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호국훈련] 한미 연합 도하훈련

입력 2025. 11. 20   17:30
업데이트 2025. 11. 20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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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길 가로질러… 동맹의 힘 잇다
적진 돌파하며… 승리의 길 열다

남한강 280m 부교 위 진격
한미 공병·기계화부대 300여 명 참가
KM3 수룡 등 장비 투입…신속 도하 보장
문교·부교 동시 전개…상호운용성 향상

제병협동 기반 목표지역 공격
K2전차·K21장갑차 등 거침없이 도하
전투지원·정비까지 연동해 전장 장악
실전적 연합작전 수행능력 강화 중점

합참의장·육참총장 현장 점검
단계별 작전수행 절차 살피며 장병 격려
철저한 안전·사고예방 대책 마련 강조

20일 오전, 남한강 일대에 짙은 연막이 깔리자 강가의 공기가 단숨에 전장 분위기로 바뀌었다. 이어 대기하던 궤도 장비들이 강가로 하나둘씩 모여들었다. 문교가 강 위에 펼쳐지고, 이어 부교가 잇따라 완성되자 기동장비들이 일제히 강을 넘어섰다. ‘2025 호국훈련’의 하나로 열린 ‘한미 연합 도하훈련’은 7공병여단과 미군이 교두보를 여는 순간부터 11기동사단의 공세적 돌파까지 이어지는 실제 전장형 종합훈련이었다. 한미가 함께한 도하훈련 현장을 찾아갔다. 글=윤병노·박상원/사진=이윤청 기자

 

20일 남한강 일대에서 전개된 한미 연합 도하훈련장에서 K21 장갑차, K2 전차 등 장비가 완성된 부교 위로 도하하고 있다.
20일 남한강 일대에서 전개된 한미 연합 도하훈련장에서 K21 장갑차, K2 전차 등 장비가 완성된 부교 위로 도하하고 있다.

 


연막차장과 함께 공격 시작

올해 호국훈련의 핵심 훈련 중 하나인 한미 연합 도하훈련이 20일 오전 10시, 경기 여주시 남한강 일대에서 본격적으로 전개됐다.

21일까지 열리는 호국훈련은 매년 연례적으로 실시하는 방어적 성격의 훈련이다. 이번 훈련에는 미군 전력도 일부 참가해 연합작전 수행력과 상호운용성을 끌어올리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훈련에는 7공병여단 도하단과 11기동사단, 그리고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예하 다목적 교량중대 등 한미 장병 300여 명이 참가했다. 한국형 자주도하장비 KM3 수룡과 리본부교(RBS), 개량형 전술부교(IRB), 교량가설단정(BEB) 등 양국 도하자산 200여 대도 동원됐다.

훈련은 연막탄 발사기에서 분사한 두꺼운 연막이 강가를 뒤덮는 것으로 시작됐다. 적으로부터의 위협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강 건너편 교두보가 어느 정도 확보되자, 7공병여단 도하단이 본격적인 문교 구축에 돌입했다.

먼저 지난해 전력화된 한국형 자주도하장비 ‘KM3’ 6대가 투입돼 트럭 형태에서 문교로 변신해 궤도 장비 이동로를 형성했다. 여단은 다음 달 자주도하대대를 창설해 본격적으로 수룡을 운용할 예정이다. 수룡은 기존 부교 대비 운용 인원을 약 80% 절감하고 설치 시간을 60~70% 단축할 수 있어 기계화부대의 신속 도하를 보장하는 핵심 장비로 평가된다.

뒤이어 우리 군의 RBS를 실은 차량이 교절을 수면 위에 내리자, IRB를 적재한 미군 차량이 뒤따랐다. 곧 BEB에 탑승했던 장병들이 신속히 교절 위로 올라섰다.

이후 결착 작업이 쉴 틈 없이 전개됐다. 미군 BEB가 물살을 가르며 전진하자 한미의 교절 간격이 좁혀졌다. 우리 장병의 수신호에 따라 미군 BEB가 속도를 늦췄고, 반대편에서는 여단 BEB가 미군의 신호에 맞춰 교절을 이동시켰다. 이어 양측 장병들이 던진 줄을 붙잡아 끌어당기자 이내 교절과 교절이 맞물렸다.

양국 장병들은 내부 교절을 상호교차 방식으로 결합하며 약 280m 구간을 신속하게 연결했고, 마침내 한미 장병들은 힘을 모아 남한강을 가로지르는 길이의 부교를 완성했다.

훈련에 참가한 강승구(대위) 청룡대대 중대장은 “실전적 환경에서 한미 연합 도하작전 능력을 숙달한 매우 중요한 기회였다”며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7공병여단 도하단의 작전수행능력을 지속 향상하겠다”고 말했다.

