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 전 지하수 이용 5분에 4대 닦는 자동세차대 마련

입력 2025. 11. 27   14:22
업데이트 2025. 11. 27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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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tory in 국방일보 - 1970년 11월 17일 자

 



모든 전투에서 기동력은 빼놓을 수 없는 전력 중 하나입니다. 빠른 전력 이동은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간주됩니다. 당연히 세계 각국의 군대는 기동장비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현대의 모든 군에서 수송차량의 관리·유지를 소홀히 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와 관련해 1970년 11월 17일 자 전우신문(현 국방일보)에선 흥미로운 기사가 게재됐습니다. 육군1군사령부 예하 수송부대에서 지하수를 이용한 수압식 자동세차대를 설치, 세차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였다는 내용입니다. 자동세차가 일반화된 현재 기준에선 기사 가치에 의문점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회 각 분야에서 ‘기계’보다 ‘사람의 손’을 우선적으로 활용하던 시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 부대의 ‘수압식 자동세차대’는 큰 화제가 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사는 육군 수송부대의 업무 효율화에 관한 내용입니다. 그 내용이 수송 능력 확대가 아닌 세차 효율성 증대라는 측면에서 색다르게 다가옵니다. ‘땅속 물 이용, 5분에 4대 닦아’ 부제가 보여 주듯이 기사는 성과와 관련해 깊은 인상을 숨기지 않습니다.

기사는 “육군 수송부대에서는 최초로 영내에 지하수를 이용, 수압식 자동세차대를 만드는 데 성공해 불과 5분 동안 4대의 차량을 말끔히 세차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춤으로써 유류 및 시간 절약과 차량 운행의 통제가 용이한 것 등 여러 가지 이점을 가져오게 한 부대가 있다”는 전문으로 시작합니다.

수압식 자동세차대를 만든 곳은 3872부대입니다. 1군사령부 내 전 차량과 자체 차량을 담당하는 부대로 약 4개월간의 연구와 공사 끝에 ‘전천후 세차대’를 설치했다고 소개합니다. 자동세차대의 원리는 “지하 5m의 수원을 이용, 약 5000갤런의 물을 항시 저장할 수 있는 시멘트 물탱크를 만들고 5마력짜리 양수기로 물을 큰 고무호수로 뿜어 세차대에 이르러서는 두 개의 작은 호수로 갈라 뿜게 해 운전병들은 세차대 위에 차를 고정시킨 후 호수구로부터 7~8m까지 강하게 뿜는 물을 이용해 손에 물을 대지 않고 자동차를 깨끗하게 세차할 수 있게 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세차대를 직접 고안한 천택복(소령) 부대장은 세차대 설치 이유로 장병들의 복리와 업무 효율성을 꼽았습니다. 기사는 “이제 운전병들은 시냇가에서 버킷이나 대야를 이용한 원시적인 세차를 하지 않게 됐고, 세차장이 영내에 있어 연간 약 1100갤런의 유류 절약과 통상 1시간 이상 걸리던 세차시간을 단 5분으로 당기게 됐으며, 추운 겨울에는 운전병들이 손에 물을 대지 않고도 세차할 수 있게 됐다”며 흐뭇한 부대장의 소감을 마지막으로 기사를 마무리합니다. 이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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