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동맹을 말하다] ⑦ 황진하 한미우호협회장

입력 2023. 04. 14   17:32
업데이트 2023. 08. 1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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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동맹 강화 노력 ‘마지막 봉사’ 국가 안전보장 위한 필수요소”

한미우호협회는 
미와 돈독한 친목 위해 500여 명 결성
정파에 휘둘리지 않는 비영리단체
30여 년 동안 두 나라 가교 역할

친한 여론 핵심 역할
연 2회 주한미군 정기 위문·격려행사
격월간 ‘영원한 친구들’ 출판 활동 집중

한미동맹 중요 이유
주변국 중 헌법적 가치 공유 유일한 나라
핵·미사일 위협 억제 가장 강한 힘

황진하 한미우호협회장이 국방일보와 인터뷰에 앞서 서울 종로구 사무실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황진하 한미우호협회장이 국방일보와 인터뷰에 앞서 서울 종로구 사무실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다.

 

황진하(왼쪽) 한미우호협회장이 지난해 1월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군사령관에게 협회가 발행한 책 『영원한 친구들』을 전달하고 있다. 한미우호협회 제공
황진하(왼쪽) 한미우호협회장이 지난해 1월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군사령관에게 협회가 발행한 책 『영원한 친구들』을 전달하고 있다. 한미우호협회 제공

 



“우리는 대한민국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지, 자유민주주의 유지와 경제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해야 합니다. 저는 그 해답을 세계, 특히 미국에서 찾고 있습니다. 미국은 가장 크고 신뢰할 만한 ‘보험’이니까요.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도 한미동맹은 중요하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군인으로, 민의(民意)의 대표로 평생을 국가·국민을 위해 헌신한 백전노장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예비역 육군중장이자 3선 국회의원을 역임한 황진하 한미우호협회장은 한미동맹 강화를 위한 자신의 노력을 “마지막 봉사”라고 표현했다. 서울 종로구에 있는 한미우호협회 사무실에서 만난 황 회장은 “한미동맹은 국가의 안전 보장과 국민의 민복(民福)을 위한 필수요소”라고 거듭 강조했다. 글=맹수열/사진=이경원 기자


한미우호협회는 탈냉전으로 과도기를 겪던 1991년 출범했다. 당시는 ‘혈맹’으로 평가받던 미국에 대한 전통적 인식이 변하는 격동기였다. 황 회장은 “세계 질서를 주도하던 미국과의 친목 도모는 필수라는 생각을 가진 각계각층 인사 500여 명이 모여 협회를 결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회의 정체성을 소개했다. 

“우리 협회는 정파에 휘둘리지 않는 비영리단체임을 명확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출범부터 지금까지 협회원들은 우국충정의 심정으로 대한민국의 안정과 번영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한미동맹은 이를 위한 중요한 개념이죠.”

30여 년 동안 협회는 국방·안보는 물론 경제·사회·문화 등 다방면에서 두 나라의 가교 역할을 했다. 특히 양국 국민들에게 동맹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집중했다는 것이 황 회장의 설명이다.

“한국과 미국 양쪽에 동맹의 중요성을 홍보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우리는 물론 미국 내 친한 여론을 형성하는 데 힘썼죠. 사실 미국 입장에서 한국은 많은 동맹 가운데 하나입니다. 미국인들은 왜 한국과 동맹을 유지하고 강화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죠. 협회는 이런 미국인들에게 한국의 중요성을 알려 왔습니다.”

그는 친한 여론 형성의 대표적인 사업으로 주한미군 초청·격려행사를 꼽았다. “한국에 근무했던, 혹은 근무하는 미군들이야말로 친한 여론의 핵심”이라는 이유에서였다. 

황 회장은 “협회는 매년 두 차례 정기적으로 주한미군을 초청해 장병들을 격려하고, 수시로 계기성 위문을 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심각하던 시기에는 마스크와 근무자 간식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협회는 출판 활동에도 집중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전 매달 발행하다 최근 격월 발간으로 바뀐 간행물 『영원한 친구들』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13일 발행한 3~4월호에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한미 국방장관회담의 성과와 의의’라는 특별기고가 실려 눈길을 끌기도 했다. 황 회장은 “출판은 한미동맹의 중요성과 친선·교류증진 방안을 알릴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부연했다.

“『영원한 친구들』에는 전문가들 고견이 담겨 있습니다. 272호에 걸쳐 발행돼 한미동맹 개념과 발전 방향의 많은 정보가 집대성됐죠. 현재 협회는 각계 주요 인사와 오피니언 리더 2000여 명에게 『영원한 친구들』을 배부하고 있습니다. 6·25 전사자 추모비를 탐방해 글로 엮은 같은 이름의 책 『영원한 친구들』 역시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군사령관 등 주요 인사와 각 사관학교에 전달했죠.”

