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역사상 첫 잠수함 승조원 부부 탄생

입력 2026. 02. 19   17:18
업데이트 2026. 02. 1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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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군 승조 허용 1년여 만에 상징적 사례
해군 인력 운용·부대 문화 변화 이정표
성별 아닌 능력·자질 전투력 한 축으로

해군잠수함사령부 도산안창호함 음탐부사관 김경훈(왼쪽) 중사와 이범석함 행정장 정찬석 중사가 이범석함 갑판 위에서 함께 경례하고 있다. 조용학 기자
해군잠수함사령부 도산안창호함 음탐부사관 김경훈(왼쪽) 중사와 이범석함 행정장 정찬석 중사가 이범석함 갑판 위에서 함께 경례하고 있다. 조용학 기자



우리 군 역사상 처음으로 잠수함 승조원 부부가 탄생했다. 2023년 6월 선발된 우리 군 첫 번째 여군 잠수함 승조원 9명 중 한 명인 김경훈 중사가 지난해 12월 잠수함 승조원인 정찬석 중사와 결혼하면서다. 여군 잠수함 승조가 처음 허용된 지 1년 반 만에 나온 상징적인 사례로, 해군 인력 운용과 잠수함 부대 문화 변화의 이정표로 평가된다.

잠수함은 한때 ‘금녀(禁女)의 영역’으로 불려 왔다. 협소한 공간과 장기 잠항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여성 승조가 어렵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도와 시설이 개선되며 기존 고정관념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 

해군은 병역자원 감소 대응과 전투력 강화를 위해 2023년 장교 2명·부사관 7명 등 총 9명의 여군 잠수함 승조원을 선발했다. 이들은 잠수함 기본과정과 현장 교육, 승조자격 부여평가(SQS)를 통과해 3000톤급 잠수함에 배치됐다.

김 중사도 당시 선발된 9인 중 한 명이다. 김 중사는 현재 도산안창호함(SS-Ⅲ) 음탐부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음탐부사관은 수중에서 발생하는 각종 소음을 분석해 잠수함의 상황 인식을 책임지는 핵심 임무를 수행해 ‘잠수함의 눈’이라고 불린다.

김 중사는 “눈으로 볼 수 없는 것들을 다룬다는 점에서 음탐에 흥미를 느꼈고, 잠수함이야말로 제 역량이 가장 잘 발휘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주저하기보다는 도전해 보고 싶었다”고 잠수함 승조원 지원 동기를 밝혔다.

김 중사의 남편 정 중사는 1800톤급 잠수함(SS-Ⅱ) 이범석함 행정장으로 승조원 인사·생활 전반을 책임지는 동시에 항해 시 타수 임무도 수행한다. “승조원을 지원하는 행정 업무에 보람을 느껴왔고, 국가전략부대인 잠수함사령부에서 대한민국 수중을 수호하는 임무에 직접 기여하고 싶었다”는 것이 정 중사의 지원 동기다.

두 사람은 잠수함 근무 특성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을 잠수함 승조원 부부의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잠수함 승조원은 교대 일정이 맞지 않으면 수개월씩 떨어져 지내야 하는데, 이 사실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중사는 “임무의 무게는 결혼 전과 후가 모두 같지만, 그 임무를 수행하는 목적은 더 분명해졌다”며 “오늘의 임무가 결국 내 가족의 일상을 지킨다는 믿음이 책임감을 더 키운다”고 강조했다.

김 중사는 “결혼 전에는 동료로서 존경했다면 지금은 가족으로서 사랑과 애틋함이 더해졌다”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임무에 몰입하고 있을 배우자를 떠올리면 걱정이 될 때도 있지만 큰 자부심을 함께 느낀다”고 덧붙였다.

해군 관계자는 “여군 잠수함 승조원에 이어 승조원 부부까지 탄생한 것은 제도적 변화가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력이 성별과 관계없이 잠수함 전투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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