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선배 피 흘린 현장서 전우애 키웠다

입력 2025. 05. 23   15:44
업데이트 2025. 05. 25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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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수기사, 자매결연 미 부대 초청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 교류행사
관포의식·약식제례 엄수…발굴 체험
단순 협력 넘어 진정한 혈맹 되새겨

 

미2사단, 한미연합사단 95화생방중대 장병들이 지난 22일 경기 가평군 외서면 상천리 유해발굴작전 현장을 찾아 자매결연 부대인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 돌진대대 장병들과 발굴작업을 하고 있다. 장병들은 74년 전 한미가 함께 싸운 격전지에서 선배 전우의 흔적을 찾으며 끈끈한 전우애를 다졌다. 양동욱 기자
미2사단, 한미연합사단 95화생방중대 장병들이 지난 22일 경기 가평군 외서면 상천리 유해발굴작전 현장을 찾아 자매결연 부대인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 돌진대대 장병들과 발굴작업을 하고 있다. 장병들은 74년 전 한미가 함께 싸운 격전지에서 선배 전우의 흔적을 찾으며 끈끈한 전우애를 다졌다. 양동욱 기자



74년 전 선배 전우가 피 흘린 전투현장에서 한미 장병들이 함께 전사자 유해를 발굴하고 전우애를 나누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육군수도기계화보병사단 돌진대대는 지난 22일 경기 가평군 상천리 6·25전쟁 전사자 유해발굴작전 현장에 미2사단/한미연합사단 95화생방중대를 초청해 유해발굴 의미를 설명하고 발굴작업을 함께 해보는 교류행사를 열었다. 

자매결연 관계인 두 부대는 지난 3월 ‘자유의 방패(FS)’ 연습 기간 대량살상무기대응(CWMD) 훈련을 함께하며 연합 전투준비태세를 공고히 했다. 이번 교류행사도 신뢰와 협력 관계를 더 돈독히 하기 위해 마련했다.

유해발굴이 이뤄지고 있는 상천리 일대는 1951년 5월 국군2·6사단과 미 7·24사단이 중공군에 맞서 싸운 ‘가평·화천 진격작전’의 무대 중 하나다. 당시 한미 장병들은 약속된 시간에 일제 공격을 개시, 북한강을 넘어 북쪽으로 진출하는 데 성공했고, 포위망 내 적군을 격멸하는 성과를 거뒀다.

돌진대대는 상천리 내 340고지를 중심으로 유해발굴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이곳에선 2010년 유해 4구가 수습됐으며 3구는 국군, 1구는 미군으로 분석됐다. 한미가 함께 혈투를 벌인 역사적 장소라는 방증이다.

이날 이른 아침부터 유해발굴 현장을 찾은 95화생방중대 장병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돌진대대는 이들에게 유해발굴 절차를 소개하고, 한미가 함께 싸운 전사(戰史)와 발굴한 유품을 자세히 설명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유해를 담은 오동나무관을 태극기로 감싸는 ‘관포 의식’과 유해 봉송 전 고인의 명복을 기원하는 ‘약식제례’를 미군 장병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엄수했다.

다음으로 한미 장병들은 함께 삽을 들고 유해발굴을 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일렬로 선 장병들은 신호에 맞춰 조심스럽게 땅을 파기 시작했다. 340고지는 산세가 험하고 바위가 많아 발굴에 어려움이 많은 편이지만 선배 전우의 흔적을 찾으려는 장병들의 열정은 가로막을 수 없었다.

마침 대열 중앙에서 탄환으로 추정되는 유품이 발굴돼 이목을 끌었다. 유품을 찾은 주인공은 95화생방중대 제시 가르자 상병. 그는 “평소 유해발굴을 해볼 기회가 없었는데 한국 장병들 초대로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뜻깊었다”며 “과거부터 이어온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군 장병들은 유해발굴 체험을 마친 뒤 돌진대대 주둔지로 이동해 함께 점심을 먹으며 교류 시간을 보냈다.

심수민(중령) 돌진대대장은 “한미는 함께 싸운 역사를 공유하고 있으며, 그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미동맹이 단순한 협력관계가 아니라 진정한 전우임을 되새길 수 있는 자리였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교류 기회를 지속해서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이원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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