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
참전용사 고 이지건 일병 귀환 행사
첫째 딸 이호분 여사에 유품 등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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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전등화와 같은 조국을 구하기 위해 전장으로 향했던 호국영웅이 75년여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3일 6·25전쟁 때 대한민국을 지키다 26세 꽃다운 나이로 전사한 고(故) 이지건 일병을 가족 품으로 모셨다.
국유단은 2000년 5월 경북 경주시 안강읍 노당리 어래산 일대에서 발굴한 유해의 신원을 국군 수도사단 소속의 이 일병으로 확인했다. 고인은 올해 국유단이 17번째로 신원을 확인한 호국영웅이다.
고인은 1924년 2월 경북 달성군(현 대구시 달성군)에서 6남매 중 첫째로 태어났다. 이른 나이에 혼인한 고인은 전쟁 발발 당시 8살, 4살, 4개월 된 세 딸의 아버지였다. 고인은 6·25전쟁이 발발하자 육군 제1훈련소에 입대했으며, 이후 국군 수도사단에 배치됐다. 1950년 9월 기계·안강지구전투에 참전했다가 장렬히 전사했다.
고인의 셋째 동생 고 이봉건 일병도 국군 수도사단 소속으로 기계·안강지구전투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호국영웅이다. 고인은 신원이 확인돼 국립묘지 묘역에 안장될 예정이지만, 아직 동생의 유해는 찾지 못해 국립서울현충원 위패봉안관에 이름만 새겨져 있다. 국유단은 추후 동생의 유해를 찾으면 ‘호국의 형제 묘’ 조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대구시 서구에 있는 고인의 첫째 딸 이호분(83) 여사 자택에서 엄숙히 거행했다. 김종술 대구지방보훈청장은 유가족에게 신원확인 통지서, 호국영웅 귀환 패, 유품 등이 담긴 ‘호국의 얼 함(函)’을 전달했다. 이어 조해학(육군중령) 국유단장 직무대리가 고인의 참전 과정과 유해발굴 경과 등을 설명했다.
유가족들은 “아버지를 찾아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하루빨리 햇빛이 잘 드는 국립묘지에 지금 선산에 계신 어머니와 합장해 드리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국유단 관계자는 “대한민국을 위해 목숨을 바쳤으나 아직 가족에게 돌아가지 못한 6·25 전사자의 신원확인을 위해서는 국민의 동참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전국 어디에서나 가능한 유전자 시료 채취는 6·25 전사자를 기준으로 친·외가 8촌까지 신청할 수 있다. 제공한 유전자 정보로 전사자 신원이 확인될 경우 1000만 원의 포상금을 지급한다”고 말했다.
윤병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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