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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북한 안보정세] 신년사서 ‘비핵화’ 첫 언급… 경제건설 최우선으로

기사입력 2019. 01. 09   15:18 최종수정 2019. 01. 17   13:22

국방일보-KIDA 공동기획, 새해 안보정세 전망과 국방정책 과제

김정은 신년사 경제 37회·평화 25회 언급… 위협적 언사 없이 “핵 제조 중단”
산업에선 전력·금속 등 중요성 강조, 군사 부문 투자는 지속할 듯


지난 4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 관철을 다짐하는 평양시 군중대회를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사회주의 강국 대신 ‘사회주의 건설’ 대체

2019년 신년사는 인민복 대신 양복을 입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의해 집무실에서 낭독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모방한 듯한 신년사 발표로 북한은 자신들이 정상국가를 지향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우방국과 국제사회에 던진 것이다.

신년사를 읽는 방법 중 하나는 각 부문의 정책방향을 암시하는 중요한 키워드들의 부침을 파악하는 것이다.


북한의 공식 문건에는 형식적이거나 비현실적인 주장도 많이 포함돼 있어, 강조점 변화 양상을 간단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처리가 필요하다. 예컨대 경제건설 노선과 대외관계 개선이 강조된 올해 신년사에서는 경제와 평화가 각각 37회, 25회나 언급됐다.

우선, 정치 부문에서는 경제·핵 병진노선을 경제집중 노선이 대체하고, 그에 따라 국정운영의 목표도 사회주의 강국 대신 사회주의 건설로 대체됐다는 점이 주목된다.


2019년 신년사에서 병진노선은 1회 언급되는 데 그쳤으나, 경제집중 노선을 의미하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이라는 언급이 등장했다. 지난해 4월 전원회의의 경제집중 노선 채택 결정을 반영한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사회주의 강국의 키워드를 사회주의 건설이라는 언급이 대체했다. 2018년에는 이념적 통제의 필요성을 시사하는 사회주의 강국이라는 언급이 신년사에 9회나 등장했으나, 2019년도에는 사회주의 강국 언급은 1회로 감소했다.


그 대신 경제건설의 의미를 갖는 사회주의 건설이 9회로 증가했는데, 신년사에서는 “자력갱생의 기치 높이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진격로를 열어나가자!”는 구호를 통해서도 사회주의 건설을 강조했다.

다음으로, 군사 부문에서는 국방력의 필요성이 여전히 강조되고 있다.


국방력과 방위력이라는 언급이 2018년 1회에 그쳤다면, 올해에는 4회나 등장한다. 다만, 2019년 신년사의 군사 부문 내용은 군과 군수공업 부문이 경제건설을 지원해야 함을 강조했다. 지난해에 군수공업 부문이 농기구와 건설기계를 생산함으로써 경제건설을 지원했다는 점을 치하하고, 올해에도 경제건설을 적극 지원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정리하면, 북한은 군의 경제건설 지원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지속적인 군사력 투자를 정당화하고, 무기개발도 계속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 자립화 노력이 필요한 상황

또한, 경제 부문에서는 대북제재하의 조건을 감안해 자립경제의 키워드가 강조됐다. 자력갱생은 지난해와 유사한 3회 수준으로 언급됐으나, 자립경제는 2018년 2회에서 2019년 7회로 매우 높아진 수준을 보였다.


이것은 북한이 대북제재로 인해 부득이 경제의 자립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상황임을 함의한다. 원자재나 기재를 도입할 외화가 부족하기 때문에 부득불 국산 생산재로 수입품을 대체해야 하는 것이다.


전반적인 산업정책도 2018년과 같이 중공업 위주의 기조를 보였다. 대북제재가 뚜렷이 강화된 2017년 이후 계속되는 현상이다.


전력·금속·기계·석탄 등 중공업 부문들에 대한 언급이 지난해 29회, 올해 32회로 인민생활과 경공업에 대한 10회의 언급보다 3배가량 됐다. 신년사의 내용상 전력문제가 지난해처럼 가장 먼저 언급됐으며, 이와 관련해 원자력 발전의 필요성도 재확인됐다.


석탄공업이 그다음에 언급되어 지난해보다 더욱 중요하게 다뤄졌는데, 석탄 부문을 자립경제의 생명선으로 묘사했다. 덧붙여, 경제부문의 올해 과제를 언급하는 대목에서 경제관리방법 문제가 가장 먼저 언급된 것도 특이하다. 북한이 기존의 일부 시범적 개혁조치를 확대해 갈 가능성도 있다고 하겠다.

한편, 남북관계 부문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강조되고 있다. “북남” 혹은 “북과 남”이라는 언급이 예년과 같은 수준인 24회 제시됐는데, 지난해와 거의 같은 수준으로 남북관계를 중시할 것임을 보여준다.


신년사에서는 남북 기본합의서의 적대관계 해소 조치를 한반도 전역으로 넓히고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며 미 측 전략무기의 전개를 중단할 것과 더불어,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도 조건과 대가 없이 재개하자는 요구가 담겼다. 이러한 요구에는 연례적인 요구도 포함돼 있어 선별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 위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2019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완전한 비핵화로 나아가려는 의지”

핵 문제 부문에서 특이한 것은 북한이 핵 부문에 대한 위협적 언사를 회피하고 8년 만에 비핵화를 신년사에서 처음 언급했다는 것이다.


핵에 대한 언급은 3회에 그쳤는데, 모두 핵 개발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비핵화, 핵무기 제조 중단 등을 제시하는 문장에서 쓰인 경우로 핵에 대한 북한의 태도가 방향 전환됐음을 시사했다. 즉, 핵단추 등 위협적인 언사를 찾아볼 수 없었다.


나아가 올해에는 김정은 시기의 신년사 중에서는 비핵화가 처음으로 언급됐는데, 김 위원장이 “조선반도에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완전한 비핵화에로 나아가려는 것은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불변한 입장이며 나의 확고한 의지”라고 언급한 것이다.


앞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로 핵무기 생산 중단을 암시했으나, 핵무기 생산 중단을 분명하게 신년사에서 언급한 것도 특이하다. 물론, 신년사에서 북한이 핵탄두와 미사일의 해체 등 과거 핵의 폐기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를 제시하지 않은 것은 아쉬운 일이다. 그런데도 북한은 전략적 목표인 경제발전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제재 해제를 필수적으로 얻어내야 하므로, 북·미 합의에 도달하기 위해 추가적인 절충안이나 양보를 제시해 나갈 것으로도 전망해볼 수 있다.

2019년 신년사를 통해 향후 올해 북한의 행보도 개략적으로나마 가늠된다. 올해 신년사에 나타난 북한은 경제건설을 최우선시해야 하나 경제건설 방법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그에 따라 남북관계 개선을 넘어 제재해제를 위해 비핵화와 북·미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비핵화 협상이 지연될 경우, 북한은 시간이 감에 따라 제재로 인한 경제건설의 한계를 절감할 수밖에 없다. 결국, 북한은 비핵화 협상의 타결을 위해 추가적인 타협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북한은 경제건설에 무게를 두고 있는 만큼 남북한 간의 긴장을 조성하기는 어렵지만, 평화를 위해서도 군사력이 필요하다면서 군사 부문에 대한 투자는 지속할 전망이다. 북한의 변화에 대한 과도한 해석은 조심해야 한다.

글=이중구 선임연구원

    < 한국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 >


※시리즈 내용은 한국국방연구원에서 발행한 『2019 국방정책 환경 전망 및 과제』 책자와 홈페이지(www.kida.re.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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