이 밖에도 협회는 한미 관계의 주요 이슈 전문가 강의·토론으로 구성된 ‘모닝포럼’을 매달 여는 등 학술 활동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황 회장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한 올해를 새로운 도약의 해로 보고 더욱 열심히 뛰어갈 것”이라는 의지를 피력했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황 회장은 3성 장군 출신 3선 국회의원이라는 흔치 않은 이력의 보유자다. 그런 그가 왜 정계를 떠나 한미동맹 강화에 투신했을까? 그는 ‘봉사’라는 단어로 설명했다.

“육군사관학교 생도 시절 ‘분단을 넘어 국가를 위해 봉사하고 싶다. 국방을 튼튼히 하는 데 몸 바쳐 보자’는 생각을 했습니다. 치열히 살았고, 군 생활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국회의원이라는 과분한 임무를 맡아 국가·국민을 위해 다시 한번 봉사할 수 있었죠. 그러다 보니 어느새 칠순이 넘었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후배들에게 맡겨야겠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건강이 괜찮고, 마지막으로 국가를 위해 봉사할 만한 일을 찾던 중 협회를 알게 됐습니다.”

한미동맹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한미동맹은 국가의 백년대계를 굳건히 하는 핵심”이라며 “대한민국의 현실 자체가 한미동맹이 중요한 이유”라고 잘라 말했다.

“우리는 북한은 물론 다른 강대국과 지근거리에 있습니다. 미국이라는 최강국과 힘을 합쳐야 하는 것이 당연하죠.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는 가장 강한 힘은 미국과의 동맹입니다. 한미동맹은 생존을 위한 필수불가결이라고 할 수 있죠.”

황 회장은 또 “주변국 가운데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 등 헌법적 가치를 공유한 국가는 미국이 유일하다”며 가치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그는 과거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나라’로 성장하면서 한미동맹 역시 파트너십 관계로 발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재·미래의 먹거리를 공유할 수 있는 나라는 미국이 유일하다”는 이유에서였다.

“경제력 등을 포괄적으로 집계하면 이제 대한민국의 국위는 세계 5~6위권이라고 합니다. 조금만 더 힘을 내면 3~4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러면 이에 걸맞은 파트너가 필요하고, 이는 미국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은 현재 유럽 지역에서 전통적 우방인 영국·독일 등과 세력을 형성하고 있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는 우리와 일본을 생각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미동맹은 우리가 글로벌 국가로서 국제사회에 책임 있는 모습을 보이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협회는 한미 교류의 폭을 넓히고 다양한 분야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온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두 나라를 오가며 동맹 강화의 현장을 지켜본 황 회장은 현재 한미동맹의 결속력에 대해 “상당히 강하다”고 단언했다. 미국에서는 한미동맹을 ‘강철 같은 상태’라는 뜻의 ‘아이언클래드(Ironclad)’라고 부른다고 그는 전했다. 하지만 황 회장은 “이 과정에서 서로에게 상흔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말을 이어갔다.

“동맹이라고 해서 항상 좋을 수는 없지요. 때로는 우리가, 때로는 미국이 상대를 서운하게 한 적도 있었습니다. 이는 당당하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힘을 키우고, 대화로 풀어 나가면 될 문제라고 봅니다. 과거의 잘못된 부분은 개선하고, 잘 유지된 부분은 더 심화·발전시켜야죠.”

그는 아이언클래드를 유지하기 위한 전제조건도 정의했다.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세력에 대한 인식 △가치의 공유 등이 그것이다. 특히 그는 “한국이 미래 투자 가치가 있는 나라가 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동맹이라지만 미국도 자국의 이익이 중요하죠. 미국이 우리를 일방적으로 도와줄 이유는 사실 없죠. 우리가 미국으로 하여금 함께 갈 수 있는, 투자 가치가 있는 상대가 돼야 합니다.”

황 회장은 “한미동맹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는 물론 민간단체의 적극적인 활동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민간 교류 활성화를 위해 다른 단체들과 힘을 모으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각 분야에서 한미동맹 강화를 위해 힘쓰는 민간단체가 많습니다. 협회는 전방위에서 동맹을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싶고요. 이를 위해서는 범정부적 지원도 있어야겠죠. 궁극적으로는 다른 단체들과 힘을 모아 큰 전략 속에서 한미동맹 강화를 실행하는 ‘재단’으로 성장하는 것이 꿈입니다. 물론 많은 노력과 소통이 있어야 하겠죠.”

군의 대선배이기도 한 황 회장은 마지막으로 장병들 역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전역 후에도 잊지 않았으면 한다는 당부를 전했다.

“우리 장병들은 지금도 국토 방위에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습니다. 국토 방위의 핵심은 한미 연합방위태세죠. 연합방위태세가 굳건하다면 적은 감히 우리 영토를 넘볼 수 없습니다. 연합방위태세 자체가 억제력이란 이야기입니다. 국토 방위와 한미동맹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전역 후 우리 장병들은 사회 곳곳에서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이때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는 한미동맹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넓게 세상을 보고, 번영과 발전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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