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현 천연지대군 교수실에서] 민주적 리더십을 통한 정예부대 육성

입력 2021. 04. 12   17:08
업데이트 2021. 04. 12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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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정 현 국립인천대학교 교수
조 정 현 국립인천대학교 교수

올 초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아직 그 기세가 멈추지 않고 있는 코로나19 때문에 모든 국민이 매우 힘들고 피곤한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 군은 국토 방위에 만전을 다하기 위해 방역과 개인 건강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면서 간부들이 앞장서서 모범을 보임으로써 엄정한 군기 확립과 사기 앙양을 위해 올바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최근 전 세계는 IT 기술이 급속히 발전함에 따라 교통·통신·방송 등 우리 생활과 밀접히 연계된 모든 분야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TV·휴대전화의 영향으로 사람들의 의식까지 크게 바뀌고 있다.

수직적 관료주의 집단의 상징인 군대도 이 같은 사회적 변화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신세대 장병들은 사회에서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사고방식에 길들여졌다. 상관의 합법적인 지시라 할지라도 일방적이고 강압적으로 복종을 강요한다면 어쩔 수 없이 따르는 척은 하겠지만, 동기부여가 되지 않기 때문에 헌신성과 자발성은 기대하기 어렵다.

최근 들어 리더십의 정의도 리더 중심의 일방적인 개념에서 리더와 부하 간 상호관계를 더 중요하게 보는 개념으로 바뀌었다. 과거에는 리더십을 “리더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집단의 구성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과정”이라고 했지만, 지금은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리더와 구성원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동기화시키는 상호적·교환적·변환적인 과정”으로 정립됐다. 부하들의 입장을 중요하게 고려하는 민주적인 개념으로 변화한 것이다.

리더십 연구자들은 부하들에게 눈짓만 해도 무슨 뜻인지 금방 알아챌 수 있을 만큼 팀워크가 잘 갖춰지고 리더-부하 관계가 양호한 집단은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신속하고 완벽하게 임무를 완수한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따라서 부하들과 관계를 좋게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조직에서는 부하들이 리더를 진정으로 신뢰하고 존경하게 된다. 원래 리더십은 부하들을 의도하는 방향으로 강제로 움직이게 하는 ‘권력’의 개념에 앞서서 그들이 자발적으로 따라오도록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고 분명한 비전을 제시한다는 의미가 더 많이 내포돼 있다.

따라서 민주적 리더십이란 먼저 모범을 보이고 설득해 동기부여가 되도록 해야 하며 불확실하고 위험한 상황에서도 부하들이 공포나 불안을 느끼지 않고 스스로 자신감을 갖도록 방향을 제시하고 안내할 수 있어야 한다. 리더는 도덕적으로 용감할 뿐만 아니라 솔직하고 정직한 자세를 갖춰야 부하들의 신뢰와 존경을 받을 수 있으며 자발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려는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특히 리더십 연구자들은 리더-부하 관계가 양호한 집단은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부하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개인적인 사항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 인간적이고 자상한 배려(consideration)를 해야 한다.

영화 ‘울지 마 톤즈’에 나오는 고(故) 이태석 신부처럼 따뜻한 정과 사랑을 베푸는 서번트 리더십을 발휘할 때 리더는 부하들의 가슴에서 우러나는 존경과 사랑을 받게 되며 강한 결속력을 얻게 된다.

그런 조직은 어떠한 악조건에서도 리더를 중심으로 굳게 뭉쳐 부여된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 리더십은 참을성 있고 어려운 과정이며 오직 사명감이 있고 헌신적인 자만이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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