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관 실력이 우리 군의 힘이기에…
전문성으로 무장하다… 연구 활동에 매진
미래전력을 창출하다… 교육 신뢰성 향상
육군종합행정학교(종행교)는 육군 내 5개 병과(인사·군사경찰·재정·법무·군종) 장병·군무원들이 해당 분야 전문가이자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는 학교기관이다. 교육생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필요한 것이 종행교 교관의 높은 전문성과 직무능력이다. 종행교는 지난해 말부터 교관들의 연구문 작성을 독려하고 발표회를 개최하고 있다. 학교기관 본연의 연구 기능을 강화함은 물론 교관의 전문성과 교육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이를 통해 각 병과는 최신 연구결과를 공유·확산해 발전을 도모하며, 교관들은 전문 연구자로 성장하는 기반을 닦고 있다. 최한영 기자/사진=부대 제공
#1 오성균(소령) 종행교 전술교육단 전술학 교관은 우리 군이 날로 발전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얼마나 활용하고, 관련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연구 과정에서 ‘학습용 데이터양과 질에 따라 AI 성능이 달라진다’는 결론을 내리고 우리 군은 어떻게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는지 살폈다. 미군과의 비교·분석 등을 포함한 5개월간의 연구 결과는 ‘한미 국방 인공지능(AI) 학습용 데이터 확보체계 비교를 통한 한국군 발전방안 연구’라는 주제의 연구문으로 집대성했다.
#2 정대호(소령) 종행교 군종교육단 군종학 교관은 무기체계가 고도화하고 소셜미디어가 발달하는 현대전 양상에서 전투원의 윤리적 행동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전투원이 전장에서 승리를 추구하면서도 인간의 존엄성도 지켜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윤리적·도덕적으로 행동해야 할 기준인 ‘전장윤리’ 개념과 필요성도 정립했다. 기존 문헌들에 최신사례 연구까지 더한 ‘전장윤리의 윤리학적 정당화와 종교의 역할에 대한 연구’는 군종병과가 변화하는 전장 상황 속 새로운 시도를 하는 밑바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배움의 불씨 지피고…
‘무형전력 창출의 산실’ 종행교가 현용전력 극대화와 미래전력 창출을 위한 연구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거 전투발전처 업무의 하나로 여겨졌던 교관들의 연구문 작성에 종행교 차원에서 힘을 주는 것이 대표적이다.
종행교 교관들은 우리 군 전투 발전, 이를 위해 필요한 미래기술 적용 방안을 주제로 연구한 내용을 연구문으로 작성하고 있다. 종행교 6개 교육단(인사·군사경찰·재정·법무·군종·전술) 교관들은 지난 8월 18일부터 9월 2일까지 열린 중간발표회에서 지금까지의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추병대(준장) 학교장과 교무처장, 각 병과 교육단장, 교리 연구관들은 교관들이 사전 제출한 연구문을 꼼꼼히 읽고 발표회에 참석했다. 각 교관들이 10분 내외로 발표한 내용을 듣고는 향후 연구에 필요한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이달 말에는 교관들이 중간발표회에서 받은 피드백을 토대로 추가로 연구한 내용을 선보이는 최종발표회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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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완성도 높이고…
종행교의 이런 노력에선 학교기관 고유의 연구 기능을 강화해 우리 군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최원호(소령) 전투발전처 교리발전개념장교는 “과거에는 교관들이 연구한 내용을 제출하는 것으로 끝났던 것과 달리 중간·최종발표회가 더해지며 연구의 질이 높아지고 있다”며 “연구자인 교관들의 실력이 향상되고 교육의 질이 높아지는 건강한 자극제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 군 역량 다지고…
일선 교관들에게도 본인이 하고 싶었던 연구에 매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
정대호 소령은 “오랜 기간 고민해온 ‘군과 종교’라는 주제와 전장윤리를 연구하며 장병들이 전시 극한 상황에서도 폭력성과 적대감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고 사기와 전투력을 유지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며 “간부와 병사를 막론하고 평시 전장윤리 교육이 필요하다는 정당성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연구의 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활발히 하고 있다. 오성균 소령은 우리 군 AI 발전방안 연구 과정 중 ‘실제 정책을 추진하는 곳에 가서 실태를 확인해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육군본부 인공지능센터를 찾아간 오 소령은 AI 학습용 데이터 구축 시 예상되는 문제점, 미군의 사례 등을 확인하며 연구의 완성도를 높였다. 오 소령은 “육군본부 실무자와 공동으로 학술지에 연구 성과를 게재하는 방안을 논의할 정도로 많은 성과가 생기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교육의 질 높이고…
