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정교해진 ‘합’ 더 강력해진 ‘힘’... 입체적 위협 완벽한 해체

입력 2026. 05. 25   15:21
업데이트 2026. 05. 25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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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18전비, 합동 폭발물처리 훈련 


전·평시 불발 화학탄과 급조폭발물(IED)에 대한 육·해·공군의 통합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합동훈련이 펼쳐졌다. 지난 21일 강원 영월의 훈련장에서 공군18전투비행단(18전비) 주관으로 열린 훈련에는 공군 폭발물처리반(EOD)·화생방신속대응팀(CRRT), 육군 EOD·위험성폭발물개척팀(EHCT), 해군 EOD 등 육·해·공군 요원들이 참가했다. 지난해 공군과 해군의 합동훈련을 전신으로 삼아 올해 육군까지 참가 범위를 확대해 3군 합동 공조체계를 완벽히 검증한 현장이었다. 박성준 기자/사진=부대 제공 

지뢰탐지기를 이용해 폭발물 등을 탐지하는 모습.
지뢰탐지기를 이용해 폭발물 등을 탐지하는 모습.


“거동 수상자 발견. 도로에 폭발물 설치 후 도주. 아군 수송로 차단 가능성 높음.”

요원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도로 위에 집결한 가운데 무전기 너머로 긴박한 상황이 전달됐다. 고요하던 산악 지형 훈련장은 순식간에 최전선으로 돌변했다. 전시 후속 군수지원을 위해 아군 물자가 통과해야 할 작전도로. 그러나 거동 수상자가 지뢰와 급조폭발물을 설치하고 도주하면서 전장의 동맥이 끊길 위기에 처했다. 실전이라면 한순간의 판단 착오가 부대 전체의 고립과 인명 피해로 직결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육군3공병여단 EHCT였다. 지뢰탐지기를 손에 쥔 요원들이 천천히, 한 발 한 발 도로 위를 훑기 시작했다. 탐지기가 지면에 닿을 듯 말 듯 움직이는 모습에서 팽팽한 긴장감이 배어났다. 그 순간, 귀를 찢는 폭음이 산중에 울려 퍼졌다. 적이 숨겨둔 부비트랩이 터진 것이다.

육군2탄약대, 해군1함대, 공군18전비에서 모인 EOD 요원들이 손을 맞췄다. C4 폭약 한 발을 등분해 도폭선 , 비전기뇌관, 전기뇌관을 조합한 파괴 장치가 순식간에 꾸려졌다. 각 군의 방식이 조금씩 달랐지만 정예 요원답게 짧은 수신호와 무전만으로 완벽한 호흡을 자랑했다. 이윽고 엄청난 굉음과 함께 흙먼지가 치솟으며 통로를 가로막던 위협이 순식간에 분쇄됐다.

전투부상자처치(TCCC)를 시행하고 있는 공군 폭발물처리반(EOD) 요원.
전투부상자처치(TCCC)를 시행하고 있는 공군 폭발물처리반(EOD) 요원.


“부상자 발생! 우측 하퇴부 대량 출혈!”

현장은 더욱 긴박해졌다. 요원 한 명이 쓰러지자 대기하던 공군 EOD가 즉각 전투부상자처치(TCCC)를 했다. 지혈대를 감아 상처를 압박했고, 부상자가 안전하게 후송되는 동안 경계를 유지하며 재탐색했다. 이어진 작전은 도로변에 은폐된 급조폭발물 처리였다. 자칫 사소한 움직임으로도 대형 폭발을 유도할 수 있어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요원들은 숨겨진 지뢰와 폭발물을 탐지했고, 현장에서 직접 폭파해 제거하는 ‘제자리 처리’가 결정됐다.

성공적인 폭파 처리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EOD 요원들이 접근하던 순간 예상치 못한 2차 위기 상황이 닥쳤다. 폭발 과정에서 도로변에 은폐돼 있던 화학탄 케이스가 손상되며 화학작용제가 누출된 것이다. 요원 한 명이 쓰러지자 현장은 순식간에 화생방 재난 국면으로 전환됐다. 주변 요원들은 즉시 방독면을 착용했고, 상황은 18전비 CRRT에 전파됐다. 이제부터는 육·해·공군 EOD와 공군 CRRT의 본격적인 합동작전이 펼쳐질 차례였다.

육·해·공군 EOD 요원들이 적의 지뢰 및 급조폭발물(IED)을 식별한 뒤 제거 작전을 실시하고 있다.
육·해·공군 EOD 요원들이 적의 지뢰 및 급조폭발물(IED)을 식별한 뒤 제거 작전을 실시하고 있다.


양압식 공기호흡기와 두꺼운 화생방보호의를 착용한 공군 CRRT 요원 8명이 즉시 현장으로 뛰어들었다. 정찰 요원이 화학탄의 종류와 오염 범위를 식별한 뒤 누출 부위를 특수 자재로 틀어막는 작업이 시작됐다. 미세한 균열에서 새어 나오는 작용제를 막는 절차였다.

동시에 오염된 EOD 요원에 대한 인체 제독이 이뤄졌다. 오염된 피부와 장비를 단계적으로 씻어내는 정밀 제독이 진행되는 동안 화학탄은 추가 오염을 막기 위해 안전하게 밀봉해 임시 저장소로 이동시켰다. 무거운 보호장비를 착용한 채 반복적으로 폭발물 접근과 후퇴를 이어간 요원들은 오염 구역을 벗어나 인체 제독소에서 정밀 제독을 마친 뒤에야 비로소 방독면을 벗고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훈련에 참가한 전병민(준위) 18전비 EOD 반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자주 발생하고 있는 불발 화학탄 및 급조폭발물 처리를 중점으로 훈련을 진행했다”며 “이번 합동작전을 통해 작전 수행 능력을 강화했고, EOD 요원의 기량 발전에 좋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실제 폭약을 이용해 폭파 훈련 중인 요원들.
실제 폭약을 이용해 폭파 훈련 중인 요원들.

 

공군 화생방신속대응팀(CRRT)이 화학탄을 제독한 뒤 밀봉하고 있다.
공군 화생방신속대응팀(CRRT)이 화학탄을 제독한 뒤 밀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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