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의 산실’ 공군 사천기지를 가다

입력 2026. 05. 14   17:28
업데이트 2026. 05. 14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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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하라…1000대 수출 신화 향해
완성하라…1000분의 1인치 집념으로

KF-21 연간 최대 20대 생산 능력 확보
“글로벌 주력기 대체 시 1000대 수출 자신”
공대지 무장 능력 갖춘 블록Ⅱ 성능 시험
AI·MUM-T 결합 6세대 체계 발전 구상
“자주국방 시대, 군·방산 상생 생태계 조성”
실전 역량 입증한 ‘천궁Ⅱ’도 위용 과시

공군이 구상하는 미래 전력 청사진의 핵심은 단연 한국형 전투기 KF-21이다. 공군은 일부 스텔스 성능을 갖춘 4.5세대 전투기 KF-21을 시작으로, 완전한 스텔스 성능의 5세대 전투기, 나아가 인공지능(AI)과 유·무인복합전투체계(MUM-T)가 결합된 6세대 전투체계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생산공장과 공군시험평가단이 있는 사천기지에서는 KF-21 생산부터 시험까지 한곳에서 이뤄진다. 13일 찾은 사천에서는 공군의 미래가 그려지고 있었다. 글=김해령/사진=조종원 기자

13일 경남 사천시 공군3훈련비행단에서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시제기가 이륙하고 있다.
13일 경남 사천시 공군3훈련비행단에서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시제기가 이륙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직원들이 우리 공군 초도 인도 전력인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양산기를 제작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직원들이 우리 공군 초도 인도 전력인 국산 초음속 전투기 KF-21 양산기를 제작하고 있다.

 


개발·생산부터 시험비행까지


경남 사천시에서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KAI 생산공장이었다. 이곳에서는 현재 KF-21 20대가 제작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 3월 25일 출고식을 통해 공개된 양산 1·2호기는 조립을 마치고 격납고로 이동한 상태였다. 1호기는 지난달 22일 첫 비행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세 차례 시험비행을 마쳤다. 다음 달 첫 비행을 앞둔 2호기는 지상 엔진 성능시험이 한창이다. 나머지 18대는 고정익 생산동에서 조립되고 있었다. 3호기는 엔진 장착만 남겨둔 상태였다. 이상휘 KAI 생산실장은 “엔진 장착은 마지막 조립 단계”라며 “1·2호기는 출고됐고, 3호기는 90% 완성됐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KF-21 1대에는 내부 장비 약 600개가 들어가고, 정비·점검을 위해 여닫을 수 있는 커버만 370개에 달한다. 그만큼 복잡한 기체지만 KF-21 생산 절차 상당수는 자동화돼 있다. 거대한 항공기 기체는 기수와 몸통, 꼬리 등이 3등분으로 각각 다른 곳에서 제작돼 합쳐지는 식인데, 이 과정에서 ‘동체 자동 결합 시스템(FASS)’이라는 최첨단 솔루션이 쓰이는 식이다. 레이저 트래커가 위치를 계산하고 로봇이 동체를 정렬하는 이 공정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다. 이 실장은 “1000분의 1인치(약 0.025㎜), A4용지 4분의 1 얇기 오차를 연결하며 결합할 만큼 정교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공정 자동화로 KAI는 연간 20대 이상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이에 더해 김종출 KAI 사장은 생산 대수를 더 늘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 사장은 “조금 더 투자하면 30~40대까지 늘릴 수 있는 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KF-21 수출도 조만간 현실화할 전망이다. 김 사장은 “인도네시아·필리핀·말레이시아 등 여러 국가와 KF-21 수출을 논의 중이고 현재 200대 이상 물량이 논의되고 있다”며 “욕심이지만 KF-21이 글로벌 주력기를 대체한다면 1000대 수출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KAI 생산공장에서 다리 하나만 건너면 나오는 사천기지에 주둔하는 공군시험평가단에서는 ‘KF-21 블록(block)Ⅱ’의 성능 시험이 한창이었다. 블록Ⅱ는 공대공 무장 능력을 지닌 블록1에서 공대지 무장 능력을 추가한 기체다. 국내 기술로 개발 중인 차세대 장거리 공대지 유도탄 ‘천룡’, 미국산 합동정밀직격탄(JDAM), 한국형 GPS 유도폭탄(KGGB) 등이 장착될 예정이다.

