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해군·해병대

해상 위협 완벽 대처 절대 생존

입력 2025. 04. 04   16:43
업데이트 2025. 04. 07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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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3함대, 광주함 화생방 재박훈련

‘임무 완수’ 기지 정박한 광주함
한정된 공간…어떤 상황서도 ‘전투배치’ 기본
항해 중 항공기 화생방 공격 등 상황 대비
신속하게 오염된 지역 식별, 선체 제독 실시

남방해역 수호, 우리에게 맡겨라
해군 포술 ‘최우수 전투함’ 3회 수상 기염
강한 전투력·단결된 조직문화 조성 최우선

 항해 중인 함정이 화생방 공격을 받는다면? 망망대해에선 전문가의 손길이 닿을 수 없기에 함정이 자체적으로 손상을 복구해야 한다. 승조원들도 숙달해온 화생방 대처 요령에 따라 각자 위치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대처해야 한다. 지난 2일 해군3함대 2500톤급 호위함(FFG-Ⅰ) 광주함의 화생방 재박훈련 현장에 다녀왔다. 글=조수연/사진=양동욱 기자

해군3함대 광주함 승조원들이 화생방 재박훈련 중 화생방 피해를 당한 선체에 해수를 뿌려 제독하고 있다.
해군3함대 광주함 승조원들이 화생방 재박훈련 중 화생방 피해를 당한 선체에 해수를 뿌려 제독하고 있다.

 


신속 판단과 철저한 대비 필수
 

이날 찾은 해군3함대 군항엔 광주함이 정박해 있었다. 모든 임무를 마치고 기지에 돌아온 참이었지만, 정비와 각종 재박훈련으로 쉴 틈이 없었다. 재박훈련은 군항에서 정박·계류 중인 함정의 승조원들이 하는 훈련을 말한다.

이날 훈련은 항해 중 적의 화생방 공격에 신속히 대응하는 절차를 습득하기 위해 마련됐다. 광주함에 항해 중 적 항공기의 화생방 공격을 받는 상황이 부여됐다. 화생방 훈련은 화학전, 생물학전, 방사능전에 대비해 승조원들이 대응 능력을 익히는 필수 훈련이다. 함정 특성상 제한된 공간에서 대응이 이뤄져야 하기에 신속한 판단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화생방 상황이 발생하자 함정의 임무형보호태세가 상향 조정됐다. 각 기능이 톱니바퀴처럼 굴러가야 하는 함정의 훈련은 어떤 상황에서도 ‘전투배치’가 가장 기본이다.

100명의 광주함 승조원들이 순식간에 함정 내부로 들어와 방독면과 보호의를 착용한 뒤 각자 지정된 방호 구역으로 이동했다. 혹시 모를 추가 공격에 대비해 전투준비태세도 갖췄다.

광주함 자체 화생방 요원들이 출동해 오염된 지역을 식별하고, 선체를 제독했다. 오염이 의심되는 승조원들은 인체 제독을 했다.

훈련을 지휘한 최민준(대위) 기관장은 “화생방 공격은 단순한 피해를 넘어 함정 전투력 유지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위협 요소”라며 “승조원들이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실전적인 훈련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광주함에 설치된 갑판 세척 장치가 해수를 뿜는 모습.
광주함에 설치된 갑판 세척 장치가 해수를 뿜는 모습.



함정 화생방, 선체 털 듯이 흔들어 기동하며 회피 

해상 기동 중인 함정에서의 화생방 대응은 육상과는 조금 다르다. 이재욱(소령) 광주함 부장은 “항해 중 적의 화생방 공격을 받으면 선체를 털 듯이 흔들어 기동하며 회피한다”고 설명했다.

회피기동에 성공했다면 함정이 입은 피해를 빠르게 복구할 차례. 함정은 오염물질로부터 승조원을 보호하는 자체 시설을 갖추고 있다. ‘양압장치’와 ‘갑판 세척 장치’가 대표적이다. 광주함도 양압장치로 함정 내부 압력을 높여 외부 공기를 차단함으로써 승조원들을 보호했다.

일종의 ‘스프링클러’와 같은 갑판 세척 장치가 함정 곳곳에서 해수를 끌어 올려 높은 수압의 물보라를 분사하며 선체를 깨끗이 씻었다. 장비 제독에 해수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오염된 갑판을 제독 중인 승조원들.
오염된 갑판을 제독 중인 승조원들.

 

승조원들이 화생방보호의를 착용하고 있다.
승조원들이 화생방보호의를 착용하고 있다.



3개국 복수국적 포기…애국심으로 똘똘 뭉친 승조원들


광주함은 3함대 31전투전대 소속 함정으로 남방해역 수호의 중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2018·2020·2023년 해군 포술 최우수 전투함에 선정될 정도로 뛰어난 사격 능력도 갖췄다.

광주함에는 눈길을 끄는 승조원들이 다수다. 이주영 중사(진)는 대를 이어 해군 전자기전 부사관의 길을 걷고 있다. 아버지는 준위로 전역했으며, 형은 현역 전자기전 부사관으로 복무 중이다.

이 중사(는) “가족이 걸어온 길을 이어가면서 전자전 분야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것이 목표”라며 “전자전 장비 운용과 신호 분석 등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인 만큼 전문성 향상에 전력투구하겠다”고 다짐했다.

갑판병 이상윤 이병은 3개국 복수국적자였다. 그는 대한민국 해군이 되기 위해 미국과 태국 국적을 포기했다. 태국에서 태어난 그는 여덟 살 때 미국으로 이주했다. UCLA 경제외교학과에 다니던 이 이병은 조국에 헌신하겠다는 의지를 실천하기 위해 대한민국 해군을 선택했다. 해군병 출신인 큰아버지와 친형의 조언이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이병은 “광주함에서 갑판병으로 복무하며 함정 운용과 해상작전의 기초를 익히고 있다”며 “단순히 국적을 바꾼 것이 아니라 저의 선택을 실력으로 증명하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민주(중령) 광주함장은 “최정예 광주함이라는 표어 아래 강한 전투력과 단결된 조직문화를 조성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모든 승조원이 주어진 작전과 임무를 완벽히 수행하도록 독려하고, 소통·배려·존중의 원칙을 바탕으로 화합하는 함정 문화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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