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이 되면 우리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희생을 떠올린다. 그 중심에는 나라가 가장 위태로웠던 순간 자유 대한민국을 지켜 낸 6·25전쟁 참전용사들이 계신다.
1950년 6월 25일 수많은 젊은이가 가족과 미래를 뒤로한 채 전장으로 향했다. 그들의 희생과 헌신이 없었다면 오늘의 대한민국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세계가 놀라는 경제 성장과 민주주의, 우리가 누리는 평화로운 일상은 결코 우연히 얻어진 결과가 아니다. 참전용사들의 피와 땀, 숭고한 희생 위에 세워진 값진 유산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참전용사들의 평균 연령은 90세를 훌쩍 넘어섰다. 이제는 한 분 한 분을 직접 모시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현실이 됐다. 건강상의 이유로 외부 활동이 어려운 분이 늘고, 우리 곁을 떠나는 영웅도 해마다 많아지고 있다.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그분들께 고마운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시간인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육군수도방위사령부가 개최한 6·25 참전용사 초청행사는 특별한 의미를 남겼다. 이번 행사는 호국(護國)을 잘하면서 보훈(報勳)도 잘해야겠다는 사령관의 강한 의지에서 비롯됐다. 단순한 기념행사가 아니라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한 영웅들께 감사와 존경을 전하고, 그 숭고한 정신을 미래 세대에 계승하기 위한 뜻깊은 자리였다.
수도방위사령부 일원으로서 이번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다. 행사 후 한 참전용사께서는 “이렇게 잊지 않고 초청해 줘 정말 고맙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하셨다. 또 다른 참전용사께선 “독립유공자 후손들은 손자녀까지 다양한 혜택을 받는데, 참전용사 후손들의 예우는 다소 아쉽다”는 말씀을 조심스럽게 꺼내셨다. 그 말씀은 단순한 아쉬움이 아니라 국가를 위해 희생한 전우들과 후손들이 오래도록 기억되길 바라는 진심처럼 들렸다.
행사 중 애국가를 힘차게 부르시던 영웅들의 목소리는 우리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행사가 끝난 뒤 참전용사들께서 버스에 올라 귀가하시는 모습을 바라보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주변의 몇몇 장병도 말없이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교과서 속 역사로만 배웠던 6·25전쟁이 눈앞에 계신 참전용사들을 통해 우리 가슴과 삶으로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그날 장병들은 자유와 평화가 결코 당연하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선배 세대의 희생 위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행사를 마친 뒤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우리는 과연 이분들의 희생과 헌신을 얼마나 오래 기억할 수 있을까?” 보훈은 과거를 기념하는 일이 아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의 명예를 드높이고, 그 정신을 미래 세대에 전하는 일이다.
참전용사들께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경제적 보상이 아니다. 자신들의 희생이 잊히지 않고 후손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기억해 주는 것이야말로 가장 큰 보답일 수 있다.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헌신이 현재에 머물지 않고 미래 세대에도 이어질수록 다양한 예우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다시 한번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 나라를 위해 청춘을 바친 영웅들을 기억하는 것은 과거에 대한 예의이자 미래 세대를 향한 책임이다. 참전용사들의 정신이 이어지는 한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 역시 굳건히 지켜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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