이날 시험비행에는 전방석의 백승호 공군소령과 후방석의 진태범 KAI 수석이 탑승한 KF-21 시제 6호기가 투입됐다. 시제기는 시험비행을 통해 능동전자위상배열(AESA) 레이다의 공대지 성능을 시험했다.

시험비행 상황은 미션컨트롤룸(MCR)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양산기와 달리 시제기는 비행 전 과정을 엔지니어들이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제작됐기 때문이다. MCR에는 비행 데이터는 물론 조종사의 음성과 숨소리까지 그대로 전달됐다.

손성진(대령) 공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 전력계획과장은 “KF-21 도입은 단순히 F-4, F-5 등 장기 운영 전투기를 대체하는 것을 넘어 본격적인 자주국방 시대를 열고 군과 방산이 상생할 생태계를 만드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군8146부대에서 작전요원들이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II 발사대를 직립시키고 있다.
공군8146부대에서 작전요원들이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II 발사대를 직립시키고 있다.



‘하늘의 방패’ 천궁Ⅱ 전개 장면도 공개

공군기지는 유사시 적의 집중 타격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적이 우리의 제공권 장악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다. 민간 공항과 함께 운영되며 KF-21의 생산부터 시험까지 전 개발 과정이 이뤄지는 사천기지는 더욱 그렇다.

공군미사일방어사령부 예하 8146부대는 사천기지를 포함한 일대 방공 임무를 맡고 있다. 이 부대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전력 중 하나인 중거리·중고도 지대공유도무기(M-SAM) ‘천궁Ⅱ’를 운용한다. 공군은 이날 8146부대의 천궁Ⅱ 전개 장면을 취재진에 공개했다.

“전투대기! 전투대기!” 훈련 상황이 전파되자 발사반 장병 3명이 발사대로 뛰어갔다. 이어 천궁Ⅱ 발사를 위한 무장 절차에 돌입했다. “전원 공급” “회로 점검” “이상 유무 확인” 등의 구호와 함께 임무 절차가 이어졌고, “최종 무장 완료”라는 보고와 함께 발사 준비가 끝났다. 이어 “교전!”이라는 작전통제장교의 명령이 하달되자 교전통제소는 모의 발사 버튼을 눌렀고, 천궁Ⅱ는 가상의 탄도미사일을 정확히 요격했다.

천궁Ⅱ는 기존 항공기 요격에 머물렀던 천궁을 개량해 탄도미사일까지 요격할 수 있도록 성능을 대폭 끌어올린 무기체계다.

천궁Ⅱ는 최근 중동전쟁에서 이란의 대규모 탄도미사일 복합 공격에 대응하며 실전 역량을 입증했다. 공군은 “한국 무기체계가 해외 실전에서 적 미사일을 직접 격추한 첫 사례”라며 “이러한 성과는 즉각 시장 반응으로 이어져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주요 국가들이 천궁Ⅱ에 큰 관심을 보이며, 한국형 방공체계의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고 전했다.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우리 군의 ‘지붕’은 복합 다층방어체계를 통해 더욱 단단해질 예정이다.

공군은 “최근 현대전에서는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무인기 등이 동시에 운용되는 복합 위협 양상이 나타나고 있고, 여러 위협을 한꺼번에 가하는 이른바 ‘섞어쏘기’ 공격은 방공체계의 대응 능력을 크게 요구한다”며 “이러한 위협에 대비해 탐지·추적·요격 능력을 지속 발전시키며 다층방어체계를 강화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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