 

 

문교로 변신한 수룡에 올라타고 있는 K21 장갑차.
문교로 변신한 수룡에 올라타고 있는 K21 장갑차.

 

미군 교량가설단정이 진수하고 있다.
미군 교량가설단정이 진수하고 있다.

 

한미 장병들이 문교 도하를 준비하고 있다.
한미 장병들이 문교 도하를 준비하고 있다.

 


전투력 복원·화력·정비까지 연동해 공세

완성된 부교 위로 11기동사단 전력이 도하를 실시했다. K2 전차, K21 장갑차, 소형전술차량 등이 일사불란하게 도하를 마쳤다.

도하 이후 사단은 공병·기갑·포병·방공·항공 등 제병협동을 기반으로 목표지역 공격을 이어갔다. 전투지원·전투근무지원부대는 대량사상자관리, 탄약재보급, 다기능 통합정비, 야전 급수장 운영 등 각종 복원 절차를 동시에 진행해 공격기세 유지에 기여했다.

장철호(중령) 투호대대장은 “철저한 전장 분석을 토대로 아군 강점을 극대화해 도하작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장병 모두가 단결해 ‘언제 어디서든 싸우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진영승 합참의장, 화력대비태세도 점검

이날 현장에는 진영승 합동참모의장이 찾아 연합·합동작전 수행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실전적인 상황을 조성하고 훈련에 매진하는 한미 장병들을 격려했다.

진 의장은 한미 지휘관으로부터 훈련 현황을 보고받은 뒤 “7기동군단은 이번 호국훈련을 통해 점차 진화하는 적의 재래식 무기 현대화에 대응토록 예기와 결기가 구비된 ‘압도적 능력’을 갖춘 기계화부대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 의장은 특히 “한미 쌍방 실기동훈련으로 전장 마찰을 직접 체감하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실질적 방안을 강구해 작전계획을 보완하고, 개인·부대의 전투능력을 향상할 기회로 활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기온 하강 등 작전환경을 고려해 전투력을 100% 발휘할 수 있도록 장병들의 안전과 사고예방 대책을 철저히 마련한 가운데 성과 있는 훈련이 되도록 지휘관심을 경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 의장은 한미 연합 도하훈련 현장 방문에 이어 육군미사일전략사령부(미사일전략사) 예하 미사일대대를 찾아 화력대비태세와 임무수행 최적화 실태를 확인했다.

진 의장은 한국형 전술지대지유도무기(KTSSM) 전력화 과정과 임무수행체계를 보고받고 “적의 전투의지를 무력화하고, 유사시 적을 조기에 제압할 수 있는 강력한 억제력을 유지해야 한다”며 “보다 정밀하고 효과적인 사격계획 수립과 실전적 팀워크 훈련으로 무기체계의 실행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K200 장갑차가 한국형 자주도하장비 수룡을 이용해 문교 도하하고 있다.
K200 장갑차가 한국형 자주도하장비 수룡을 이용해 문교 도하하고 있다.

 

훈련장을 찾은 한미 지휘관이 완성된 부교를 건너며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성민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김규하 육군참모총장, 진영승 합동참모의장, 조지프 힐버트 미8군사령관, 최성진 육군7기동군단장.
훈련장을 찾은 한미 지휘관이 완성된 부교를 건너며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김성민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 김규하 육군참모총장, 진영승 합동참모의장, 조지프 힐버트 미8군사령관, 최성진 육군7기동군단장.



김규하 육참총장, 연합훈련 확대 의지

김규하 육군참모총장과 조지프 힐버트(Joseph E. Hilbert·중장) 미8군사령관도 이날 한미 연합 도하훈련 현장을 방문해 실전적 전투수행능력을 직접 점검했다. 이 과정에서 김 총장은 실제 전장과 유사한 복합 전투환경에서 문교 운용, 부교 설치, 차량·병력 도하 등 실전적 절차가 단계별로 진행되는 것을 확인했다.

김 총장은 장병들을 격려하며 “한미 육군은 지난 70여 년간 소부대부터 전구급 제대까지 모든 수준에서 다양한 연합훈련을 지속해왔다”며 “이러한 연합훈련 경험의 축적은 세계 최강 한미동맹이 비대칭적 우위를 유지하는 원천”이라며 국내외 연합훈련을 지속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각 부대는 이번 훈련 성과를 분석해 제대별 전술훈련과 연합 제병협동훈련을 지속해서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훈련에서는 육군 리본 부교와 수룡, 미군 도하 장비가 동시에 연결·운용돼 한미 전술제대 간 상호 운용성을 실질적으로 점검하는 계기가 됐다.

정춘복(중령) 여단 도하대대장은 “도하는 기계화부대가 실전에서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핵심 전투과업”이라며 “연합훈련을 통해 양국 전투수행능력이 한층 강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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