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판단과 양심 그리고 종교

입력 2026. 06. 23   17:09
업데이트 2026. 06. 23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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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에서 종(宗)은 근본, 근원, 가장 뛰어난 것 등의 의미를 담고 교(敎)는 가르침을 뜻한다. 이를 종합하면 종교는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는 근원적인 가르침의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탈종교화 현상이 강세를 보이며 종교와 다른 가치관을 추구하는 이도 많지만, 여전히 종교는 시대 흐름과 유행을 불문하고 사람의 보편적이고 초월적 심리를 다룸으로써 인간 역사에서 축적된 지혜와 깨달음, 선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종교는 믿음을 갖고 사는 사람과 믿음은 없지만 고귀한 가치가 종교에 내재해 있음을 인지하는 사람들에게 삶의 지침과 준거가 되고 있다.

여러 종교가 크고 작은 면에서 차이점이 있다. 그러나 모든 종교는 인간이 행복하고, 좋은 삶을 영위하며, 다 함께 올바른 가치를 향해 나아가도록 길을 보여 준다. 군환경에서 종교 활동을 이어 가는 군종은 비록 보이는 수치로 환산하기 어렵지만, 계급을 불문하고 장병에게 판단과 행동의 기준을 제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종교는 지치고 힘들 때 그 순간의 마음 안정제로, 청심환 같은 기복적인 믿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때때로 종교를 청심환처럼 생각하는 게 아쉬울 따름이다.

종교는 믿음을 가진, 믿음에 마음이 열린 사람에게 주어지는 삶의 주요한 판단 준거다. 그리스도교엔 그리스도인이 삶의 기준으로 삼는 계명이 있다. 계명은 선택이 아닌 반드시 지켜야 할 규율이다. 그래서 올바른 그리스도인은 계명에 맞춰 현대사회를 살고,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하고자 한다.

사람의 판단과 선택, 결정에는 토대가 되는 가치관·기준·양심이 있다. 리더가 공동체를 이끌 때 마음대로 하지 못하도록 법이 최소한의 규제를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사회와 공동체가 안전하고 행복해지기엔 한계가 있다.

법은 강제적 구속력을 갖는 만큼 적용받는 범위를 최소한으로 규제한다. 여기서 종교의 참다운 가치가 발휘된다. 법처럼 모두를 구속하는 힘으로 주어지지 않지만, 누구나 자발적으로 이 가치를 찾길 원한다면 선으로 이끌어 준다.

즉, 공동체 구성원들은 강제되지 않는 포괄적인 도덕과 윤리의 범주에서 행복과 깨달음을 추구한다. 이를 군환경에 비춰 보면 권한을 갖는 이들에겐 더 큰 가치와 공동체의 선을 생각하는 바른 판단의 준거를, 부대 구성원들에게는 본인이 몸담는 곳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해 참다운 의미와 기쁨을 가져다준다. 군종의 역할은 그만큼 중요하고 크다.

고울 대위 해군3함대 신부
고울 대위 해군3함대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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