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 양상은 이 순간에도 변화하고 있다. 병력 부족이 심각해지는 가운데 무인기와 드론, 정밀유도무기의 등장은 기존 전력 구조를 바꿨고 인공지능(AI) 기반 정보 분석과 실시간 지휘통제가 전쟁 양상에 직접적 영향을 미쳤다.
새로운 전장에서도 기계화부대는 고속기동과 강력한 화력으로 육군의 핵심 전력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AI 시대의 전투 양상에 비춰 볼 때 한계가 뚜렷하다. 이러한 흐름 속에 기계화부대 역시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존재해선 승리를 이끌 수 없다. AI를 기반으로 전장정보 분석 및 의사결정 지원, 자율·원격운용이 가능한 다목적 무인 플랫폼, 다중층(지상·공중·사이버) 통합전술 네트워크 및 데이터 융합, 예측정비·자율보급체계를 결합한 ‘지능형 부대(Intelligent Unit)’로 진화하지 못한다면 미래 전장에서 생존조차 장담하기 어렵다. 우리는 기계화부대의 시스템 발전에 집중해야 한다.
첫째, AI 기반 지휘통제 고도화가 우선돼야 한다. AI는 전장에서 수집되는 대량의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휘관에게 최적의 결심을 제시할 수 있다. 드론 영상, 위성정보, 전차 센서 데이터를 AI가 융합·분석해 지휘관에게 최적의 결심을 제시한다면 작전 속도와 정확성은 크게 향상될 것이다. 이는 전술적 의사결정 순환고리(OODA)를 단축해 적보다 앞서 행동할 수 있게 한다.
둘째, 유·무인 복합전투체계 정착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미 전차와 무인 차량을 결합한 훈련을 진행 중이다. 무인 차량은 장애물 제거, 전차는 주력 돌파, 드론은 상공에서 정찰·타격을 수행하는 방식이다. 우리 군 역시 유·무인 복합체계를 본격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특히 AI 기술은 무인체계의 자율주행, 표적 식별, 군수지원에도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 이는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전투 효율을 높이는 길이다. AI 자율주행 기술을 적용한 무인 지상차량은 전투지역 보급, 부상자 후송, 정찰 등 고위험 임무를 대신할 수 있다. 적의 포격이나 오염된 지역에서도 AI가 최적의 경로를 계산해 임무를 완수함으로써 인명손실을 최소화하고 작전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 무인 차량은 미래 기계화부대의 핵심 자산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AI를 활용한 궤도차량 ‘예측정비시스템’ 도입이다. 장비 데이터를 분석해 고장을 가늠하는 ‘예측정비시스템’은 장비 가동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엔진 진동, 소리, 온도, 소모품 사용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이상징후를 조기 탐지해 적시에 정비한다면 전장 지속 능력의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고장 난 뒤’가 아니라 ‘고장 나기 전’ 정비가 가능하게 된다.
AI 시대 기계화부대의 발전은 전력 증강을 넘어 작전개념의 혁신을 의미한다. AI 기반 지휘체계는 결심 속도를 높이고 유·무인 복합운용은 위험을 줄이면서 전투력을 극대화한다. 예측정비와 디지털 군수는 지속 가능한 작전을 보장한다.
기계화부대는 강력한 화력과 방호력을 지닌 ‘강철 부대’에서 AI를 기반으로 한 ‘지능형 부대’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 이는 장비 현대화를 넘어 사고의 전환과 운용개념의 혁신을 필요로 한다. 역사는 늘 새로운 무기와 개념을 먼저 받아들인 군이 전장을 지배해 왔다. AI 시대 또한 다르지 않다. 누가 더 빨리 AI를 접목해 실질적인 전투력으로 전환하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이다. 기계화부대가 이러한 변화를 선도할 때 우리 군은 미래 전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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