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리플리케이터’ 전략으로 본 한국군 발전방향

입력 2026. 08. 26   15:15
업데이트 2026. 08. 26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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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식 육군중령 합동군사대학교
정봉식 육군중령 합동군사대학교


과거에는 전쟁의 승패가 첨단 무기와 정밀타격 능력에 좌우됐다면 오늘날 전장은 ‘비용 대비 효율’이라는 새로운 기준에 의해 재편되고 있다.

수백만 원 수준의 저가 드론이 수십억 원 이상의 전략자산을 무력화하는 사례가 등장하면서 전쟁의 본질은 ‘기술 우위’에서 ‘경제적 지속 가능성’으로 이동 중이다.

이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리플리케이터(Replicator)’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전쟁 수행방식을 전환하고 있다.

핵심은 고가의 소수 정밀무기 대신 수천에서 수만 대에 이르는 저비용 자율드론을 대량 투입하는 것이다. 이른바 소모성 자산을 적극 활용해 전장의 지속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적인 시도다.

격추되더라도 전략적 손실이 제한적인 드론으로 전쟁에서 경제성을 유지하는 게 핵심이다.

나아가 전장 양상은 인공지능(AI) 기반 군집전투로 확장되고 있다. AI가 탑재된 드론은 통신이 차단된 환경에서도 자율적으로 표적을 탐지하고 공격할 수 있으며, 다수의 드론이 협력해 ‘벌떼’처럼 작전을 전개한다.

이러한 군집전투는 단일 플랫폼 중심의 전투 개념을 무너뜨리고, 전체 시스템 단위의 전투로 전환시키고 있다. 동시에 AI의 판단 오류나 통제 문제는 새로운 윤리적·제도적 과제를 제기한다.

이와 함께 모든 전력을 하나로 연결하는 통합 지휘통제체계의 중요성도 부각되고 있다. 미군의 합동전영역지휘통제(JADC2) 개념은 지상·해양·공중·우주·사이버·전자기스펙트럼 전 영역의 센서를 통합해 ‘탐지에서 타격까지’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한 군의 센서가 포착한 표적을 다른 군의 타격자산이 즉각 공격하는 전 영역 작전이 가능해진다. 동시에 드론 운용 권한을 현장 지휘관에게 분산해 유연성과 대응속도를 극대화하는 구조를 채택 중이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군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고가 중심의 전력 구조에서 벗어나 저비용·대량·소모성 전력을 적극 도입해야 한다. 제한된 국방예산 내에서 전력의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드론과 같은 경제적 전력을 대량 확보하는 게 필수적이다.

둘째, AI 기반 자율군집기술과 이를 통합 운용할 수 있는 지휘통제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이는 단순한 장비 도입이 아니라 작전 개념과 군조직 구조의 혁신을 요구한다.

셋째, 레이저 및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 등 저비용 대드론 방어체계를 조기에 전력화해 방어의 경제성을 확보해야 한다.

결국 미래 전쟁의 승패는 ‘누가 더 비싼 무기를 가졌는가’가 아니라 ‘누가 더 효율적으로 전력을 대량 생산하고 지속적으로 투사할 수 있는가’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드론과 AI가 지배하는 전장환경에서 한국군은 기술, 제도, 교리를 아우르는 전면적인 전환을 통해 미래전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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