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03.02 (화)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해 보라는 뜻이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힘들어하는 지금과 같은 시기에 더 깊이 새겨야 하는 말이다. 지난주 인연 있는 수병으로부터 여자친구와 헤어졌다는 연락을 받았다. 외출과 외박이 힘든 요즘 예전보다 이별에 아파하는 수병이 더 많이 늘어나는 것 같다. 직접 찾아가기는 어려운 시기라 전화통화와 문자로 위로할 수밖에 없어 그들의 마음...
“‘저녁이 됐다.’(신약 마르코 복음 4장 35절) 오늘 복음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몇 주 전부터 저녁이 돼버린 것 같습니다. 짙은 어둠이 광장과 길거리와 도시로 몰려들었고, 우리 삶을 침묵과 허무가 사로잡아버렸습니다. 그건 지나가는 모든 것을 마비시킵니다. 공기 중에 느껴지고, 몸짓으로 알 수 있고, 눈길로 말을 합니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2020년 3월 28일 로마 바티칸에서 진행된 인류를 위한 특별기도와...
2021년도 어느덧 2월입니다. ‘상서로운 기운이 물씬 일어나는 흰 소띠’의 풀이를 보며 순간마다 행복이며, 있는 곳마다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염원했던 첫 다짐이 다시 생각나는 요즘입니다. 그리고 첫 마음으로 지금을 살고 있는가 묻는다면 쥐구멍을 찾게 됩니다. 그 쥐구멍에서 만난 쥐가 소와 있었던 흥미로운 일화를 들려줍니다. 십이지 중 소는 자신의 장·단점을 명확히 판단하는 지혜로운 동물이었다고 합니다....
우리 군종병과의 신조는 ‘함께하라’입니다. 이는 전·평시를 가리지 않고 부대와 전장에서 가장 힘이 필요한 이들에게 위로와 힘을 불어넣어 주고, 언제나 장병들과 함께하며 군의 사기 진작을 돕는 군종병과의 주요 기능인 ‘무형 전력 강화’를 잘 표현해주는 신조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 전군 군종병과원들은 각기 다른 부대환경 속에서 서로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하면 이 신조를 더 잘 실현할 수 ...
인류의 역사를 돌아보면 전염병과의 싸움이 항상 있었다. 14세기부터 17세기까지 흑사병이 유럽에 유행해 인구 3분의 1이 생명을 잃었고, 15∼16세기 멕시코와 쿠바에서는 천연두와 홍역이 퍼져서 1800만 명 이상의 원주민이 목숨을 잃었다. 2000년에 들어서도 에볼라·신종플루·사스·메르스·코로나19 등과 같은 전염병이 계속해서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사망했다. 전염병이 발생하면 여러 가지 현상이 ...
어릴 적, 같은 들꽃이라도 제비꽃에 대한 인상은 남달랐다. 작고 아담해서도 그렇거니와 어디든 흔하게 있지만 진한 보라 색깔이 왠지 강렬하고 도도하면서 시원한 느낌을 주었다. 그때 입력된 인상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제비꽃은 담 밑이나 오솔길의 햇살이 잘 드는 곳 등 어디서든 잘 자란다. 심지어 콘크리트의 갈라진 틈이나 도시의 보도블록 사이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어떻게 제비꽃은 견디기 힘든 이런 곳에 ...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참 많은 일을 겪습니다. 그런데 같은 일이라도 사람들이 대하는 방식은 천지 차이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애매하지만 큰 차이를 보여주는 것이 ‘비난(非難)’과 ‘비판(批判)’입니다. 너무나 비슷해서 내가 비난을 하고 있는지, 비판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기도 하지요. 대부분 비판을 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정작 비난을 하고 있을 때가 정말 많습니다. 국어사전을 보면 비난은 ‘남의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