닦고 조이고 점검하고 … 최선의 정비력 보였다 최강의 전투력 갖췄다

입력 2025. 07. 16   16:49
업데이트 2025. 07. 16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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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군수사 민·군 합동 전투장비 정비지원’ 현장에 가다

육군30기갑여단 K1A2 전차 등 정비 
방산업체 전문가·군 정비요원 힘 모아
야전 정비 역량 향상·장비 신뢰도 확보
전문성·실전성 결합해 전투력 회복

전투장비 정비는 곧 전투력이다. 정비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운용할 수 없는 전투장비는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그 정비를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이는 당연히 장비를 만든 방산업체 관계자일 것이다. 육군군수사령부(군수사)가 방산업체와 함께 부대를 찾아가는 ‘민·군 합동 전투장비 정비지원’을 운영하는 이유다. 방산업체 관계자의 전문성과 야전의 실전성을 결합, 전투력 회복을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이뤄가는 현장을 찾아갔다. 글=박상원/사진=이경원 기자 

궤도에 들어간 이물질을 벗기는 모습.
궤도에 들어간 이물질을 벗기는 모습.

 


궂은비 속 정비지원…야전 현장을 지키다

16일 오전 육군30기갑여단 팬텀대대 주둔지. 소나기가 땅을 적시는 가운데, K1A2 전차 한 대가 조심스럽게 진입했다. 수십 톤의 육중한 덩치를 자랑하는 전차가 숨을 고르듯 멈춰 선 순간, 군과 민간의 손길이 동시에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전투장비가 최고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민·군 합동 정비지원팀’이다. 이날은 군수사 및 야전 군수부대 정비팀, 현대로템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정비지원팀이 대대의 전차 정비에 나섰다.

이날 정비는 K1A2 전차 중심으로 진행됐다. 120㎜ 활강포, 디지털 사격통제체계, GPS 기반 항법장비를 탑재한 K1A2 전차는 육군 기갑전력의 핵심 장비인 만큼 정비에도 고도의 전문성과 섬세함이 요구된다. 올해 민·군 합동 정비지원 대상에 K1A2 전차가 새롭게 포함되면서 부대 장병들의 기대도 높았다.

임태정 현대로템 책임매니저는 “전장에서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려면 정기적이고 세밀한 정비가 필요하다”며 “K1A2 전차에는 디지털 장비와 전자 계통이 복합적으로 구성된 만큼, 운용 중 발생할 수 있는 이상 징후를 사전에 확인하고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운용 환경과 유사한 야외 정비는 실사용자의 의견을 직접 들을 수 있어 생산업체 입장에서도 매우 의미 있는 기회”라고 덧붙였다.

 

 

현수 장치를 세밀하게 점검하고 있다.
현수 장치를 세밀하게 점검하고 있다.

 

육군군수사령부가 16일 30기갑여단 팬텀대대에서 진행한 민·군 합동 전투장비 정비지원에서 정비지원팀 관계자와 부대원들이 K1A2 전차의 엔진모니터 장치를 점검하고 있다.
육군군수사령부가 16일 30기갑여단 팬텀대대에서 진행한 민·군 합동 전투장비 정비지원에서 정비지원팀 관계자와 부대원들이 K1A2 전차의 엔진모니터 장치를 점검하고 있다.

 

포와 포탑의 안정화 장치를 확인하는 모습.
포와 포탑의 안정화 장치를 확인하는 모습.



전차 정비 베테랑, 장비 곳곳을 살피다 

“비가 오면 내부 수분 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합니다.”

본격적인 정비가 시작되자, 조상기 현대로템 책임매니저는 해치를 열며 말했다. 33년간 전차 정비를 해 온 그는 자타공인 정비 베테랑이다. 조 책임매니저는 전차 곳곳을 세심하게 살피며 결함 유무를 점검했다. 이날 정비지원팀은 △동력장치 △변속기 △전기장치 △유압장치 △현수장치(궤도) △포 및 포탑 안정화 장치 등 6개 핵심 분야를 집중 점검했다.

전차 상부 해치를 연 뒤 전자장비의 배선 상태부터 꼼꼼히 확인했고, 하부에서는 서스펜션 유격 등을 정밀하게 측정하며 군 정비요원과 민간 전문가가 의견을 나눴다. 원활한 기동을 위해 현수장치의 윤활 상태도 점검하면서 전차 운용에 필요한 실질적인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은 단순한 정비를 넘어 다양한 상황을 가정한 가운데 종합적인 점검을 이어갔다. 기동 중 발생할 수 있는 유압 계통 이상, 장거리 이동 후 나타날 수 있는 센서 오류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전반적인 상태를 확인했다. 이후 엔진실 상판을 제거한 뒤, 엔진 모니터 장치를 최종 점검하며 이날의 정비를 마무리했다.


현장 정비, 전투 신뢰도를 높이다 

정비에 참여한 현대로템 정비요원 중 다수는 군 복무 경험이 있어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장병들에게 실질적인 팁과 조언을 전했다. 유현준(상사) 팬텀대대 전차장비부사관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부분을 민간 전문가들이 구체적으로 설명해 줘 큰 도움이 됐다”며 “민·군 협업은 야전 정비 역량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전투장비 14종 1200여 대 정비 추진 

군수사는 지난 3월부터 오는 10월까지 8개월간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 주요 방산업체와 함께 민·군 합동 정비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만 해도 K2·K1E1 전차, K9A1 자주포 등 14종, 1200여 대의 전투장비에 대한 정비가 예정돼 있다. 특히 K10 제독차는 해·공군 부대까지 포함해 전군으로 지원을 확대했다.

권헌일(중령) 군수사 궤도장비정비계획장교는 “정비지원은 전투장비의 생명주기를 연장하고, 유사시 신속하게 전개할 수 있는 신뢰도를 확보하는 핵심 조치”라며 “앞으로도 현장 중심의 정비를 통해 전군 가동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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