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경제이슈 - 금 투자열기 속 고개드는 신중론
국제 가격 첫 온스당 4000달러 돌파
지난달 국내 거래량 올 평균 2배 넘겨
“내년까지 강세…4500달러까지 간다”
환율·유동성·글로벌 이슈 따라 ‘출렁’
매력적이지만 안전자산 믿음은 글쎄…
골드바·KRX 계좌·신탁 등 실물 투자
매매차익 과세 대신 부가가치세 10%
ETF·골드뱅킹…가격 변동 투자 상품
운용보수·수수료에 차익 15.4% 세금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국내 금 투자 시장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기간 급등세가 이어진 만큼 관련 상품 투자 시 변동성에 유의해야 합니다.
최근 국제 금 가격은 사상 처음으로 온스당 4000달러를 돌파했습니다.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우려가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를 키우면서 금값 상승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금값은 올해 들어서만 45% 이상 상승했습니다. 금 가격을 끌어올린 핵심 배경에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 있습니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기에 금리가 내려갈수록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는 금값이 국제 시세보다 높은 ‘김치 프리미엄’ 현상도 나타났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1kg짜리 금 현물의 하루 평균 가격은 g당 16만9227원으로, g당 16만3726원인 국제 시세보다 높게 형성됐습니다. 하루평균 거래량은 약 821㎏으로, 올해 하루평균 거래량인 약 366㎏을 두 배 이상 웃돌았습니다.
KRX 금시장 가격은 2014년 금시장 개설 이후 국제 금 시세에 수렴해 형성돼 왔지만, 실물 금지금(순도 99.5% 이상의 금괴)을 기초로 거래하는 시장 특성상 투자 수요가 공급량보다 일시적으로 높아 국제가격과 괴리가 발생했다는 게 거래소의 설명입니다.
이 같은 강세 흐름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NH투자증권은 금 가격이 온스당 45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도 제시했습니다.
이처럼 금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투자 방법 역시 다양하게 주목받고 있습니다. 금 투자 방식은 크게 실물 투자와 금융상품 투자로 나눌 수 있습니다.
실물 금 투자는 골드바 등을 직접 사는 방식입니다. 금 자체를 직접 소유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매매차익에는 과세하지 않지만 매입 시 부가가치세 10%와 5%가량의 수수료, 세공비 등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금값이 최소 15% 이상은 올라야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안전한 보관 장소가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골드바는 시중은행, 홈쇼핑, 일부 편의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어 접근성이 향상됐습니다.
KRX 금시장 거래도 대표적인 실물 투자 방식 중 하나입니다. 거래소가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장내 금 현물 매매시장으로, 금 현물 거래 계좌를 통해 주식처럼 1g 단위부터 소액 거래할 수 있습니다. 차익에 대한 세금 부담이 없다는 것이 큰 이점입니다. 다만 실물 인출은 1kg 또는 100g 단위로만 가능하며, 인출 시에는 10%의 부가가치세가 추가로 붙습니다.
최근에는 실물 금을 보유하고도 활용 방법을 몰라 고민하는 투자자들을 위해 ‘금 신탁 상품’도 출시됐습니다. 하나은행이 지난 8월 선보인 ‘하나골드신탁’은 투자자가 보관 중인 금을 은행에 맡기면 감정을 거쳐 만기 시 연 1.5%를 운용수익으로 지급하고, 다시 실물을 돌려주는 구조입니다. 수익은 현금 혹은 금 실물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실물을 직접 보관하지 않고 금 가격 변동에 투자하는 금융상품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금 상장지수펀드(ETF)가 있습니다. ETF는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손쉽게 매매할 수 있으며 소액으로 분산 투자하기 쉽다는 게 장점입니다. 다만 ETF 운용보수와 거래 수수료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매매차익에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되지만 퇴직연금이나 연금저축 계좌로 투자할 경우 연금소득세가 적용돼 세율은 3.3~5.5%로 낮아지게 됩니다.
시중은행에서 제공하는 금 통장(골드뱅킹)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골드뱅킹은 실물 금을 직접 거래하지 않고 통장 계좌를 통해 금을 사고팔 수 있는 상품입니다. 지난달 은행권 골드뱅킹 잔액은 처음으로 1조2000억 원대를 돌파했습니다.
골드뱅킹은 거래 단위가 0.01g부터 가능해 소액으로 금에 투자할 수 있으며, 자유로운 입출금이 가능합니다. 다만 매매차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되고, 예금자보호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실물 인출 시에는 수수료와 부가가치세 10%도 발생합니다.
금 투자에도 위험 요소는 존재합니다. 금값은 달러 가치, 금리, 글로벌 경제 상황, 지정학적 리스크 등 외부 변수에 따라 크게 흔들립니다. 따라서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기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전문가들은 투자 포트폴리오 내 금 비중을 10% 내외로 유지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과도한 비중은 금 가격 변동에 따른 위험을 오히려 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금과 수수료 역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입니다. 실물 금을 구매할 경우 부가가치세와 수수료가 붙고, 금융상품 투자 시에는 매매차익에 대해 배당소득세가 부과됩니다.
환율 변동도 금 투자의 핵심 변수입니다. 원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면 환율 상승분이 더해져 국내 금값이 국제 금 가격보다 더 많이 오르기 때문입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을 돌파하며 국내 금값 상승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통화량 대비 금 상승률이 부담스러운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유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각국의 중앙은행이 미 국채를 팔고 금 보유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과도하게 해석하지만, 금은 이익을 창출하지 않는 상품이기에 유동성이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며 “최근 단기간 급등한 만큼 수익률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유동성 사이클이 관건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유동성이 본격화될 때 전통 안전자산 수요는 후퇴하고,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각광받게 된다”며 “유동성이 반영되기 시작할 내년 초부터 산업금속과 에너지 섹터로 주도권이 넘어갈 수 있으며 지금은 이를 준비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금값은 분명 매력적인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전자산’이라는 이름만 믿고 무분별하게 뛰어들기보다 수수료와 환율 등 다양한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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