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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삼 한주를열며] 질병과의 전쟁, 신속한 대처가 생명

기사입력 2020. 02. 14   16:07 입력 2020. 02. 16   11: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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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영삼 경성대 중국학과 교수·한국한자연구소 소장


(그림1)

(그림2)

(그림3)

(그림4)

(그림5)

전쟁이다. 설 연휴 즈음 본격화한 중국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벌써 80여 도시가 폐쇄돼 그 기능을 상실했고, 도시 간은 물론 국가 간 이동도 통제되고 있다.

인류가 멸망할 삼대 적의 하나로 ‘병균’을 지목했던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주장을 실감하는 순간이다. 흑사병이나 스페인 독감, 사스, 에볼라 등 전염병은 그 자체로 무서운 존재다.

병(病)이 무엇이던가? 한자는 뜻글자라 그 속에 의미를 담고 있다. 그래서 자세히 살피면 해당 개념의 구체적 정보까지 잘 알 수 있다.

병(病) 앞에 질(疾)이 붙으면 질병(疾病)이, 전염이 붙으면 전염병(傳染病)이, 역(疫)이 붙으면 역병(疫病)이 된다. 또 온역(瘟疫)이라는 말도 있다.

질(疾)은 갑골문에서 ⑴로 그려, 땀이나 피를 흘리는 사람이 침상에 누운 모습을 했다. 때로는 ⑵로 그려, 사람 옆구리에 화살(矢)이 꽂힌 모습을 그렸다. 이후 여러 과정을 거쳐 지금의 질(疾)이 됐다. 그래서 질(疾)은 화살을 맞은 부상병이 침상 위에서 치료받는 모습이 그 어원이다.

전쟁에서 입은 상처가 고대사회에서 ‘병’의 대표임을 반영했다. 상처를 입으면 ‘재빨리’ 치료해야 한다. 늦으면 생명까지 잃고 만다. 그래서 질(疾)에 질주(疾走)에서처럼 ‘빠르다’는 뜻도 생겼다. 


병(病)은 ‘병’을 뜻하는 녁(그림3)과 소리부인 병(丙)으로 구성됐다. 병(丙)의 어원은 분명하지 않으나, 옮길 수 있는 어떤 기구를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병(病)에 담긴 메시지는 ‘이동’ 즉 전염이다. 빠른 이동과 전염으로 상징되는 질병(疾病), 그래서 이는 퍼지기 전에 빨리 막는 것이 최선이다.

역병(疫病)은 전염병을 말한다. 역(疫) 자를 구성하는 수(그림4)는 살상무기로 쓰던 쇠몽둥이를 말해, 그것이 쇠몽둥이로 내쳐(그림4) 몰아내야 하는 ‘질병’임을 그렸다. 역병(疫病)은 달리 온역(瘟疫)이라고도 하는데, 온(瘟)을 구성하는 온(그림5)은 온(溫)의 원래 글자로 온천(溫泉)에서처럼 ‘따뜻하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온역(瘟疫)은 ‘열을 수반하는’ 질병임을 말해준다. 


역병(疫病)의 어원에서 보듯 전염병은 ‘막아 몰아내야 하는 병’이다. 모두가 힘을 모아 선제적으로 재빨리 막아야 하는 대상이다. 그것은 너무나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또 치명적이기에, 늦거나 한 번 뚫리면 방법이 없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유일한 힘은 협력이다. 협력하려면 관련 정보가 공개되어야 하고 모든 것이 투명해야 한다. 신속한 조치, 투명한 정보, 협력에 의한 퇴치가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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