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200%까지…관세전쟁 전선 넓히는 트럼프

입력 2025. 07. 09   16:55
업데이트 2025. 07. 0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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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 50% 발언에 선물가 13% 급등
반도체 등 이달 말 조사 종료 후 결정
韓의약품 수출액 5조4500억 원 달해
고율 관세 부과 시 타격 불가피할 듯

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열린 내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하는 모습을 마르코 루비오(왼쪽 셋째) 국무장관이 지켜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열린 내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하는 모습을 마르코 루비오(왼쪽 셋째) 국무장관이 지켜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관세전쟁의 전선을 넓히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한국, 일본 등 14개국에 국가별 상호관세를 적시한 ‘관세 서한’을 보낸 지 하루 만에 구리, 반도체, 의약품 등 품목에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것이다. 의약품 관세로는 200%를 거론하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관련 발언은 백악관에서 주재한 내각회의에서 나왔다. 그는 기자들에게 의약품, 반도체 등에 관한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며 구리 50%, 의약품 200%의 관세율을 제시했다.

그는 의약품과 관련, 최장 1년 반의 유예기간을 준 뒤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관세율과 부과 시점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후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구리 관련 조사를 마쳤으며,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거쳐 7월 말이나 8월 1일 관세가 발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약품과 반도체는 이달 말까지 조사를 마친 후 트럼프 대통령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대미 구리 수출은 미미한 수준이어서 직접적인 타격은 크지 않다. 그러나 구리는 전기차, 군사 장비, 전력망을 비롯해 여러 소비재에 필수인 금속이다. 미국의 관세 부과 시 장기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공급망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은 매년 소비하는 정제 구리의 절반가량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으며, 나머지 수입량 약 100만 톤의 90% 이상은 칠레산, 캐나다산, 페루산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자 미국 구리 선물 가격은 급등했다. 종가는 전날 대비 13% 상승해 하루 상승률 기준으로 198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도체와 의약품은 사정이 다르다. 한국의 주력 수출품이기에 한국이 특히 긴장할 수밖에 없는 품목이다. 반도체와 관련해선 미국의 관세 부과는 예견된 수순이었지만 철강·알루미늄 50%에 이어 구리에도 50%의 품목관세가 책정되면서 반도체에 적용될 관세율에 관심이 쏠린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미국이 한국에서 수입한 의약품 규모는 39억7000만 달러(약 5조4500억 원)에 달해 미국의 관세 부과 시 타격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200%에 달하는 고율 관세는 그 피해를 더욱 키울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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