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중·고교생이 많이 하는 3가지의 ‘~요’가 있다는데 알고 계십니까? 첫째는 ‘몰라요’, 둘째는 ‘싫어요’, 마지막은 ‘그냥요’라고 합니다. 어른들이 가장 많이 하는 3가지 ‘~요’도 있다는데, 그건 무엇일까요? 첫째는 ‘이걸요?’, 둘째는 ‘제가요?’, 마지막은 ‘왜요?’라고 합니다.
이들 6가지 ‘~요’를 잘 생각해 보면 나이와 상관없이 일상에서 이미 우리가 참 많이 사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군대라는 특수한 환경에서 남들보다 덜 힘들게, 덜 바쁘게, 좀 더 편하게 지내고자 하는 마음이 우리 안에 자리 잡을 때가 적지 않습니다. 그런 마음은 자연스레 6가지 ‘~요’가 행동으로 튀어나오게끔 만들기도 합니다.
근무 중인 공군15특수임무비행단 옆에는 미군기지가 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신부님, 혹시 주일에 미군기지에서 미사를 해 줄 수 있을까요?” 비행단의 미사와 시간만 겹치지 않는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었기에 알겠다고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다음 말이 머리를 한 대 맞은 듯 멍하게 했습니다. “거기 계신 분들이 한국어를 거의 못 해 영어로 미사를 해야 해요. 힘들긴 해도 영어 미사가 그렇게 어렵진 않을 테니 너무 걱정 말고 한 번 해 보세요.”
어떻게 걱정을 안 할 수가 있었겠습니까! 영어로 미사를 해 본 적도 없거니와 영어가 모국어인 사람들 앞에서 영어로 이야기한다는 게 얼마나 떨리는 일입니까? 마음속에서 절로 6가지 ‘~요’가 솟구쳐 올랐습니다. ‘왜 내가 해야 하지?’ ‘못 한다고 할까?’ ‘정말 하기 싫은데 무슨 방법이 없나?’ 정말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며칠을 끙끙거리며 고민에 빠져 기도하던 중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경에 보면 예수님도 그러했고 하느님을 따르는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뜻대로,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살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싶은 것만 하려 하나. 왜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해 보기도 전에 지레 겁부터 먹고 피하려고만 하는 걸까’.
모르면 공부하면 되고, 잘 안 되면 연습하면 되지. 또 이런 일을 삶에 영양분이 될 좋은 기회로 여기고 도전해 보자는 생각이 들자 용기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매주 미군기지에 가기 전날 영어로 된 미사경문과 번역기를 동시에 켜 놓고 경문을 읽다가 단어의 뜻이나 발음을 모르면 번역기를 돌려 공부하며 지난해 하반기 미군기지에서 영어로 미사를 했습니다.
현재는 미군기지에서 미사를 봉헌하진 않지만, 돌이켜 보면 그때의 경험이 분명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주고 도움이 됐습니다.
여러분도 군 생활 중 분명 ‘이걸 왜 해야 하지?’ ‘나만 힘든 것 같은데?’ ‘너무 하기 싫은데?’ 등등 무수히 많은 상황과 문제가 있으리라고 생각됩니다. 그럴 때마다 불평과 불만을 토로하고 어떻게든 그 상황을 피하려고 핑계를 대기보다 당면한 문제를 제대로 직시하고, 그것을 자신을 성장시키고 도움이 되는 쪽으로 변화시켜 나가면 좋겠습니다.
처음엔 어렵고 힘들 수 있겠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또 하나의 장점이 되고 자신을 한층 성장시키는 좋은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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