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 중위 박예은 전역을 명 받았습니다.” 2023년, 오늘의 전역 신고가 마지막 경례라는 생각에 목이 메어 잠시 말을 잇지 못했었다. 어느덧 민간인 신분으로 생활한 지도 2년이 흘렀다. 오랜만에 옷장에서 전투복을 꺼내 입고 동원훈련 장소로 발걸음을 내딛자 그동안 잊고 지냈던 군 생활의 추억이 하나둘 떠오르기 시작했다.
올해부터 전역한 여군도 동원훈련 소집 대상이 되면서 다시는 착용할 일이 없을 줄 알았던 전투복을 입고 훈련에 참가하게 됐다. 즐비하게 늘어선 예비군들이 자신의 명단을 확인하며 입소하는 걸 바라보니 비로소 동원훈련에 왔다는 사실이 와닿았다. 다들 ‘다나까’ 말투를 쓰며 딱딱하게 굳어 있는 모습에 덩달아 긴장했는데, 다행히 훈련조교가 들어와 일정을 안내하며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 줬다. 사회에서 각자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예비군들이 지금만큼은 한마음 한뜻으로 모여 있다는 게 새삼 신기했다.
모든 게 낯설게 느껴지던 것도 잠시, 본격적인 훈련일정에 돌입하자 마음이 결연해졌다. 첫째 날에는 증편식, 안보교육, 핵·화생방 교육을 받았다. 둘째 날에는 개인화기 사격에 이어 주특기 훈련을 했다. 나는 무적태풍부대 정훈홍보대에 편성됐다. 전시 정훈홍보대가 어떤 임무를 수행하는지 교육받고, 전·평시 장병 정신전력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군악·영상이 접목된 뮤지컬형 정신교육을 체험했다. 교육 때 나온 전장 상황 사례들이 실제로 벌어진다고 생각하니 아찔했다.
전시 상황에서 예비군의 역할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이어 보도자료 작성법, 전투촬영, 기동공보차 활용법을 체험하며 전시에 정훈홍보대에 응소해 임무 수행을 한다면 어떤 임무를 맡을 것인지 체득했다.
흔히들 전역하면 자신이 복무했던 지역을 쳐다보지도 않는다고 말한다. 내게 군 생활은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 아닌 잊을 수 없는 추억이자 한층 성장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었다. 2년이라는 군 생활에서 쌓은 경험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기억이고, 그 추억들은 지금도 든든한 삶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태어나 국가에 헌신한다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큰 자부심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예비군을 포함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군 장병, 의미 있는 훈련을 준비해 주신 무적태풍부대 장병 여러분에게 진심 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오늘도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계실 현역·예비역 전우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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