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story in 국방일보 - 1980년 4월 5일 자
지난 5일은 제80회 식목일이었습니다. 지금은 사람들에게 잊히고 있지만, 식목일은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하던 중요한 법정공휴일 중 하루였습니다. 많은 사람이 푸른 산을 위해 묘목을 들고 산과 들로 향했고, 이러한 정성이 모여 세계가 부러워하는 성공적인 산림 조성국으로 우뚝 설 수 있었습니다.
이런 국가적 사업에 우리 군이 적극 참여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식목일 즈음이 되면 많은 부대가 나무를 심으며 푸른 강산을 만드는 데 일조했습니다. 국방일보에서도 매년 꽃피는 계절이 되면 수많은 관련 기사가 보도되곤 했습니다.
약 45년 전인 1980년 4월 5일 전우신문(현 국방일보)에서도 우리 군의 나무 심기 열정의 흔적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당시 기사는 육군7886부대의 식목운동을 비중 있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푸른 병영을 가꾼다’는 제목의 기사에 따르면 부대는 3월 20일부터 1개월가량을 ‘식목사업 기간’으로 설정하고 부대가 자체 생산한 30만 그루를 포함해 총 33만 그루의 묘목으로 그해 식목사업을 전개했습니다.
나무를 심기 위한 정성도 각별했습니다. 묘목 생산을 위해 약 6000평(1만9834㎡)의 부대 양묘장을 운영했고 임업과나 농고 출신 장병들을 관리요원으로 임명해 세밀하게 관리했습니다. 행정기관 등의 적극적 기술지원으로 양질의 묘목을 생산했습니다. 양묘장 내 구비한 하절기 해 가림막과 동절기의 방풍·방한용 자재 및 분무기, 살수기, 가위, 호미 등을 효과적인 묘목 생산을 위한 과학적 관리기구로 소개한 점도 당시 시대상을 엿볼 수 있는 풍경입니다.
나무 심기를 군 특성과 연결한 표현도 흥미롭습니다. 기사는 “부대는 식목일에 많은 장병이 참여하는 행사계획을 세우고 확보 묘목 중 80% 정도를 식수하며 위장 식수와 경계선 식수도 병행, 완벽한 시설 위장으로 전술 기지화도 꾀함으로써 아름다운 자연강산 보존은 물론 부대 전투력에도 획기적인 발전을 도모하는 일석이조 효과를 기하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식목일은 1949년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건’을 제정하면서 공휴일로 정해진 뒤 1960년 3월 15일을 사방의 날로 대체 지정하면서 공휴일에서 제외됐습니다. 이후 이듬해 다시 식목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공휴일로 환원됐고, 1990년 공휴일에서 제외하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그대로 유지하다가 2006년부터 기념일로 변경, 공휴일에서 제외돼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최근 재난적 산불로 많은 이가 고통받고 있습니다. 수십 년간 가꿔 온 산림이 하루아침에 황폐화됐습니다. 식목일의 의미를 되새기며 잿빛으로 변한 산림이 다시 푸른색으로 빛나기를 기원해 봅니다. 이영선 기자
오늘의 뉴스
Hot Photo News
많이 본 기사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