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공병 부사관은 일선 현장에서 사용부대의 작전 수행과 직결되는 수많은 시설사업을 관리·감독하며, 설계도면 검토부터 품질·안전관리, 예산 집행까지 공사 전반을 책임지는 공사감독관이다. 현장에서 수년간 땀방울을 흘려 왔지만, 실무를 거듭할수록 뼈저리게 느끼는 것은 ‘이론적 갈증’이었다. 군의 인력 구조상 대졸 이상의 학력을 보유한 장교나 전공학위를 갖추고 임용되는 군무원들과 달리 부사관들은 고교 졸업 후 이른 나이에 임관해 현장 실무부터 익히는 경우가 대다수다.
누구보다 현장을 잘 안다는 자부심은 충만하지만, 정작 대형 공사의 공정회의에서 민간 감리단이나 시공사와 마주 앉았을 때 막연한 ‘현장의 감’만으로는 한계에 부딪힌다. 현장 경험을 명확한 ‘데이터(Data)’와 ‘논리(Logic)’로 뒷받침하기 위해 공학적 지식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는 전역 후 제2의 인생설계와 직결된다. 건설 엔지니어의 핵심 지표인 한국건설기술인협회의 ‘역량지수’는 자격증, 경력과 더불어 ‘학력’ 점수를 합산해 산정된다. 학위 취득은 현재의 임무 수행 능력을 극대화함과 동시에 미래를 보장하는 가장 확실한 투자다.
최근 이러한 긍정적 위기감과 필요성에 공감해 국방시설본부 강원시설단 제2건설사업과에서는 신선한 ‘학습 붐’이 일고 있다. 부서 내 5명의 부사관이 사이버대 건축공학과에 재학 중이다. 낮에는 전우로서 강원 춘천시·화천군 지역의 공사현장을 누비고, 퇴근 후에는 학우로서 온라인 강의실에 모여 서로를 이끈다. 이렇게 배운 전공지식은 실무에 즉각 반영된다. 한 예로 설계도서 검토 시 철근 배근의 구조적 안전성을 명확히 판별하고, 다양한 건축자재의 물리적·화학적 특성을 정확히 파악해 각 부대시설의 용도와 현장환경에 최적화된 재료가 시공되도록 빈틈없는 품질관리에 적용 중이다. 나아가 최근 국방·군사시설에 도입되는 건설정보모델링(BIM) 등 최신 스마트 건설기술을 현장에 접목하고 관리·감독하는 핵심 역량으로 발휘되고 있다.
일과 학업의 병행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소득구간에 따른 국가장학금과 군 위탁장학 혜택 등을 활용하면 경제적 부담 없이 4년제 공학사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시·공간의 제약이 덜한 사이버대는 잦은 출장과 현장업무가 대부분인 인원들에게 최적의 교육환경을 제공한다.
이 순간에도 전국의 건설현장에서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는 전우들에게 따듯한 응원의 말을 전하고 싶다. 바쁜 일과에 쫓겨 배움을 망설이고 있다면 용기를 내 도전해 보기를 권한다. 생생한 현장 경험에 공학적 전문성이 더해질 때 단순한 건물을 짓는 것을 넘어 우리 군의 미래를 건설하는 진정한 주역으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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