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의 귀환?…독수리 군단이 술렁인다

입력 2024. 02. 20   16:33
업데이트 2024. 02. 20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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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12년 만에 친정 복귀 급물살
비시즌 땐 마음 맞는 후배들과 함께 훈련 
지난 달에도 오키나와에 개인캠프 차려
구단, MLB 사무국에 신분 조회 요청
이글스 팬들 염원 현실화 카운트다운

지난해 10월 2023시즌을 마친 류현진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환하게 웃으며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2023시즌을 마친 류현진이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환하게 웃으며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 이글스 팬들의 염원이 현실로 이뤄질 것인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7)이 한화 유니폼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2월 20일 오후 1시 현재 구단의 공식 발표는 없지만 한화 구단이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에 류현진의 신분 조회를 요청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류현진의 한화행은 오피셜만 없을 뿐 기정사실로 굳어진 분위기다.

류현진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4년 계약을 마무리 짓고, FA 시장에 나왔지만 메이저리그(MLB) 스프링캠프가 시작된 이후 이렇다 할 만한 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실제 오퍼가 없었던 게 아니다. 김하성과 고우석이 뛰고 있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류현진 영입에 뛰어들었다가 계약까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메이저리그 FA 시장은 새 팀을 찾지 못한 거물급 선수들이 많이 남아 있다. 스캇 보라스의 고객인 블레이크 스넬과 조던 몽고메리, 코디 벨린저, J.D. 마르티네즈 등 몸값 비싼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곧 메이저리그 시범경기가 시작되는데도 선수들 계약 소식이 들리지 않았고, 이런 현실이 류현진에게 답답함을 안겨줬을 것이다.

류현진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시장에 나오면서 다년이 아닌 1년 계약을 원했다. 그가 1년으로 못 박은 건 친정팀 한화로 돌아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1년 전 미국 플로리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스프링캠프지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 한화에 복귀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 바 있었다. 당시 류현진은 “한화에 복귀하고 싶다”면서 “그 시기가 내년이 될지, 내후년이 될지는 모르지만 건강한 팔로 좋은 공을 던질 수 있을 때 한화로 돌아가 후배들과 함께 뛰었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밝혔다.

류현진은 35세의 나이인 2022년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이후 피나는 재활 훈련 끝에 2023년 8월 복귀전을 치렀고, 지난해 11차례 선발 등판해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자신감을 안고 시즌을 마친 류현진은 비시즌 동안 훈련을 쉬지 않은 덕분에 더욱 건강한 팔 상태를 만들었다. 그래서 류현진의 지인 중에는 그 팔로 메이저리그에서 1년을 더 던진 후 좋은 성적을 안고 한국으로 복귀하길 바라는 마음에 이번 한화행을 반대했다는 후문이다.

2013년 LA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은 2020년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해 2023시즌까지 통산 186경기(185선발) 78승 48패 평균자책점 3.27의 성적을 거뒀다. 2019년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2로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기도 했고, 그 해 올스타전 선발 투수의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2019년 류현진이 클리블랜드 홈구장에서 펼쳐지는 올스타전에 출전했을 때 현장 취재를 간 적이 있었다.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올스타 사령탑인 LA 다저스 로버츠 감독과 아메리칸리그 올스타 지휘봉을 잡은 알렉스 코라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 그리고 아메리칸리그 선발 투수인 저스틴 벌랜더와 나란히 앉아 미디어를 상대로 기자회견을 가졌다. 한국 선수인 류현진이 ‘별들의 축제’인 올스타전에서 선발 투수로 벌랜더와 선발 맞대결을 펼치는 상황이 신기하고 여간 자랑스러운 게 아니었다. 그리고 그 해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위에 올랐다.

2020년 토론토 이적 첫 시즌, 코로나19로 단축 시즌으로 열렸지만 12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을 기록했고,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투표 3위에 오르기도 했다. 2년 연속 사이영상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리며 메이저리그에서도 최정상급 선발 투수로 군림했다.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껴보지 못하고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무리했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MLB에서 이룰 수 있는 대부분의 커리어를 달성했기 때문에 미련은 크게 남지 않았을 것이다.

류현진의 한화 이글스 시절 투구 모습. 연합뉴스
류현진의 한화 이글스 시절 투구 모습. 연합뉴스


류현진은 비시즌 때마다 한화 후배들과 함께 훈련했다. 코로나19 때는 제주도에서 훈련하다 지난 1월에는 오키나와에서 후배들과 개인 캠프를 차려 2주가량 훈련을 이어갔다.

류현진은 어느 때보다 이번 훈련에 깊은 여운을 느꼈다고 한다. 특히 후배들이 오키나와에서 돌아온 다음 한화의 스프링캠프를 위해 호주로 떠났을 때 큰 허전함을 느끼고 후배들과 함께 훈련하는 걸 그리워했다는 말도 들린다.

류현진의 한 측근은 “류현진이 이전과 달리 오키나와 훈련을 마치고 후배들과 떨어져 혼자 훈련하는 걸 힘들어했다”면서 “오랜 미국 생활에 지친 것도 있고, 남은 야구 인생을 한화 후배들과 재미있게 야구하면서 후배들을 돕고 싶어 하는 눈치였다”고 귀띔했다.
한화 구단이 공식 발표를 하면 류현진은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된다. 거액의 몸값을 받고 돌아오는 것만큼 유니폼의 무게가 존재할 것이다. 그리고 그 유니폼이 전하는 행복도 있을 것이다. 친정팀으로 돌아오는 류현진에게 “그동안 고생 많았다”는 따뜻한 인사를 전하고 싶다. 

필자 이영미는 인터뷰 전문 칼럼니스트다. 추신수, 류현진의 MLB일기 등 주로 치열하고 냉정한 스포츠 세상, 그 속의 사람 사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필자 이영미는 인터뷰 전문 칼럼니스트다. 추신수, 류현진의 MLB일기 등 주로 치열하고 냉정한 스포츠 세상, 그 속의 사람 사는 이야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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