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7월 27일 우리는 정전협정을 체결하며 총성을 멈췄다. 73년이 지난 오늘 한반도의 정전체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이곳 공동경비구역(JSA)에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하늘색의 회담장이 있다. 회담장 이름은 각각 T1, T2, T3로 불린다. 판문점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묻는다. “회담장에 붙은 ‘T’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우리는 답한다. “‘임시’라는 의미 ‘Temporary’의 약자입니다.” 그렇다. 이곳 판문점은 전쟁을 중지하고 유엔군과 공산군이 일시적인 회담을 위해 조성한 장소다.
정전체제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JSA경비대대의 역사는 195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전회담을 진행 중이던 유엔군은 원활한 회담과 포로 교환을 위해 ‘군사정전위원회 지원단’을 창설했고, 이는 JSA경비대대의 모체가 됐다. 이후 JSA 경비, 군사정전위원회와 중립국감독위원회 경호, 대성동 마을 경호와 민사행정 등의 추가 임무를 수행해 왔다. 1978년 한미연합군사령부가 창설되면서 유엔군사령부(유엔사)는 정전체제 관리에 중점을 두고 운영됐다. 이에 따라 1979년 6월 11일 ‘유엔사 지원단’으로 개칭했다.
그러나 1980년대 초 경기 파주시 일대 미군 부대 이전으로 부대가 개편되면서 ‘유엔사 지원단’은 ‘유엔사 경비대’로 개칭돼 편성이 조정됐다. 1987년 11월 최초로 한국군이 유엔사 경비대 부대대장으로 보직되며 한미 연합 편성이 강화됐다. 냉전이 종식된 이후 북한은 공산군의 군사정전위원회를 철수시키고 ‘조선인민군 판문점 대표부’를 설치했다. 이에 유엔사는 정전체제 유지를 목표로 부대 명칭을 ‘유엔사 경비대대’로 개칭해 경비임무를 강화했다.
2000년대 초반 한미 간 ‘군사임무 전환’의 일환으로 한국군 중심의 JSA경비대대 창설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이에 ‘유엔사 경비대대’의 유엔군사령관 통제 권한은 유지하되 ‘JSA 한국군 경비대대’를 새롭게 창설해 JSA의 경비임무를 맡게 됐다. 이어 2004년 7월 1일 JSA경비대대는 한국군 중심의 부대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따라서 대대는 1952년에 창설된 ‘군사정전위원회 지원단’의 정체성과 2004년 창설된 ‘JSA경비대대’의 정체성을 동시에 갖고 연합임무를 수행 중이다.
이곳에서는 작은 움직임 하나, 순간의 착오 하나가 한반도의 안보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기에 매 순간 집중한다. 지난 70여 년간 이곳 JSA는 가장 조용하지만 치열한 전투현장이었다. 선배 전우들이 그래 왔듯이 우리는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앞으로도 높은 수준의 긴장감과 절제된 행동으로 임무를 완수할 것이다. 또한 국가와 국민에 대한 헌신으로 한반도의 정전체제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 이곳 최전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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