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로 배우고, 제대로 보여 주고 오라.”
지난 2월 1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에 도착한 뒤 우리를 따스하게 맞아 준 미국 육군협회와 6·25 참전용사 선배님들이 전하신 첫 당부의 말씀이었다. 이 메시지는 미국 현지에서 실시하는 미 국립훈련센터(NTC) 연합 소부대 훈련을 시작하기 전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훈련에 임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되새기게 했다.
훈련단의 부연대장으로서 여단 장병들과 함께 떠난 미국의 모하비사막은 한반도와는 현저히 다른 지형이었다. 제주도 면적의 1.5배에 달하는 NTC에서 우리는 영하까지 떨어지는 큰 일교차와 강풍주의보라는 환경적 장애물을 맞았다. 지금까지 접해 보지 못한 척박한 기후와 환경에 적응할 새도 없이 스톰중대원이 된 우리 장병들은 800m 이상의 초장거리 저격사격과 개인화기 사격훈련을 하며 낯선 지형에서 필요한 탄도곡선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래 돌풍으로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실시간 오조준을 통해 표적을 제압하며 장병들의 사격 능력은 날로 향상됐다. 특히 이번에 처음으로 한 대드론 사격훈련은 공중에서 움직이는 드론을 조준, 명중시키기 위해 세심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절감하며 현대전에서 전투원에게 꼭 필요한 능력임을 체감하는 기회가 됐다.
이후 무박 10일의 연속작전으로 진행된 미 대항군과의 쌍방훈련은 그야말로 실제 전장과도 같았다. 혹한과 폭염이 교차하는 극한의 환경에서 많은 장병이 극심한 전투 피로와 탈수증상을 겪기도 했다. 다양한 전장 마찰 속에서도 우리는 자신을 이기기 위해, 적을 이기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 결과 미군과 함께한 공격작전 때 가장 먼저 목표를 확보하고 결정적 작전 부대로 전환돼 최선두에서 작전에 성공하며 한국군의 저력을 여실히 보여 줬다. 서로가 격려하며 ‘스톰중대’라는 이름 아래 하나로 뭉쳤기에 가능했던 성과였다. 작전 성공 당시 한국군과 미군 모두가 너나 할 것 없이 나눴던 환호와 승리의 기쁨은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순간으로 남았다.
훈련 중 이뤄진 여러 작전의 성공 뒤에는 전장 가시화와 정교한 지속지원을 가능케 한 미군과 한국군 사이의 ‘긴밀한 소통’이 존재했다. 소대별로 실시간 변하는 작전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군과 미군이 서로의 합과 보조를 맞추는 과정은 연합작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소통임을 깨닫게 하는 소중한 발판이 됐다.
또한 미군과 실질적으로 같은 부대에 소속돼 호흡을 맞추며 한국군과 미군 사이의 방향성을 조율하는 가운데 의견을 나눴던 시간은 앞으로 언제, 어디서 펼쳐지는 연합작전에 투입되더라도 즉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
이번 훈련에서 얻은 가장 큰 승리의 교훈은 미군과의 유기적인 연합작전 필요성이다. 미래 전장에 대비하기 위해 미군과 함께 뛰고 소통하는 이번 훈련과 같은 기회는 한국군의 전투력 상승에 매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승리의 공식을 배운 우리는 이제 한국으로 돌아와 각자 부대에서 본연의 임무 수행에 매진하겠지만, 우리가 모하비사막의 먼지 속에서 흘린 땀방울과 켜켜이 쌓은 노하우는 앞으로 한미 연합훈련의 성장과 발전에 기반이 되리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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