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도 ‘임무형 지휘’다

입력 2026. 08. 24   15:36
업데이트 2026. 08. 2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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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현 대령 육군7보병사단
김무현 대령 육군7보병사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전훈 분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여러분은 분석 내용을 보지 않고도 키워드를 짐작할 것이다. 드론, 인공지능(AI), 스타링크 등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전훈 분석에 제시된 키워드 하나를 놓치고 있다. 바로 임무형 지휘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크림반도를 병합당한 이후 경직된 중앙집권적 지휘체계의 한계를 절감하고 임무형 지휘로 대변환을 시도한다. 그 시작은 2016년 우크라이나 야보리브에 미 7훈련사령부가 운영하는 전투훈련센터 설립이었다. 나토군으로 편성된 JMTG-U(Joint Multinational Training Group-Ukraine)가 조직됐고, JMTG-U는 개인부터 소부대·대대급까지 임무형 지휘를 중심으로 한 전투지휘강화훈련 프로그램을 우크라이나군에 제공했다. 2022년 러시아가 다시 침공했을 때 우크라이나군은 소부대 단위의 분권화 전투를 효과적으로 수행해 대규모 기갑부대를 앞세운 러시아를 저지했다. 미 합참의장 마크 밀리 장군도 우크라이나군의 분권화 통제가 상당히 효과적이었다고 언급했다. 소련에서 독립한 우크라이나는 분명 러시아처럼 경직된 사회주의식 중앙집권적 지휘체계였다. 그런 우크라이나가 몇 년 만에 자주성과 창의성을 극대화하는 임무형 지휘로 탈바꿈해 선전(善戰)하는 것이 놀랍다.

우크라이나군은 임무형 지휘가 승리를 가져다준다고 믿었다. 이론에만 천착하지 않았으며 훈련으로 체득한 대로 현장에서 과감하게 실행했다. 상급 지휘관의 결심을 기다리지 않고 자신이 가진 무기로 눈앞의 적을 가장 효과적으로 공격할 방법을 스스로 결정해 적시에 실행한 것이다. 다양한 드론 운용도 임무형 지휘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임무형 지휘 이론을 잘 몰라’ ‘임무형 지휘를 해 본 적이 없어’ ‘실패하면 누가 책임지나’ 등 걱정만 하면서 실행은 주저하고 이론에만 매몰돼 있는 우리가 우크라이나 전훈 분석에서 주목해야 할 점이 바로 이것이다. 임무형 지휘 이론 연구에만 머물러 있는 당신에게 이렇게 생각해 보길 권한다. 자동차를 몰 때 수만 개가 넘는 구성품 작동원리를 모두 완벽하게 알고 운전했던가? 아니다. 자동차의 안전성을 믿고 변속기, 페달, 핸들 딱 3가지 조작법만 익힌 뒤 도로 주행에 나섰다. 시행착오도 겪지만 우리는 이렇게 운전을 익혔다.

임무형 지휘도 마찬가지다. 시행착오가 두려워 이론에만 머물러선 안 된다. 과감한 실행이 뒷받침돼야 한다. 권한 위임, 역량 강화, 명료함 딱 세 가지만 집중 실행해 보자. 권한 위임은 권한 일부를 부하에게 줌으로써 내 권한을 잃는 것이 아니다. 나의 권한을 ‘Ctrl+c/v’ 하는 확장의 개념이다. 역량 있는 부하에게 권한 붙여 넣기를 적극 해 보자. 역량이 부족한 부하라면 권한 위임에 앞서 역량을 키워 주는 데 집중하자. 끊임없는 소통으로 임무를 명료하게 주자. 영화 ‘탑건: 매버릭’에서 주저하는 루스터에게 매버릭이 말했던 것처럼 우리도 주저 말고 실행하자. “Don’t think, just 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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