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 철인, 대한의 바다 차가웠고… 대한의 건아 뜨거웠다

입력 2026. 01. 22   17:08
업데이트 2026. 01. 22   17:38
0 댓글

해군 SSU 혹한기 내한훈련 

최정예 심해잠수사 철인중대 선발

5㎞ 달리기부터 1㎞ 오리발까지
개인 능력·중대별 팀워크 경쟁
힘찬 구령과 함께 특수체조 시작
동작 간결했지만 어느새 땀방울
실전 같은 혹한기 훈련 통해
체력·정신력·집중력 끌어올려

매서운 한파로 전국이 꽁꽁 언 22일 진해 군항 앞바다. 해군특수전전단 해난구조전대(SSU) 심해잠수사들의 혹한기 내한훈련이 앞서 20일부터 한창인 가운데, 이날 훈련장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중대의 이름이 기록으로 남는 ‘철인중대 선발경기’가 열렸기 때문이다. 바람은 차가웠고 손끝 감각이 둔해졌지만, 심해잠수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웨트슈트와 후드·부츠를 착용한 채 장비를 최종 점검하며 결전을 기다리고 있었다. 글=조수연/사진=한재호 기자 

해군특수전전단 해난구조전대(SSU) 심해잠수사들이 22일 혹한기 내한훈련의 하나로 진행된 철인중대 선발경기에서 오리발 수영을 하고 있다.
해군특수전전단 해난구조전대(SSU) 심해잠수사들이 22일 혹한기 내한훈련의 하나로 진행된 철인중대 선발경기에서 오리발 수영을 하고 있다.


최정예 심해잠수사들끼리 맞붙다

해군특수전전단 해난구조전대(SSU)는 지난 20일부터 23일까지 진해 군항 일대에서 2026년 혹한기 내한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가장 춥다는 절기 대한(大寒)을 끼고 진행된 강도 높은 훈련은 혹한의 해상 환경에도 즉각 투입 가능한 구조작전태세를 점검하고, 심해잠수사들의 체력과 정신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데 목적이 있다. 가장 추운 시기에 훈련을 하는 이유는 실제 구조 현장이 날씨와 계절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은 ‘철인중대 선발경기’가 펼쳐지는 날로, 중대별 경쟁과 선발 과정이 고스란히 언론에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경기 종목은 △5km 달리기 △2.5km 해상 고무보트 패들링 △1km 오리발 수영으로 구성됐다. 개인의 능력과 함께 중대별 팀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오전 9시. 경기는 SSU 특수체조로 시작했다. 힘찬 구령과 함께 대열이 일제히 움직였다. 특수체조는 팔과 어깨·허리·허벅지를 집중적으로 단련하는 동작으로 구성돼 있다. 동작은 빠르고 간결했지만 반복될수록 숨이 거칠어졌다. 체조가 끝날 즈음에는 찬 공기 속에도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 

이어 단체 달리기 5㎞가 진행됐다. 심해잠수사들은 군가를 부르며 일정한 속도를 유지했다. 뒤처지는 대원이 보이면 곁으로 붙어 함께 달렸다. 경쟁하는 가운데도 전우를 놓치지 않았다.

 

해상에서 2.5㎞ 고무보트 패들링이 계속됐다. 모터 없이 패들만으로 이동하는 만큼 팔과 어깨에 부담이 컸다. 패들링은 체력과 팀워크를 단련하기 위해 진행되는 종목이다. 개인 기술, 팀원들과의 전략적인 소통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 구령이 따로 필요 없을 만큼 동작은 맞아 떨어졌고 패들이 물을 가르는 소리는 한 박자로 이어졌다. 

경기 마지막 종목은 오리발 수영 1㎞였다. 수중에서는 공기 중보다 체온이 훨씬 빠르게 떨어진다. 고글을 착용하고 물에 뛰어든 대원들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한 채 바다를 가로질렀다. 영법을 수시로 바꿔가며 수준급 수영 실력을 뽐냈다.

배대평 하사는 “SSU는 국민과 전우를 지킬 수 있는 곳이라면 대한의 추위에서도 바다에 뛰어들어 주어진 임무를 완벽히 수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특수체조로 선발경기의 문을 열고 있다.
특수체조로 선발경기의 문을 열고 있다.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열을 맞춰 달리고 있다.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열을 맞춰 달리고 있다. 

 

팀워크를 뽐내며 고무보트 패들링을 하고 있다. 
팀워크를 뽐내며 고무보트 패들링을 하고 있다. 

 

오리발 수영을 위해 힘차게 입수하고 있다.
오리발 수영을 위해 힘차게 입수하고 있다.



공개된 경쟁, 실전 대비의 또 다른 방식

SSU는 2022년부터 혹한기 내한훈련 기간 철인중대 선발경기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는 경쟁 과정을 외부에 공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경쟁 방식의 훈련과 이를 공개하는 것은 승부욕이 강한 심해잠수사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도 있지만, 오히려 집중도를 끌어올리는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기록과 순위가 갈릴 때마다 심해잠수사들의 표정이 달라졌다.

엄노날드 아담스(소령) 해난구조전대 2작전대장은 “실전과 같은 혹한기 훈련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할 수 있도록 최고도의 구조작전태세를 완비하겠다”고 전했다.

박영남(중령) 해군특수전전단 구조작전대대장은 “심해잠수사들은 혹한기 작전 환경에서도 즉각 투입 가능한 체력과 정신력,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며 “대한의 추위를 이겨내는 훈련을 통해 바다에서 국민의 생명과 전우의 안전을 지킬 준비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한의 바다는 이름처럼 차가웠다. 그러나 훈련의 이유는 분명했다. 가장 추운 시기를 견뎌야 가장 위급한 순간에 흔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해난구조전대(SSU) 심해잠수사(구조대원)는?

해난구조전대 심해잠수사들은 해상 인명구조와 침몰선 인양, 조난 수상함·잠수함 구조 등 국가적 해양 재난 현장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특수부대다. 서해 페리호 침몰 사고, 천안함 구조작전, 세월호 탐색·구조, 독도 소방헬기 인양작전 등 주요 재난 현장마다 이들의 이름이 있었다.


< 저작권자 ⓒ 국방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0 댓글

오늘의 뉴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