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부 복무여건 개선, 약속에서 현실로] 경제적 보상·전문성 존중 ‘핀셋 정책’으로 이탈 저지

입력 2026. 05. 21   17:07
업데이트 2026. 05. 21   17:11
0 댓글

간부 복무여건 개선, 약속에서 현실로
(상) 초급간부 (중)중견간부 (하)부사관 

5대 밀착형 복무여건 개선책 본격 시행
1. 장려수당 대상 병과 확대…“국가가 기여도 인정 긍정 변화”
2. 주임원사 활동비 35만 원으로…“단합 도모 더 강력한 동력으로”
3. 대우직급 근속연수 맞게 상향…“직업군인 헌신 자부심 이어져”
4. 관리는 민간에게…전투 임무 집중…“진정한 전투 전문가로 거듭”
5. 각 군 참모총장 명의 임명장 수여…“명예·신뢰의 상징 받아 뿌듯”

‘숙련된 부사관들의 조용한 이탈’은 군 전투력 약화와 직결된다. 군이 병력 감소 못지않게 이 문제에 위기의식을 느끼는 까닭이다. 부사관들은 사명감 하나로 오랜 시간 군복을 입어왔다. 그러나 부여되는 부수적 임무와 짊어진 막중한 책임에 비해 경제적 보상은 충분하지 못했다. 이는 숙련된 부사관들의 등을 떠미는 핵심 요인이 됐다. 국방부는 이들을 지키는 것이 전투력 강화와 국가 안보의 핵심 역량을 지키는 투자라고 판단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5대 밀착형 복무여건 개선책’을 본격 시행하고 있다. 가려운 곳을 정확히 짚어낸 ‘핀셋형 정책’에는 부사관의 경제적 처우를 개선하고 군사적 전문성을 존중하며 헌신에 합당한 예우를 보장하겠다는 국방부의 의지가 담겨 있다. 일선 부대 부사관 사이에서도 긍정적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김해령 기자/사진=국방일보DB

국방부는 전투력 발휘의 주역인 부사관들이 전투 임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추진하고 있다. 육군부사관학교 양성교육과정 모습.
국방부는 전투력 발휘의 주역인 부사관들이 전투 임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추진하고 있다. 육군부사관학교 양성교육과정 모습.



‘부사관 장려수당 8호’ 대상…전투지원 병과 확대

현대전에서 전투지원 병과의 역량은 승패를 좌우할 만큼 중요해졌다. 네트워크 중심전과 정밀 타격전으로 진화하면서다. 전장 전투개념 변경에 발맞춰 국방부는 기존 보병·기갑 병과 부사관에게만 지급하던 장려수당을 통신·정보·포병 등 전투지원 병과까지 넓혔다. 약 45억9000만 원 예산을 추가로 투입해 현장 부사관에게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보상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한 것이다.

육군○포병여단에서 K9 자주포를 운용하는 이○○ 상사는 “야외 전술훈련과 사격 임무를 밤낮없이 수행하면서도 전투지원 병과라는 이유로 처우에 아쉬움이 있었다”며 “이번 수당 확대를 통해 우리 병과의 고도화된 기술적 전문성과 전장에서의 막중한 기여도를 국가가 공식적으로 인정해 준다는 확신을 얻어 부대원 모두가 크게 향상했다”면서 긍정적인 변화를 반겼다.


주임원사 활동비 인상…리더십 발휘 여건 보장

부대 내 부사관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지휘관을 보좌하는 주임원사 역할은 더욱 막중해졌다. 국방부는 예산 약 25억 원을 증액해 전군 2500여 명에 달하는 주임원사의 활동비를 기존 30만 원에서 35만 원으로 인상했다. 주임원사가 더욱 적극적으로 부대를 화합시킬 수 있게 지원하기 위해서다.

