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사명감으로 오늘의 땀 닦으며…남수단의 희망이 될 내일의 길 닦는다

입력 2025. 07. 03   17:08
업데이트 2025. 07. 03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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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부대 20진, 주특기 훈련 ‘뜨거운 땀방울’

다음 달 출국 앞두고 훈련 한창
굴착기·도저·롤러 등 중장비 총출동
핵심 임무 ‘주보급로 보수’ 능력 다져
배수로 구축 등 침수·무더위 대비도
단순 기술 넘어 생명 지키는 일 
전투부상자처치 훈련 나선 의무대
응급환자 수술 등 국제적 역량 강화
신속한 수송 지원·안전한 먹거리도 심혈

오는 8월 파병을 앞둔 남수단재건지원단(한빛부대) 20진이 공병·의무·경비·작전지원 등 단위대별 주특기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으로 현지 주민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한빛부대 20진의 훈련 현장을 소개한다. 글=이원준/사진=이경원 기자

 

2일 대전 자운대 해외파병종합훈련장에서 한빛부대 20진 공병대 장병들이 중장비를 활용해 주보급로 보수작전 훈련을 하고 있다.
2일 대전 자운대 해외파병종합훈련장에서 한빛부대 20진 공병대 장병들이 중장비를 활용해 주보급로 보수작전 훈련을 하고 있다.

 

 

‘생명의 길’ 끊이지 않도록 공병대 훈련

2일 대전 자운대 해외파병종합훈련장. 아프리카 현지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황량한 현장에 굴착기, 도저, 그레이더, 롤러 등 중장비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곳에선 한빛부대 20진 공병대의 ‘주보급로(MSR·Main Supply Route)’ 보수작전 훈련이 한창이었다.

주보급로 보수작전은 한빛부대의 핵심 임무다. 오랜 내전으로 시름에 잠긴 남수단 주민에게 식량·의료품을 공급하기 위한 ‘생명의 길’이 이 작전을 통해 유지·보수되고 있다. 현재 주보급로는 모두 개통된 상태지만 잦은 폭우로 도로 유실이 반복돼 꾸준한 보수작업이 필요하다.

한낮 기온이 34도까지 치솟은 이날 공병대 장병들은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서 생명의 길과 유사한 비포장도로 개설에 열을 올렸다. 훈련은 도로 일부가 훼손된 상황을 가정, 중장비를 투입해 흙을 덮고 도로를 다지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특히 도저, 그레이더, 롤러가 차례로 기동하며 울퉁불퉁한 노면을 순식간에 매끈하게 만들었다.

현장에서 만난 차재하(소령) 토목팀장은 주특기훈련을 하며 대한민국 국가대표라는 사명감과 하나 된 팀워크를 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각급 부대에서 모인 장병들이 다양한 공법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임무수행 능력을 배양하는 효과도 있다고 부연했다.

차 팀장은 “저를 비롯한 모든 장병이 국위선양에 이바지하겠다는 마음으로 똘똘 뭉쳐 훈련하고 있다. 날씨가 덥지만 남수단 현지는 최고기온이 섭씨 50도에 육박한다고 하니 현지 적응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공병대는 남수단의 열악한 기반시설을 재건하는 임무에 따라 토목기술, 시설물 설치, 야전 장비운용 등을 숙달하고 있다. 특히 침수와 무더위에 대비해 배수로 구축, 긴급 도로복구, 차양대 설치 등을 반복하고 있다.

박형욱(중령) 공병대장은 “남수단은 도로와 시설이 낙후돼 무엇보다 공병 임무가 중요하다”며 “주특기훈련은 단순한 기술 습득을 넘어 생명을 지키고, 현지 주민의 삶을 바꾸는 준비 과정인 만큼 전 장병이 책임감을 갖고 훈련 또 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빛부대 의무대·경비대 장병들이 국군의무학교 의무종합훈련센터 실습장에서 전투부상자처치 훈련을 하고 있다.
한빛부대 의무대·경비대 장병들이 국군의무학교 의무종합훈련센터 실습장에서 전투부상자처치 훈련을 하고 있다.

 

 

국제 기준 ‘전투부상자처치’ 훈련 

비슷한 시간 국군의무학교 의무종합훈련센터에선 한빛부대 20진 의무대가 전투부상자처치(TCCC) 훈련을 하고 있었다. 훈련에는 군의관과 간호장교뿐만 아니라 경비대 장병들도 참여해 함께 호흡을 맞췄다.

의무종합훈련센터 내 실습장은 전투현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모습이었다. 조명·폭음·스모그 효과 등을 활용해 전장을 모사한 공간에서 장병들은 전술적인 행동으로 부상자를 처치했다.

“환자 3명!” “환자 체크!” 전투현장에 투입된 장병들은 가장 먼저 아군 부상자 상태를 확인했다. 더미로 표현된 부상자는 총상, 골절, 절단 등 각양각색의 피해를 본 상황. 이에 장병들은 주변을 엄호·경계한 가운데 출혈을 잡기 위한 응급처치에 나섰다.

이후 부상자를 안전한 장소로 옮긴 뒤 기도 확보, 출혈 제어 등을 실시했다. 응급환자의 경우 현장에서 외과수술이 이뤄졌다. 모두가 힘을 합쳐 부상자를 처치하는 모습에서 반복된 교육훈련으로 다져진 전문성이 엿보였다.

이처럼 의무대는 PKO 임무수행을 앞두고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전투응급처치 역량을 갖추기 위해 모의 전투상황을 기반으로 한 교육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의무대 박정연 대위는 “실제 전장과 유사한 환경에서 훈련하며 응급처치법을 체득하고 있다”며 “한빛부대 20진이 임무 완수 후 안전하게 복귀할 수 있도록 장병들의 건강을 책임지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주특기훈련을 하는 공병대 장병들. 왼쪽부터 차양대 제작, 철골 용접, 배수로 구축, 대형 양수기 운용 모습.
주특기훈련을 하는 공병대 장병들. 왼쪽부터 차양대 제작, 철골 용접, 배수로 구축, 대형 양수기 운용 모습.



11일까지 주특기훈련

다른 단위대도 유엔 PKO 임무수행 능력 향상을 위해 주특기훈련에 심혈을 기울였다.

작전지원대는 남수단 현지의 험지 수송 여건을 고려해 ‘수송 능력 강화’에 훈련 초점을 맞췄다. 장병들은 험로 운전, 장거리 수송, 견인차·구난차량 운전·정비까지 체계적으로 익히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신속한 수송 지원이 가능하도록 준비를 마쳤다. 취사 분야는 급식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대용량 조리, 식재료 보존, 위생안전 교육 등을 하고 있다.

경비대는 부대 방호 및 위기대응 능력 강화를 위해 상황조치훈련과 전투기술훈련을 병행하고 있다. 체력단련과 함께 태권도 교관 과정도 이수 중이다. 남수단 주민을 위한 태권도교실을 내실 있게 준비하기 위한 차원이다.

한빛부대 20진의 주특기훈련은 오는 11일까지 계속된다. 이후 최종점검 및 환송식을 거친 뒤 다음 달 남수단으로 출국해 19진과 바통을 교대할 예정이다.

한빛부대 20진 최보걸(대령) 준비단장은 “각 단위대 주특기훈련을 통해 장병들의 전문성과 임무수행 역량이 극대화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평화유지군으로서 맡은 바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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