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스 다이어리]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군인의 사명

입력 2026. 04. 16   17:18
업데이트 2026. 04. 1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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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의 지위 및 복무에 관한 기본법’에는 군인의 사명을 “대한민국의 자유와 독립을 보전하고 국토를 방위하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나아가 국제평화의 유지에 이바지함”으로 정의하고 있다. 소대장으로 처음 임관했을 때 이 문구는 거대한 장벽처럼 느껴졌다.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대규모 도발에 맞서거나 전장의 최전선에서 승리하는 것만이 사명을 완수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상의 소소한 임무나 평범한 훈련이 군인의 사명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체감하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최근 겪은 작은 사건 하나로 군인의 사명을 완전히 이해하고 공감하게 됐다.

신병 선발 임무를 마치고 부대로 복귀하던 어느 날 오후였다.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중 횡단보도를 건너던 할머니 한 분이 갑자기 중심을 잃고 쓰러지셨다. 그 순간 몸이 먼저 반응했다. 망설임 없이 차량을 정차하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다행히 큰 외상은 없었지만, 혼자 일어나기 힘든 상태였기에 할머니를 부축해 안전한 곳으로 모셨다. 이후 할머니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개인 차량을 이용해 병원까지 안전하게 모셔다 드렸다.

진료를 마친 할머니께서는 내 손을 꼭 잡으시며 연신 고맙다고 말씀하셨다. “군인 청년이 도와주니 마음이 든든하고 믿음이 가네.” 그 짧은 감사인사가 깊은 울림을 줬다. 동시에 깨달았다. 군인의 사명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실천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급한 상황에서 몸이 먼저 움직였던 이유는 제복을 입은 군인으로서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는 본능적인 사명감이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경험으로 소대장으로서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군인의 사명이란 일상의 작은 헌신이 모여 완성되는 것임을 소대원들에게 몸소 보여 줘 모범이 되고 싶다. 나아가 소대원들도 내가 경험했던 것처럼 군인의 사명을 신념화하고 공감하길 바란다. 전장에서뿐만 아니라 우리 국민이 도움을 필요로 하는 모든 순간 가장 먼저 손을 내밀 줄 아는 용기, 그것이 바로 군인의 본분이다.

이제 첫 질문을 다시 던지려 한다. “우리는 오늘 사명을 실천했는가?” 전쟁에서의 승리만큼이나 소중한 것은 국민의 일상을 지키는 마음가짐이다.

앞으로도 주어진 임무의 크고 작음을 따지지 않고 매 순간 충실할 것이며, 언제·어디서든 국민 곁에서 신뢰받는 소대장이자 군인으로서 묵묵히 걸어갈 것이다.

신정민 중위 육군17보병사단 미추홀여단
신정민 중위 육군17보병사단 미추홀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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