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는 없던 훈련
방아쇠 대신 조종기를 잡고 현대전 핵심 드론 맛들이다
드론 상대하는 쌍방 교전 훈련
유동적 환경에 실전적 전장 상황 체험
드론분해·결합 교육 정비절차 숙달
전문인력 대대급 기준 전군 최고
FPV 드론 운용 개념 도입하고
고속 기동·정밀 타격 훈련으로 확장
민간 교육업체와 협약…전투력 강화
상공을 선회하던 드론이 급격히 고도를 낮추자 지상에 있던 예비군들이 일제히 총구를 들어 올렸다. 방아쇠가 당겨지며 사격이 시작됐고, 드론은 이를 피해 기동을 이어갔다. 잠시 후 통제소에서 격추 신호가 전달되자 곧바로 건물 내외부를 오가며 쌍방 교전에 돌입했다. 지난 13일 경남 김해시 육군39보병사단 김해과학화예비군훈련장. 이곳에서는 ‘드론을 상대하는 훈련’을 넘어 ‘드론으로 전장을 주도하는 훈련’이 펼쳐지고 있었다. 글=박상원/사진=조용학 기자
|
기존 훈련과는 다른 복합 전술 구현
김해과학화예비군훈련장 시가지전술훈련장. 다중통합 레이저 교전체계(MILES·마일즈) 장비를 착용한 예비군들은 엄폐물 뒤에서 상공을 주시하고 있었다. 교관 통제에 따라 마일즈 장비를 장착한 정찰용 드론이 투입되자 예비군은 즉각 사격에 들어갔다.
드론은 일반적인 표적과 달랐다. 황군과 청군을 구분하기 위해 기체 하부에 철판이 부착됐고, 예비군들은 지정된 표적을 식별해 사격하는 방식으로 훈련을 진행했다. 탄착 여부는 즉시 반영됐다. 표적 식별과 사격, 위치 이동이 반복되는 가운데 전장은 실시간으로 변화했다.
이어진 단계에서는 쌍방 교전이 펼쳐졌다. 예비군은 건물 외곽에서 내부로 진입하며 엄폐와 기동을 반복했고, 교차 엄호를 통해 공간을 장악해 나갔다.
드론이 제공하는 상황 정보와 개인 화기를 결합한 전투 방식은 기존 예비군훈련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을 보였다.
특히 교관 지시에 따라 일부 병력은 드론을 활용한 감시정찰을 수행하고, 다른 병력은 이를 바탕으로 사격과 기동을 병행하는 등 정보와 타격이 결합한 복합 전술이 구현됐다.
배현호 예비역 병장은 “과거에는 정해진 절차를 반복하는 훈련이 많았는데, 이번에는 상황에 따라 판단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 훨씬 실전적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이어 “드론이 전투에 어떻게 활용되는지 체감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
|
|
단순 조종 넘어 정비까지…
같은 시각, 훈련장 한편에서는 드론 분해·결합 교육이 진행됐다. 교관들은 드론을 직접 분해하며 내부 구조와 작동 원리를 설명했고, 이를 바탕으로 정비 절차를 숙달할 수 있도록 교육을 이어갔다.
이날 교육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운용된 드론을 기반으로 한 기체가 활용됐다. 단순 조종을 넘어 정비까지 포함한 교육은 드론을 하나의 ‘전투장비’로 인식하게 하는 데 중점을 뒀다.
이후영(군무주무관) 교관은 “드론은 현대전에서 필수적인 전투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총기와 마찬가지로 구조를 이해하고, 고장 시 스스로 조치할 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훈련대는 ‘이론’ ‘시뮬레이터’ ‘분해·결합’ ‘비행훈련’으로 이어지는 단계적 교육체계를 구축했다. 시뮬레이터를 활용해 기본 조작을 숙달한 뒤 실제 기체 운용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해 교육의 효율성과 실전성을 높였다.
김해과학화예비군훈련대의 가장 큰 강점은 전문성을 갖춘 인적 자산이다. 부대 내 드론 1종 국가자격증 보유자는 간부·군무원 27명과 조교 3명 등 30명이다. 이 가운데 5명은 지도조종교관 자격까지 취득했다. 전체 인원의 96%는 드론 4종 이상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조교 전원은 4종 자격을 갖추고 있다. 대대급 부대 기준으로 전군 최고 수준이다.
자발적 참여로 ‘드론 붐’ 형성
김해과학화예비군훈련대의 드론훈련은 현장의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훈련대 창설 초기 부대 안정화에 집중하던 때, 방공병과 장교 출신인 이후영 교관이 시가지훈련에 드론을 접목하자는 건의를 지속해서 제기한 것이 계기였다.
초기에는 관련 법령과 자격 기준을 충족할 교관이 부족해 즉시 반영되지 않았지만, 드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부대는 방향을 전환했다. 단순 격추 중심 개념에서 벗어나 드론의 속성과 기능을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을 먼저 갖춰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인칭시점(FPV) 드론 운용 개념이 도입됐다. 이는 고속 기동과 정밀 타격이 가능한 공격형 드론 운용까지 고려한 훈련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는 자발적 참여를 기반으로 단기간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훈련대는 민간 드론교육업체와 협약을 체결하고, 미사용 연병장을 드론 비행장으로 전환하는 등 여건을 조성했다. 간부들이 먼저 자격 취득에 나서자 장병과 조교들도 자연스럽게 동참하는 ‘드론 붐’이 형성됐다.
시뮬레이터 교장 신축 등 기반 구축 속도
훈련대는 단계별 로드맵에 따라 드론훈련을 확대하고 있다. 1단계 인재 양성, 2단계 감시정찰반 80여 명 대상 훈련, 3단계 연간 약 8만4000명 예비군 전체 확대가 핵심이다. 현재는 2단계에 진입한 상태로, 향후 창원·김해·양산·밀양·거제 등 경남 동남부 권역 예비군 전체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훈련대는 드론 시뮬레이터 교장 신축, 실전 장비 확보, 소프트웨어 개발 협력 등 기반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민간 업체와 드론 시뮬레이터 소프트웨어 개발을 추진하며 교육의 현실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예비군 동원훈련Ⅱ형 과정에서도 드론 자격 취득 기회를 제공해 일부 예비군이 4종 자격을 취득하는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한정식(중령) 훈련대장은 “간부들이 먼저 도전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장병들도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자격 취득을 넘어 실제 훈련에 적용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드론은 현대전의 판도를 바꾸는 핵심 전력”이라며 “예비전력이 드론 전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훈련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부연했다.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해당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