무총장은 젊은 세대가 올바르게 이해하고 참여해야 한미동맹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경수 한미동맹재단 사무총장은 젊은 세대가 올바르게 이해하고 참여해야 한미동맹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동맹은 상호 신뢰와 자유민주주의, 인권, 법치의 가치를 공유한다.” 이 문장은 한미 정상회담 등 중요한 공동성명과 전략문서에 가장 먼저 등장하는 한미동맹에 대한 정의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신뢰’와 ‘가치’다. 신뢰를 기반으로 가치를 공유한다는 전제가 동맹을 뒷받침하는 힘이라는 뜻이다. 신뢰와 가치 공유는 구호만으로 이룰 수 없다. 끊임없는 소통과 공동의 노력이 동맹의 굳건함을 담보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글=맹수열/사진=김병문 기자


지난달 29일 만난 신경수(예비역 육군소장) 한미동맹재단 사무총장은 신뢰와 가치 공유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은 공짜가 아니며, 한미동맹은 저절로 강화되지 않는다”면서 “대한민국 번영의 기반인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서는 국민과 장병들의 지속적인 관리, 참여, 지원이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주미 한국대사관 국방무관을 지낸 신 사무총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미국통(通)’이다. 특히 국방·안보 분야 전문성은 현역·예비역 중에서도 손꼽힌다. 그런 그에게 최근 성공리에 끝난 ‘2023 자유의 방패(FS·Freedom Shield) 연합연습’에 대한 총평을 들었다.

“이번 FS 연합연습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하는 상황에서 열렸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한반도와 주변을 둘러싼 복잡 미묘한 전략환경에서 FS 연합연습은 북한은 물론 주변국에도 동맹의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죠.”

신 사무총장은 이번 FS 연합연습에서 ‘실전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군사령관은 미 고위급 장성 가운데에서도 실전 경험이 많기로 유명한 인물”이라면서 “FS 연합연습이 과거의 관행에서 벗어나 실전에 바탕을 두고 실시된 것은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예전 연합연습은 4~5일 훈련하고 잠시 정비했다가 다시 훈련하는 형태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11일 연속 훈련이 이뤄졌죠. 이는 자연스럽게 다양한 영역과 기능, 절차를 점검·보완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FS 연합연습이 주는 효과에 대해서는 ‘억제력’과 ‘안전보장’ 두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답했다. “한미 연합연습은 그 자체로 북한에 강한 억제 효과를 줍니다. 연습기간 내내 북한이 강하게 반발한 것은 역설적으로 그만큼 신경이 쓰인다는 뜻이죠. 북한으로선 연합연습이 ‘목에 걸린 가시’ 같은 존재일 겁니다. 반대로 우리 국민에게는 안정감을 주는 역할도 하죠.”

특히 그는 FS 연합연습을 통해 “한반도 상황관리의 주도권을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과거에는 북한이 도발하면 우리가 수세적으로 대응조치를 하거나, 북한을 달래기 위해 훈련을 연기 또는 축소했죠. 하지만 이번에는 북한이 우리의 대규모 연합연습과 야외기동훈련에 대응해 수세적으로 도발을 했습니다. 상황관리 주도권이 한미로 넘어온 것이죠. 이는 앞으로 대북 억제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신 사무총장은 연합훈련과 야외기동훈련은 불확실한 안보 상황에서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미 연합연습은 순수한 군사적 판단에 따라 계획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보장받아야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연합연습의 중요성과 관련해 “주한미군은 물론 미 인도·태평양사령부, 주일미군사령부, 미 전략사령부, 물자사령부, 수송사령부 등 대부분의 통합사령부가 참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지휘소 연습”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연합연습을 통해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역설했다.

