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보병학교에서는 감사 나눔 운동을 실천하고 있다. 어느 날 감사 나눔 운동을 작성하던 중 아버지와 소통했던 일이 생각났다. 아버지는 이제 고인이 되셨지만, 신임 장교 시절 아버지와 가끔 웹메일로 소통하곤 했다. 공군 출신인 아버지는 때때로 격언이나 성경 말씀을 보내 주셨다. 당시 연대 인사장교와 대대 작전장교라는 직책을 맡아 늘 분주한 탓에 아버지의 메일에 형식적인 답장으로 일관했다.
어느 날 아버지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한표야, 아빠에게 메일을 한 번 보낼 때도 정성을 다해야 한다. 사소한 일이라도 정성을 기울이는 태도가 중요하다.” 그때는 그 말씀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저 바쁘다는 이유로 흘려보냈고, 그것이 내 삶에 어떤 울림을 줄 수 있는지 생각지 못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12년이 지난 지금에야 그 말씀이 다시 떠오른다. 돌이켜 보면 아버지의 말씀은 훈계가 아니라 삶의 태도에 관한 가르침이었다.
최근 우리 보병학교에서 학교장님을 중심으로 감사 나눔 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문득 아버지가 보내 주셨던 메일 내용이 생각났다. 업무와 관련 있는 것도 아니고 사소한 일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 담긴 의미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단순히 형식적으로 작성하는 게 아닌 정성 어린 마음으로 감사 나눔을 할 때 그 마음이 내 안에 깊게 자리 잡고 어떤 일이든 긍정적인 마인드가 생긴다는 것을 깨달았다. 『중용』 23장의 의미를 되새기며 자문해 봤다.
“지금까지 학생장교들을 교육하면서 사소한 부분까지 정성을 다해 가르쳤는가?” 좀 더 세심하게 지도했더라면, 지식 전달을 넘어 진심을 담아 다가갔더라면 그들이 더 넓은 시야와 깊은 사고를 갖추도록 도울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밀려왔다. 대위 지휘참모과정 학급 인원은 25명 정도다. 이들이 야전에 나가 최소 10명, 많게는 100명의 부하를 이끈다고 가정하면 1000여 명에 이르는 병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 명의 교관이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로 가르치느냐에 따라 그 영향력은 결코 작지 않다.
감사 나눔 운동을 하며 떠오른 아버지의 가르침을 마음 깊이 새기며 사소한 것 하나라도 소홀히 여기지 않고 정성을 다하는 교관이 되고자 한다. 우리가 작은 부분에서도 진심을 담아 교육할 때 그것은 단순한 전달을 넘어 감동이 되고, 그 감동은 변화로 이어질 것이다. 그러한 변화가 모여 군 조직 전체를 더욱 건강하고 단단하게 만들 것이라고 믿는다. 앞으로도 군 간부로서, 교육자로서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는 태도야말로 진정한 리더의 시작이라는 것을 잊지 않고 매 순간 실천해 나가고자 한다.
해당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
이 기사를 스크랩 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