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이란 무엇인가

입력 2026. 08. 26   15:16
업데이트 2026. 08. 26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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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 이병 육군훈련소 30교육연대
박준영 이병 육군훈련소 30교육연대


유난히 비가 많이 오던 7월의 어느 날, 차를 타고 어디론가 향합니다. 전날 밤을 새워 이제는 몇 달간 오지 못할 방을 정리해 그런지 눈꺼풀이 무겁습니다. 저 멀리 육군훈련소의 정문이 보입니다. 몇 분 뒤에는 정말 군인이 됩니다.

어머니께 애써 웃음을 짓고 부대로 향합니다. 처음으로 옆 사람들과 발을 맞춰 걷습니다. ‘왼발, 왼발, 왼발…’. 발이 마음처럼 잘 맞지 않습니다.

낯선 환경에서 처음 해 보는 것들을 하나씩 따라가다 보니 어느덧 잘 시간이 됐습니다. 사회에선 밤을 지새운 적도 많은데, 밤 10시에 자려니 잠이 오지 않습니다. 눈앞에는 내 방 천장 대신 다른 사람이 누워 있는 침대의 바닥 부분이 보입니다. 6㎜로 자른 머리의 감촉이 어색하기만 합니다. 아마 옆에 누워 있는 16명도 같은 생각을 하지 않을까 합니다. 군인이 무엇이기에 여기 있을까 생각해 보지만 떠오르는 답은 없습니다.

사로 밖에서 소대장님의 수류탄 시범을 봅니다. 연습용 수류탄도 몇 개 던져 봤지만, 과연 할 수 있을지 두렵고 긴장됩니다. 소대장님은 세열수류탄 훈련을 할 때마다 전날 잠을 못 주무신다고 합니다. 불과 4주 남짓 훈련을 받은 훈련병의 손끝에 모두의 생명이 달려 있다고 생각하면 소대장님들이 저희보다 더 두렵지 않을까 합니다. 그럼에도 그런 마음을 내색하지 않은 채 우리에게 용기를 북돋아 주시는 모습을 보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자신의 두려움보다 전우를 먼저 떠올리는 것이 군인이 감내하는 희생과 책임의 한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각개전투 훈련을 하면서 땅을 기고 굴렀더니 나와 연병장의 구분이 희미해집니다. 오전 7시이지만 땅은 벌써 뜨겁습니다. 기진맥진한 10분간의 쉬는 시간, 문득 할아버지 생각이 납니다. 나와 비슷한 나이에 6·25전쟁에 참전하신 할아버지. 할아버지는 아마 이보다 덥고 불쾌한 곳에서 포복을 하면서 죽음의 공포를 느끼며 싸웠을 겁니다. 무엇이 그런 헌신을 할 수 있게 했는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마음 한구석에는 군인이라는 사명감이 있지 않았을까 감히 예상해 봅니다.

수료식을 마쳤습니다. 군인이 무엇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남은 1년 5개월 동안 나만의 답을 찾는 시간을 보내게 될 것입니다. 육군훈련소에서 느낀 헌신은 가슴 한쪽에 자리 잡았습니다.

30교육연대 7중대 분대장·소대장·중대장님부터 모든 국군 장병과 앞으로 입영할 분들까지 당신들의 희생과 헌신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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