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우는 높게 지원은 두텁게

입력 2025. 06. 16   15:39
업데이트 2025. 06. 1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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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윤 대표 한국군사과학포럼
고성윤 대표 한국군사과학포럼

 


호국보훈의 달이 갖는 의미는 나라를 위해 산화한 순국선열의 희생을 기리고, 호국의지를 되새겨 국방의 초석을 단단히 다지는 데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국가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이 자부심과 긍지를 느끼고 품격을 더하도록 예우는 더 높게, 지원은 더 두텁게 하겠다”고 밝혔다.

‘예우를 더 높게 하자’는 대통령의 추념사를 대하며 2016년 2월 3일 향년 88세로 작고한 참군인 박정인 장군을 기리고자 한다. 필자도 ‘백골’ 3보병사단 출신이어서 장군과 각별한 인연이 있다. 임종 전 병실에서 힘찬 ‘백골’ 거수경례로 객을 맞던 장군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함남 신흥군 출신인 박 장군의 파란만장한 전투 행적은 전투상보 등 공식자료로 확인된다. 그는 1950년 10월 말 6보병사단 19연대 작전주임으로 북진작전 중 평북 태평에서 포로로 잡혔다. 압록강변 포로수용소에 갇혀 있던 그는 탈출-재수용-성공적 재탈출로 교전 중인 국군부대에 합류한다.

1953년 6월 8일 중동부전선 고지전에서 그는 7곳에 총탄을 맞아 혼절했지만, 반격부대의 고지 탈환으로 긴급후송돼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그의 경이로운 행적은 백골부대 사단장 재직 시 북한군 도발원점을 초토화해 적의 전투의지를 분쇄한 ‘3·7 완전작전’으로 더욱 빛난다. 1973년 3월 7일 북한군의 사격 도발로 예하 연대에 사상자가 생겼다. 사격 중지 요구를 북한 측이 거부하자 현장지휘관 판단으로 포병연대에 대량 응징 포격을 명했고, 북한군 GP를 완파해 36명을 몰살했다.

‘지원은 더 두텁게 하겠다’는 추념사는 남겨진 가족에 관한 각별한 관심을 담았다. 대통령의 지시로 지난달 해군 해상초계기 추락사고로 순직한 고(故) 박진우 중령, 고 이태훈 소령, 고 윤동규 상사, 고 강신원 상사 유족과 지난해 제주 서귀포시 감귤창고 화재현장에서 순직한 고 임성철 소방장 유족이 현충일 행사에 초청됐다. 대통령은 유족의 손을 잡은 채 위로하고, 어린 자녀를 쓰다듬으며 배우자에게 특별한 위로를 전하기도 했다. 더불어 “참전유공자의 남겨진 배우자가 생활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빈틈없는 보훈의료체계를 구축하고, 군 경력 보상을 현실화해 합당한 예우를 할 것이라는 다짐도 했다.

국가유공자와 수많은 호국영웅, 유족에 대한 국가의 보살핌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이 생존·번영할 수 있었고, 그 정신이 이어져 나라가 건재할 수 있었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군은 건전한 시민정신을 바탕으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 불퇴전의 투혼으로 야전성 회복에 나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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