교관들의 전문성 향상은, 종행교는 물론 우리 군 역량 강화의 초석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최원호 소령은 “교관들의 직무능력 향상이 교육의 질을 높이고 교육생들에게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순서”라며 “궁극적으로 종행교가 교육을 담당하는 병과, 나아가 우리 군 전체의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종행교는 앞으로도 학교기관 고유의 연구기능을 강화해 구성원들이 각 분야 최고 전문가로 거듭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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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추병대(준장) 육군종합행정학교장
“연구문 작성, 군 긍정적 변화 초석 될 것”
“‘좋은 학생 옆에는 좋은 선생님이 있다’는 말이 있다. 교관들을 통해 육군종합행정학교 내에 공부·연구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교육생들도 자연스럽게 ‘공부하는 사람들’이 될 것이다. 연구문을 작성하고 그 결과를 발표하는 과정은 교관들이 전문가로 발돋움하고,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우리 군에 긍정적인 변화를 미치는 초석이 될 것이다.”
추병대(준장) 육군종합행정학교장은 “변화하는 사회 분위기에서 군에 몸담은 장교·부사관들의 역량을 높여야 하는 의무가 종행교를 비롯한 학교기관에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추 학교장은 지난해 12월 취임 직후부터 지휘 중점을 ‘연구문 작성’에 두고 있다. 종행교와 교관 역량 강화는 물론 5개 병과 업무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를 위한 사전작업으로 노후에 작가로 전향해 글을 쓰며 활동하는 강사, 독서·학습·집필 필요성과 방법을 교육하는 강사 초청강의를 진행하며 교관은 물론 전체 구성원들이 자극받게 했다.
교관들의 연구문 작성이 본격화되자 중간발표회도 마련했다. 연구의 완전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교관들이 이 과정에서 종행교 내 5개 병과의 노하우를 섭렵하고 있다. 발표 내용을 들은 법무교육단장이 군종학 교관에게 색다른 시각의 조언을 해주는 것은 연구자 입장에서 새로운 시각을 얻는 데 도움이 된다.
발표회에 추 학교장과 교무처장, 6개 교육단장들이 모두 참석하는 것도 연구의 질을 높이는 요소다. 추 학교장은 “군에 30여 년 몸담고 있는 교육단장들이 교관이 제출한 연구문을 미리 읽고, 그동안의 군 경험을 토대로 코멘트해주는 것은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지식 전수 효과”라고 강조했다.
교관들이 연구문을 쓰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점은 추 학교장도 알고 있다. 추 학교장은 “당장은 서툴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 건전한 지적 자극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발표회에서 이뤄지는 생각의 교류와 자극은 종행교를 연구 조직으로 만드는 데 이바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교관들의 노력이 계속되면 머지않아 연구 내용이 유명 학술지에 게재되고, 종행교와 각 병과 발전에 필요한 구체적인 성과가 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내비쳤다.
추 학교장이 연구문 작성과 발표회를 통해 기대하는 것은 또 있다. 그는 “성과가 나기 시작하면 종행교 교관들의 군 내 위상과 자신감, 자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해당 교관은 많은 사람들이 따르는 진정한 스승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는 우리 군에 우수자원이 유입되는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추 학교장의 생각이다.
추 학교장은 “글을 쓰고 연구하는 사람은 같은 사안을 깊이 있게 볼 수 있다”며 “자신이 몸담은 병과 발전방안을 고민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전문가가 종행교에 많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글=최한영/사진=조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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