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력으로 지휘하라 장교의 힘은 인플루언스다

입력 2026. 07. 24   16:37
업데이트 2026. 07. 26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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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명 대령 육군학생군사학교
박창명 대령 육군학생군사학교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는 지금 수많은 학군사관후보생이 무더운 여름을 견디며 하계 입영훈련에 임하고 있다. 머지않아 4학년 학군사관후보생들은 소위 계급장을 달고 소대장이 된다. 그때 스스로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 있다. “나는 계급으로 지휘할 것인가, 영향력으로 이끌 것인가.”

군은 계급과 지휘체계를 기반으로 하는 조직이다. 그러나 전장에서 부하를 끝까지 움직이게 하는 힘은 계급장이 아니라 지휘관에 대한 신뢰다. 계급은 국가가 부여하지만 영향력(Influence)은 부하가 부여한다.

미 육군 리더십에 관한 최상위 교범 ‘ADP(Army Doctrine Publication) 6-22’에는 리더십을 “목적, 방향, 동기를 제공해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활동”으로 정의한다. 핵심은 ‘명령’이 아니라 ‘영향력’이다. 부하는 통제해야 할 대상이 아니다.

군에는 엄정한 규율이 필요하다. 명령 불이행이나 군기 문란에는 분명한 책임이 따라야 하나 규율은 조직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질서일 뿐 리더십의 본질은 아니다. 훌륭한 장교는 처벌하지 않아도 부하들이 스스로 따르고 싶은 지휘관이다.

전투기술은 티칭(Teaching)으로 배우고 반복훈련으로 숙달하지만, 사람을 이해하고 성장시키는 능력은 코칭(Coaching)과 자기성찰에 의해 길러진다. 전투기술은 교관이 가르치지만 리더십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다.

현대 육군이 추구하는 임무형 지휘(Mission Command) 역시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 상급자는 목적과 의도를 명확히 제시하고, 하급자는 자율성과 책임으로 임무를 수행한다. 신뢰 없는 권한 위임은 방임이 되고, 영향력 없는 지휘는 통제에 머문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에서 도덕적 요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늘날 그 중심에는 지휘관의 영향력이 있다. 부하가 ‘명령이니까’가 아니라 ‘저 지휘관이라면 믿고 따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순간, 그 부대는 강한 전투력을 갖추게 된다.

학군사관후보생을 비롯해 소대장 임무를 담당할 초급장교들은 앞으로 부하와 가장 가까운 지휘관이 된다. 지휘자의 말 한마디와 행동 하나가 부하들에게 군 생활의 기준이 된다.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뛰어난 지식보다 신뢰받는 인격이며, 탁월한 권한보다 영향력 있는 리더십이다.

대한민국 육군의 미래는 무기체계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미래를 결정하는 것은 사람이며, 사람을 움직이는 것은 계급이 아니라 영향력이다. 오늘 흘리는 땀은 군사기술을 익히는 동시에 장차 부하들의 신뢰를 얻을 영향력을 키우는 땀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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