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에너지 전투력 깨웠다
작전지역 특성 반영
체력단련 체계 정립
인조잔디·조명 등 개선
낡은 체육관도 탈바꿈
달라진 체력단련 공간서
베어워크·전력 질주…
전장순환운동 ‘구슬땀’
전투력은 결국 공간에서 증명된다. 26일 찾은 육군52보병사단 연병장은 새로 조성된 체력단련 공간 속에서 ‘전투임무위주 체력단련 경연대회’가 만들어낸 살아 있는 에너지로 가득 차 있었다. 인조잔디로 정비된 운동장, 사방을 밝히는 조명, 넓어진 실내 체력단련장은 장병들의 움직임을 한층 실전적으로 바꿔놓고 있었다. 52사단이 말하는 ‘공간력(空間力)’, 즉 공간이 전투력을 만든다는 사실을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글=박상원/사진=조용학 기자
이날 사단이 실시한 ‘전투임무위주 체력단련 경연대회’ 현장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사단 사령부 연병장에서는 아침부터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장병들의 구령이 힘차게 들려왔다.
‘전투임무위주 체력단련’은 전장에서 최적의 전투수행 능력을 발휘하기 위해 육군이 2019년 후반기부터 전 부대에 도입한 복합 체력단련 프로그램이다. 이번 대회는 사단의 그간 성과를 확인하고, 도시지역 위주의 작전환경과 부대 특성에 맞는 체력단련 체계 정립의 필요성을 되새기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사단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장병들의 자율적 참여를 이끌고 체력단련 효과를 높이기 위해 공간 개선을 적극 추진했다. 연병장은 야간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조명탑을 설치하고, 인조 잔디와 트랙으로 교체해 기상 제약을 최소화했다. 소규모로 흩어졌던 실내 체력단련장은 과감히 통합·확장해 효율적인 훈련 공간으로 바꿨다. 낡은 체육관도 동아리 활동과 자율 체력단련이 가능한 다목적 공간으로 재정비했다.
이날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전장순환운동이었다. 장병들은 △베어워크 △전력 질주 △더미 어깨 메고 달리기 △탄통 들고 지그재그 달리기로 이어지는 연속 전투 동작을 소화했다. 실제 전장에서 즉각 기동해야 하는 상황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했다. 장병들이 네 발로 땅 짚고 기어가는 베어워크를 시작하자, 역동적인 움직임에 인조잔디 위로 흙먼지가 튀어 올랐다. 환자 어깨 메고 달리기에서는 훈련장의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지친 몸을 이끌며 서로의 팔을 어깨에 걸쳐 둘러업는 장면은 실제 전장을 연상케 했다.
누군가는 이를 악물고 뛰었고, 누군가는 다리에 힘이 풀려 비틀거리면서도 끝까지 완주했다. “더 버텨! 끝까지 가자!” 전우들의 호응이 이어진 가운데 70㎏ 무게의 더미가 장병들의 어깨를 짓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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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탄통 들고 지그재그 달리기에서는 장병들이 10㎏에 가까운 탄통을 양손에 들고 뛴 뒤 다시 들어 올렸다 내리기를 20회 반복했다. 평가관들이 시간표를 살피며 세부 동작을 엄정히 확인하는 모습에서 대회의 긴장감이 더욱 높아졌다.
다음 종목인 240m 왕복달리기는 장병들이 체력을 한계치까지 끌어올렸다. 짧지만 전속력 질주가 반복되는 구간에서 장병들의 거친 숨소리가 연병장을 메웠다. 마지막 코너를 돌던 한 장병이 어깨를 들썩이며 호흡을 조절하자, 전우들은 “거의 다 왔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연병장의 조명탑, 인조잔디·트랙, 통합 실내 체력단련장, 다목적 체육관까지 사단의 체력단련 공간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었다. 장병들이 언제든지 완전하게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은 이날 경연대회에서 장병들의 실전적 체력 수준을 한층 끌어올린 모습으로 확인됐다.
도심지역 작전이라는 특수한 여건 속에서도, ‘체력이 곧 전투력’이라는 원칙은 모든 장면에서 명확하게 드러났다. 사단은 이번 경연대회 결과를 바탕으로 그룹별 맞춤 체력단련 확대, 도시지역작전 연계 체력과목 보완 등을 지속하며 전투준비태세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류지윤(중령) 교육훈련참모는 “작전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체력단련 체계를 운영 중이고, 이번 대회를 통해 전투력과 조화된 체력단련의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공간과 조화된 전투임무위주 체력단련으로 수도 서울 절대사수 임무 완수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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