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훈련소의 아침은 우렁찬 ‘충성’ 소리와 함께 세상을 깨우며 시작된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자 모든 게 낯선 환경에서 충성을 목청 높여 되새기는 가운데 행동으로 상호 존중을 배운다. 그렇게 위국헌신과 책임 완수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해 노력하는 모습에서 충성의 의의를 고민해 본다.
단어로는 ‘충성 충(忠)’ ‘정성 성(誠)’ 두 글자를 합쳐 국가를 향한 충의 마음에 부단히 정성을 다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더 나눠 보면 충은 ‘가운데 중(中)’과 ‘마음 심(心)’이 하나 된 것으로 원불교에선 “충이라 함은 가운데 마음이며, 안으로 간직하는 마음과 밖으로 표현되는 마음이 서로 다르지 않은 것을 뜻하기에 곧 거짓이 없는 참된 마음”을 이른다. 언뜻 보면 당연하고 쉬울 것 같은 마음의 챙김이지만, 꾸준한 노력이라는 정성의 전제를 역사에서 기억해 본다.
우리나라는 수많은 외세의 침략을 받았지만 풍전등화의 상황에서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 않고 지금의 번영을 누리고 평화를 유지하고 있다. 그 많은 위기를 선조들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을까? 정신 수준이 높았던 우리나라는 과거부터 지금까지 충에 정성을 다하는 위인이 유독 많았기 때문이다. 지형적 관계에 따라 끊임없이 이어져 온 침략에도, 약 35년이나 지속된 독립을 확신할 수 없었던 일제강점기에도 충의 마음을 놓지 않은 수많은 영웅이 있었음을 떠올린다. 광복의 기쁨도 잠시, 6·25전쟁으로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희생된 수많은 거룩한 생명의 마음에 충성이 없었다면 결코 오늘을 맞이할 수 없었다. 이를 부정할 수 없기에 후진들은 그 충성의 역사를 토대로 국방의 의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처럼 정신과 마음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 오늘날까지 이어진다. 충성의 가치에서 비롯된 순국선열, 호국영령이라는 이름에 함축된 눈물겹고 가슴 뜨거운 역사를 잊어선 안 될 것이다. 안으로 간직하는 마음은 개인만을 위함으로 가득 차 있는데, 밖으로 표현되는 행동은 나라를 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고 우리는 그것을 충이라고 하지 않는다.
결국 안으로 간직하는 마음과 밖으로 표현되는 마음이 오직 공익을 위한 방향으로 일치될 때, 그 가치는 거짓 없는 참된 마음이 되고 행하는 모든 게 세상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실행과 결실로 맺어진다. 그 과정은 결코 가벼운 마음으로 되는 게 아니다. 때로는 생명마저 두 마음 없이 내놓는 결단까지 동반되는 숭고한 과정이다.
그렇게 국가를 위해 싸우다가 숨진 장병과 순국선열들의 충성을 다시 드러내고 추모하는 날이 현충일이다. 공휴일과 연휴에 익숙해져 이번 70주년 현충일 또한 휴가와 연차를 고민하기에 앞서 충의 가치와 활용에 관해 알아가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현충일을 국경일로 여기는 젊은 세대가 적지 않다. 현충일은 국가적 추모일로 태극기를 조기로 게양하며, 그 목적은 과거의 행적을 잊지 않고 현실에 보은하는 것이다. 따라서 군복을 입고 충성의 가치를 세상에 드러내고 있는 우리는 다 같이 거짓 없는 참된 마음으로 서로 교제하며 사회에 공헌하고, 국가에 봉사하며 주어진 의무와 책임을 기쁨으로 맞이하자. 그렇게 항상 사사로움을 놓고 공익에 합력하는 참된 마음의 챙김과 위국헌신의 정성을 다하는 것으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향한 무한한 존중·감사의 경례를 올려본다. 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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