해군 ○○함 박○○ 주임원사는 “좁고 고립된 함정에서 수개월씩 출동 임무를 수행하다 보면 대원들의 스트레스 관리가 전투력으로 이어진다”며 “간식이나 격려품을 챙겨주며 상담을 진행할 때 알게 모르게 비용적인 부담이 적지 않았는데, 이번 활동비 인상 덕분에 대원들 사기도 높아지고 단합을 도모하는 데 훨씬 더 강력한 동력을 얻게 됐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숙련도와 근속연수에 맞게…대우직급 상향 

부사관들은 공무원 대비 경력인정 수준이 낮게 설정돼 있었다. 가령 원사는 상사와 함께 7급 대우를 받았다. 국방부는 ‘군무원 인사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대우직급’을 상향했다. 원사는 준위에게 적용되는 군무원 6급 대우를 받는다. 경력직 군무원으로 채용될 시에도 상향된 급수를 그대로 인정받게 된다. 국방부는 “직업군인으로서의 오랜 헌신이 평생의 자부심과 안정으로 이어지도록 제도의 기틀을 마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공군○○전투비행단 최○○ 상사는 “매서운 칼바람을 맞으며 활주로에서 전투기를 정비하는 데 20년 가까운 세월을 보냈지만 민간이나 타 공무원 조직에 비해 우리의 숙련된 전문성이 다소 낮게 평가받는 것 같아 씁쓸할 때가 있었다”면서 “대우급수 상향 조치는 국가가 부사관의 기술력을 최고의 가치로 존중해 준다는 징표”라며 뭉클한 감정을 전했다.


오직 전투에만 집중할 수 있게…‘부대관리 아웃소싱’ 확대

그동안 야전 부대에서는 전투력 발휘의 주역인 부사관들이 시설 관리, 예초 작업 등 부대관리 업무에 투입됐다. 이에 부사관들은 전투 임무에 집중하기 어려운 실정이었다. 국방부는 이러한 악순환을 끊기 위해 관련 예산을 170억 원 이상 늘린 2248억여 원 규모로 편성했다. 민간 전문인력이 시설 관리와 청소 등을 대행하도록 부대 운영의 패러다임을 혁신적으로 바꾸고 있다.

육군○○보병사단 정○○ 중사는 “여름철만 되면 제초 작업과 시설물 보수에 치여 정작 소대원의 사격술이나 전술훈련 등을 지도할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며 “민간 인력이 이런 부수적인 일들을 전담해 주니 부하들과 전술토의를 하고 실전 같은 첨단 장비 조작 훈련에 매진할 수 있어 진정한 전투 전문가로 거듭난 느낌”이라고 말했다.


중·상사도 진급 시 ‘참모총장 명의 임명장’ 받는다 

국방부는 중사와 상사로 진급한 부사관들도 ‘각 군 참모총장 명의 임명장’을 수여할 수 있게 제도를 개선했다. 기존에는 최고 계급인 원사 진급자에게만 수여되던 것을 부사관 전체로 확대한 것이다. 국방부는 임명장이 단순 문서가 아니라 국가와 군이 부여하는 명예와 신뢰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부대의 중추 역할을 하는 중·상사들에게도 같은 상징성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제도 개선을 추진했다.

육군○군수지원사령부 김○○ 상사는 “최근 상사로 진급하며 난생처음 참모총장님의 직인이 선명하게 찍힌 임명장을 받았을 때의 벅찬 감동은 말로 다 할 수 없다”면서 “자녀들에게 아빠가 군에서 얼마나 중요하고 명예로운 역할을 맡고 있는지 설명해 줄 수 있어 뿌듯했다”며 기뻐했다.

부사관 ‘5대 밀착형 복무여건 개선책’ 설계를 주도한 김성준 인사복지실장은 “새로운 인재를 뽑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건 이미 군에 헌신하기를 결심한 핵심 인재들을 놓치지 않는 것”이라며 “이제 맹목적인 애국심 하나에만 기대 개인의 희생을 방치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의 허리인 부사관들이 온전히 전투와 부대 지휘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일과 삶의 든든한 방어선을 국가가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오늘의 뉴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