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란 첫 협상 ‘노딜’…핵·호르무즈 현격한 이견

입력 2026. 04. 12   16:31
업데이트 2026. 04. 1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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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서 1박2일간 마라톤 협상
밴스 “핵 관련 명확한 약속 없다” 미 복귀
이란 “호르무즈 등 미 의도 막았다” 주장
협상 도중 미군 기뢰 제거 작업 발표
이란 ‘강력 대응’ 강조하며 신경전도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 나선 J.D. 밴스(왼쪽) 미국 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과의 종전 협상에 나선 J.D. 밴스(왼쪽) 미국 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기념촬영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6주 넘게 중동 전역을 뒤흔들었던 전쟁의 종식을 위해 중재국 파키스탄에 입성, 1박2일간 ‘벼랑 끝 담판’을 벌였으나 12일(현지시간) 결국 ‘노딜’을 선언했다.

의제 설정 등을 놓고 협상 개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와는 달리 양측은 현지 도착 직후 협상과 관련한 세부 조율을 빠르게 마무리 짓고 전날 본격적인 회담에 돌입했다.

양국은 밤을 새워가며 끈질기게 협상을 진행했다. 협상 진행 도중 미군의 호르무즈 해협 기뢰 제거 작업 개시 사실이 발표되고 이란이 이에 “강력 대응” 의지를 강조하며 신경전이 고조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란은 이날 협상 종료를 발표하고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으나 밴스 부통령은 합의가 불발됐다며 미국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혀 향후 추가 협상 개시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과 레바논 공격 중단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밴스 부통령은 이란으로부터 핵무기와 관련해 ‘명확한 약속’을 듣지 못했다고 말한 만큼 양측이 협상에서 핵심 쟁점을 놓고 돌파구를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외신은 이란 측 대표단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을 비롯한 71명, 미국 대표단은 J.D. 밴스 부통령을 필두로 경호·의전 인력을 포함해 약 300명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협상은 기본적으로 파키스탄 측이 동석한 가운데 3자 대면 협상으로 진행됐다.

양측은 1박2일간 3라운드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정부 고위관계자를 인용해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동석한 가운데 밴스 부통령이 갈리바프 의장과 악수했다고 보도했다.

회담 분위기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렸다. NYT는 회담이 우호적이고 차분했다고 말했고 로이터 통신은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분위기가 시시각각 변했고 회의 내내 긴장감이 요동쳤다”고 전했다.

양측 협상은 11일 자정을 넘겨서까지 계속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란과의 협상이 타결되지 않아도 상관없다며 이란을 압박했다.

현지시간으로 12일 오전 3시를 넘어서자 이란 정부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파키스탄의 중재하에 진행된 미국과 이란 간 회담이 14시간 만에 종료됐다”면서도 “일부 이견이 남아 있지만, 협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측의 1일 차 협상 종료 발표와는 달리 미국 정부는 협상 종료 여부에 대해 곧바로 입을 열지 않았다.

이란 현지 매체들은 이날 다시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밴스 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오전 6시30분께 이란과 21시간 협상을 진행했지만 “이란과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미국으로 복귀한다”고 말했다.

협상 후 양측 발표를 종합하면 이란의 비핵화와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를 두고 양국 간에 현격한 입장 차이가 있었던 것이 결렬의 주된 배경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밴스 부통령은 협상 후 기자회견에서 “단순한 질문은 핵무기를 지금이나 2년 후뿐 아니라, 장기간 개발하지 않는다는 이란인들의 근본적인 약속을 우리가 보느냐인데, 우리는 아직 그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이란 반(半)관영 타스님통신은 “호르무즈 해협 문제와 핵물질 제거를 포함해, 전쟁에서 얻을 수 없었던 양보를 협상장에서 얻어내려는 것이 미국의 의도였으나, 이란 대표단이 이를 막았다”고 보도했다.

또 개전 이후 이란이 봉쇄해온 호르무즈 해협의 경우 미국은 즉각적인 개방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이란은 최종합의가 타결된 후에야 해협을 개방할 수 있는 입장이라고 NYT가 협상 상황을 잘 아는 복수의 이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11일 보도했다.

첫 협상은 결렬됐지만 일단 양측은 상호 속내를 파악하는 동시에 이란 내 핵물질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 등 핵심 쟁점을 몇 가지로 좁히게 됐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양측이 후속 협상을 통해 극적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핵심 쟁점을 둘러싼 양측의 현격한 입장 차이를 감안할 때 오는 21일까지인 2주간의 휴전 기간 안에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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