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안보 지원 거론하며 호르무즈 파병 압박

입력 2026. 03. 17   16:42
업데이트 2026. 03. 17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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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본·독일에 미군 주둔 강조
지원 받으면서 협력 외면 안돼 주장
“빠르게 열정적으로 관여할 것” 촉구
영국 등 유럽 동맹국 일제히 난색

16일(현지시간)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공항이 검은 연기에 휩싸인 가운데 에미레이트항공 여객기가 착륙을 시도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드론 공격으로 공항 내 연료탱크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는 모습. AFP·연합뉴스
16일(현지시간)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공항이 검은 연기에 휩싸인 가운데 에미레이트항공 여객기가 착륙을 시도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드론 공격으로 공항 내 연료탱크에서 화염과 연기가 치솟는 모습.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한국 등을 재차 거론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 호위 작전에 동참해 줄 것을 거듭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에게 “우리는 일본에 4만5000명의 병력을 두고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우리는 한국에도 4만5000명의 병력을 두고 있다. 독일에도 4만5000명에서 5만 명의 병력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각국의 미군 주둔 규모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사실과 다르다. 주일미군은 5만 명, 주한미군은 2만8500명, 주독 미군은 3만5000명 규모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이 모든 나라를 방어하고 있다”며 “그런데 우리가 ‘기뢰 제거함이 있느냐’고 물으면 그들은 ‘글쎄, 우리는 관여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고 했다.

동맹 관계에 있는 이들 국가가 미국의 안보 지원은 받으면서 미국이 이란군의 전력을 상당 부분 무력화한 상황에서도 군사적 협력에 주저한다고 지적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은 우리에게 감사할 뿐만 아니라 우리를 도와야 한다”며 “놀라운 것은 그들이 그렇게 적극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몇몇 나라가 있는데, 곧 이름이 발표될 것이다. (반면) 앞장서 나선 나라들도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날 트럼프케네디센터 이사회와의 오찬을 앞두고 기자들에게 “우리는 원유 수입의 1% 미만을 이 해협(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여오지만 어떤 국가들은 훨씬 더 많은 양을 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95%, 중국은 90%를 (호르무즈 해협을 거쳐) 들여오고, 여러 유럽 국가도 상당한 양을 수입한다. 한국은 35%를 들여온다”며 “따라서 우리는 이들 국가가 나서서 해협 문제를 도와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 수치도 실제 상황과 일부 거리가 있다. 한국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 수입에 대한 의존도는 한국 62%, 일본 69%, 중국은 49% 수준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정 국가를 거론하지 않은 채 “우리는 끔찍한 외부 위협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해줬지만 그들은 열의가 없었다”며 “그 열의의 수준은 내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른 나라들이 우리와 함께 빠르게, 그리고 열정적으로 관여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호르무즈 해협 군사 참여를 요구받고 있는 유럽 주요 동맹국이 일제히 난색을 보였다.

독일은 가장 먼저 호르무즈 해협 군사작전에 어떤 형태로든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요한 바데풀 독일 외무장관은 15일 ARD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군사작전과 관련해 “즉각적인 필요성이 없다. 무엇보다 독일이 참여할 필요는 더더욱 없다”고 말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의 대변인도 16일 이란 전쟁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무관하다”며 “나토는 영토 방위를 위한 동맹이며 현시점에 나토 파병 권한은 부족하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군함 파견 요청에 대한 확답을 내놓지 않고 신중 모드를 유지했다. 이날 한 연설에서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한 ‘집단 계획’을 세우려 유럽 파트너를 비롯해 모든 동맹국과 협력하고 있다면서도 “이는 나토 임무는 아니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중동에 빠르게 항공모함과 군함을 보냈고, 지난주엔 호르무즈에 대해서도 항행의 자유 보장을 위한 동맹국의 협력을 주장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그러나 당시 마크롱 대통령조차 “호위 임무는 분쟁의 가장 뜨거운 단계가 종료된 이후 호르무즈 해협의 점진적 재개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카트린 보트랭 프랑스 국방장관도 호르무즈 해협으로 함선을 보낼 즉각적인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AFP 통신은 폴란드와 스페인, 그리스, 스웨덴 등 다른 유럽 국가도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과 관련해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어떤 군사 개입에도 거리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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