“연합연습은 우리 군에게는 한반도 전쟁수행 절차를 숙달하고, 전구작전을 경험하는 좋은 기회입니다. 또 미군이 전 세계에서 경험하고 발전시킨 새로운 전투수행 개념과 절차, 무기체계, 기술, 능력을 소개받는 기회이기도 하죠.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미군의 전쟁수행 능력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엄청난 비용과 노력을 절약하며 전쟁 억제력과 연합 방위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연합연습에 대한 미국의 시각은 어떨까? 미국 조야와 긴밀히 소통하는 신 사무총장은 “FS 연합연습이 정상화된 것을 매우 다행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연합연습과 야외기동훈련은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는 핵심 축입니다. 훈련을 하지 않으면 군이 존재할 수 없듯 연합훈련을 하지 않는 연합사는 상상할 수 없습니다. 미측도 이런 인식을 하고 있죠. 그래서 이번 훈련이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을 매우 다행스럽게 여기고, 훈련 준비에 만전을 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군전우회(KDVA)가 대규모 연합연습 재개 방침을 환영하는 공동 메시지를 발표한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성공적인 FS 연합연습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도발 수위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신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 “통합억제(Integrated Deterrence)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군사적 수단 외에도 외교, 경제, 사회, 문화, 정보 등 모든 수단을 통합해 대응해야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와 함께 같은 위협을 받고 있는 동맹·우방국과의 억제 노력도 통합돼야 한다고 봅니다. 한·미·일 연합연습과 훈련을 확대하고, 미사일 방어체계를 통합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더불어 유엔 22개 전력제공국의 능력을 통합하려는 노력도 강구해야 합니다.”

그는 연합연습 외에도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미동맹의 신뢰가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신 사무총장은 “최근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이 우리 국민을 안심시키기에 충분하지 못하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면서 “확장억제를 강화하기 위한 한미 정부의 다양한 노력이 전개되고 있지만 국민을 완전히 만족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확장억제 공약의 핵심은 신뢰”라고 강조하면서 “한미의 공고한 신뢰가 있다면 핵우산은 강력한 보호막이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어떤 확장억제 공약도 종이문서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반도에는 2만8500여 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고, 이보다 더 확실한 공약은 없다”고 단언했다.

 
신 사무총장은 신뢰를 기초로 한 한미동맹의 발전을 위해서는 민간 분야가 ‘날개의 한쪽’을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 한미동맹재단이 쉼 없이 노력할 것이라는 의지를 피력했다. 

“한미동맹이 지속 가능한 미래 동맹이 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의 통합 노력이 전개돼야 합니다. 때로는 정부가 하지 못하는 것을 민간이, 저희 한미동맹재단이 할 수 있는 부분도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재단은 현재 두 나라 국민, 특히 젊은 세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젊은 세대가 동맹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참여할 때 한미동맹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한 재단 차원의 노력도 소개했다.

“먼저 전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대학생 평화안보연구회의(U-SPECK)를 조직해 한반도 안보와 한미동맹을 경험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U-SPECK의 규모를 더 확대할 생각도 있습니다. 아울러 중·고등학생들이 6·25전쟁과 한미동맹을 바르게 이해하도록 에세이 콘테스트도 진행하고 있죠. ‘윌리엄 E. 웨버 대령 한미동맹상’을 제정한 것도 그 일환입니다.”

주한미군전우회 등 미군을 대상으로 한 지원과 홍보도 중요한 사업이다.

신 사무총장은 이를 “미군들에게 한국이 선호하는 근무지가 될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이라고 풀이했다.

또 “한반도에서 근무하고 미국 본토로 복귀한 미군 장병들을 지속 관리해 이들이 한국의 입장을 지지하는 친선대사가 되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말미 신 사무총장은 “전쟁이 끝난 뒤에도 주한미군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 번영을 위해 계속 헌신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면서 정전협정 이후 지금까지 북한군과의 교전으로 전사한 주한미군이 92명이나 된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우리는 한때 서부지역 비무장지대(DMZ) 방어를 미군에 의존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북한군과 싸우다 산화한 주한미군의 수는 92명이나 되죠. 여기에는 1976년 8월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으로 전사한 아서 보니파스 대위도 있습니다. 한미동맹재단은 주한미군의 희생에 보답하기 위해 서울 용산공원에 주한미군 전사자 추모비를 만들고자 합니다. 우리 장병과 국민 여러분의 참여·지원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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