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교육을 통해 얻은 특전인의 자부심

입력 2026. 04. 15   16:40
업데이트 2026. 04. 1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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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대 전부터 육군특수전사령부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공수교육을 늘 경험해 보고 싶어 특전병으로 자원 입대했다. 공수교육은 모든 특전병이 꿈꾸는 과정이지만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기회는 아니다. 그 기회를 얻기 위해 체력검정 특급을 받고, 항상 모범을 보이는 등 공수 기본과정 교육에 선발되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노력한 이유는 단순히 창공을 나는 경험을 하고 싶어서가 아니었다. 군 생활 동안 멘토가 돼 줬던 특전부사관들이 왜 그토록 공수에 자부심을 갖는지 그 의미를 확인하고 싶었다.

입소 후 첫 주에 시작된 지상교육은 끝없는 반복의 연속이었다. 공수체조, 항공기 이탈, 공중동작, 착지까지 모든 동작을 수백 번 되풀이했다. 정신이 흐릿해질 만큼 같은 동작을 되풀이하며 우리는 창공을 지배하기 위한 움직임을 몸에 새겨 넣었다. 몸은 지쳐 갔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움직일 수 있다는 확신은 조금씩 선명해졌다.

막타워까지 오르며 지상교육을 마무리했을 즈음 마침내 강하주차가 다가왔다. 기구 안에 서 있던 얼굴은 모두 달랐지만 긴장은 같았다. 300m 상공, 문 앞에 서서 강하조장의 신호만을 기다렸다. “뛰어!”라는 구령과 함께 몸이 먼저 반응했고, 기구의 바닥은 순식간에 광대한 창공으로 바뀌었다.

수백 번 반복해 온 동작과 구령은 흐릿해졌고 끊임없이 숙달해 온 낙하산 조종조차 뜻대로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몸은 정신이 잊은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눈은 무의식적으로 산개를 확인했고, 손은 통제탑 방송에 따라 조종줄을 당기고 있었다. 훈련장에서 쌓아 온 반복이 생각이 멈춘 순간 몸을 대신해 움직이고 있었다.

강하를 마치고 교육이 끝난 뒤에야 비로소 알게 됐다. 우리가 하늘에서 마주한 혼란과 두려움은 전장에서 마주하게 될 현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아무리 계획하고 준비해도 전쟁은 본질적으로 예측하기 어렵고 변수는 언제나 존재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군인으로서 작전을 수행하고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공수 기본교육 동안 배운 것은 낙하기술만이 아니었다. 두려움 속에서도 나 자신과 전우를 믿고 이겨 내는 법, 혼란 속에서도 훈련을 기억하며 멈추지 않고 판단할 수 있는 힘이었다.

수료 후 부대로 복귀하던 날, 3주 전과 다르지 않은 하늘이었지만 더 높고 더 넓어 보였다. 하늘이 달라진 게 아니라 올려다보는 내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우리가 하늘에서 뛰는 이유는 단순히 공중침투 능력을 갖추기 위함이 아니다. 두려움을 느끼되 극복하고, 역경을 마주하되 멈추지 않는 군인이 되기 위해서다. 그것이 바로 특전사가 지켜 온 정신이고, 이어 가야 할 자부심이라고 생각한다.

김예담 병장 육군특수전사령부 경비중대
김예담 병장 육군특수전사령부 경비중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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