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전수전

입력 2025. 07. 14   15:35
업데이트 2025. 07. 1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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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 대위 육군53보병사단 기동대대
김대환 대위 육군53보병사단 기동대대

 


산전수전(山戰水戰)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사전적 의미로 ‘산에서도 싸우고 물에서도 싸웠다’는 뜻으로 ‘세상일의 어려운 고비를 다 겪었음’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이다. 전국 각지에서 전우와 함께 불타는 열정으로 고된 훈련을 이겨내며 국가와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군인에게 ‘산전수전’이라는 말은 정말 와닿는 단어다. 이번 유격·전투수영 훈련이 그러했다고 생각하며, 나와 부대원들이 함께했던 이색적인 훈련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리 사단은 지난해부터 ‘작전지역 특성을 고려한 창의적인 교육훈련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유격·전투수영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나는 이미 한 번의 경험이 있었지만 중대원 중 처음 경험하는 병사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지휘관(자)과 참모진은 훈련장인 부산 송정 일대를 수시로 답사하며, 안전성 평가와 안전요원 배치, 완충지대 설정 및 통제 등 다양한 제반 안전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힘썼다. 그리고 우리는 사단 유격훈련의 시작을 알리며 해상훈련장으로 향했다.

최고기온 30도가 훌쩍 넘는 무더위와 뜨거운 백사장에서의 뜀걸음·유격체조는 우리를 지치게 만들기에 충분했고, 설상가상으로 조금만 움직여도 푹푹 빠지는 모래는 우리의 몸을 무디게 만들었다. 또한 당장이라도 뛰어 들어가고 싶은 바다는 그야말로 참기 힘든 유혹이었다. 하지만 그럴 때일수록 간부와 용사들은 서로의 옷과 얼굴에 묻은 모래를 떼어주고, 땀을 닦아주며, 정신력과 끈기로 무장해 하루하루의 극한 상황을 이겨냈다.

이후 해상 훈련이 진행됐다. 더위를 식힐 수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설레고, 달콤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바다에 입수 전 고무보트(IBS)로 진행된 육상훈련으로 이미 체력은 고갈됐고, 입수 후에도 전우들과 함께 고무보트의 노를 젓다 보니 바닷물보다 땀에 옷이 젖을 정도였다. 생존 수영법도 수영 기술은 기본으로 갖춰야 하며, 파도가 몰아치는 상황에서 공포심을 없애고,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다. 이처럼 우리의 훈련은 육상과 해상을 오가며 강한 체력과 정신력, 단결심, 전우애를 느끼는 특별한 경험을 담은 이색훈련이 됐다. 비록 짧은 기간의 해상 훈련 경험이지만 해군(병) 전우들의 용기와 투지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기회가 됐다.

산전수전은 우리 군이 걸어온 길이고, 지금 당장이라도 마주하게 될 다양한 전투와 임무이며, 두려워하지 않는 마음과 자세로 반드시 승리하는 우리 부대의 자신감이자 태도다. 앞으로도 대테러 임무를 수행하는 기동대대원으로서 해안지역 초동조치는 물론 도시지역작전과 건물지역 전투 능력을 극대화함으로써 부산과 울산을 안전하게 지켜나갈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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