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방이 유례없는 도전 앞에 서 있다. 출생률 0.7명의 충격은 먼 미래의 통계가 아니라 당장 최전선 병력 수급을 위협하는 ‘생존의 문제’로 다가왔다. 50만 병력을 유지하던 군은 이제 2040년 35만 명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이로 인해 최전방 일반전초(GOP)에 인공지능(AI) 기반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구축해 현재 2만2000명 수준의 경계병을 점차 줄이겠다는 계획도 공개됐다. 또한 모자라는 군 병력을 보충하기 위해 전투근무지원 분야 아웃소싱도 추진 중이다.
최근의 전쟁 양상을 보면 AI 도입, 드론과 로봇의 실전배치는 피할 수 없는 대세가 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전쟁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이미 인류는 ‘피지컬(Physical) AI’가 전장을 주도하는 시대로 진입했다. 국방부가 도입하려는 지능형 경계시스템은 단순한 감시장비를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대응하는 물리적 지능체, 피지컬 AI라고 할 수 있다. 비무장지대(DMZ)와 GOP의 험준한 지형을 누비는 무인 수색로봇과 AI 기반의 다목적 무인차량은 장병들의 피로도를 획기적으로 낮추고, 인명피해 가능성을 최소화할 것이다. 문제는 실전에서의 성능을 검증하려면 아직 많은 시간과 자본의 투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또한 기술의 발전과 도입만큼 중요한 게 이를 운용하는 ‘사람’의 변화다. AI와 로봇이 투입된다고 인간의 역할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하드웨어 중심의 군대에서 소프트웨어와 데이터가 중심이 되는 ‘AI 전환(AX)’으로의 체질 개선이 필수다. 우리 장병들은 소총을 닦는 법만큼이나 AI 시스템을 최적화하고 로봇과 협업하는 ‘AI 리터러시’ 역량을 갖춰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미래 AI 과학기술 강군’의 실체다. 이 인구절벽과 AX를 위해선 충분한 시간과 적절한 전략이 필요하다.
여기서 우리가 갖고 있는 자산을 분석해 보자. 현재 대한민국은 인구절벽의 위기로 병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시에 인류 역사상 가장 건강하고 숙련된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라는 거대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의 60대는 과거의 노년층이 아니다. 풍부한 사회 경험과 전문성을 갖췄으며, 신체적으로도 충분히 현역급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이가 많다. 이들에게 AI 경계시스템을 모니터링하고 관리하는 임무를 부여한다면 어떨까? 젊은 장병들이 고도의 전술적 훈련과 물리적 기동에 집중하는 동안 수십 년간의 직무 경험을 가진 60대 자원입대자들이 후방이나 과학화 경계통제소에서 AI의 판단을 최종 검증하고 시스템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병력 부족을 메우는 임시방편이 아니다. 인구절벽이라는 거대한 파도는 피할 수 없는 국가 운명이다. 그러나 거대한 은퇴 세대를 잘 활용하면 국방 AX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전 국민의 AI 레벨업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더구나 지금은 병장 봉급이 200만 원에 이르고 있다. 61세부터 65세 사이의 은퇴자들에게 경제활동을 지속하며 국가와 사회에 기여할 기회를 부여한다면 사회적 부담도 덜고 은퇴 세대의 행복도를 높일 수 있는 좋은 정책이 될 수 있다.
국방안보는 이제 숫자 싸움이 아니다. AI라는 날카로운 창과 세대 융합이라는 단단한 방패를 결합할 때 대한민국 국방은 인구 위기를 넘어 세계가 부러워하는 ‘K국방’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전투력은 루프탑 코리안(1992년 LA 폭동 당시 한인타운을 지키기 위해 무장했던 자경단)에서도 검증된 바 있다. 기술은 착착 준비되고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세대를 넘나드는 용기와 발상의 전환이다. 현대 인류사의 기적을 이끈 베이비붐 세대의 새로운 도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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