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문명시대, 가장 중요해진 AI 국방

입력 2025. 07. 11   16:12
업데이트 2025. 07. 13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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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부 교수



처음으로 국방일보의 칼럼을 맡았다. 글을 쓰려는데 태극기가 떠오르고 애국가가 귓가에 맴돌고 뭔가 신성한 일을 하는 느낌이 온다. 그 신성한 마음으로 평생을 다하는 분들이 우리 국군일 것이다. 깊은 감사의 마음을 담아 칼럼을 시작한다.

요즘 내 별명은 ‘인공지능(AI) 전도사’다. 말 그대로 AI가 얼마나 큰 문명적 변화를 만들어내는지, 산업에 어떤 혁명을 일으키고 있는지, 그래서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열심히 전파하고 계몽하는 일에 밤낮없이 매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AI와 국방은 어떤 관계이고,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최근 지구 곳곳에서 전쟁의 포성이 번지고 있다. 2년이 넘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아직 끝날 줄을 모르고 세계의 화약고 중동지역에서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란과의 전쟁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인도·파키스탄 간 대규모 공중전까지 일어나면서 전 지구적인 전쟁 공포가 확대 중이다. 이 정도라면 중국과 대만의 전쟁, 북한의 남침도 충분히 가정해 볼 수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를 막아낼 충분한 전쟁억지력 확보가 절실한데 그 중심에 AI가 있다.

러·우 전쟁은 강대국 러시아가 금방 끝낼 줄 알았지만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만만치 않다. 그 이면에는 미국의 AI 기술 지원이 있다. 미 국방 분야 AI를 선도하는 대표기업이 바로 팔란티어다. 빅데이터 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이 기업은 미 정보부 요청을 받아 데이터분석을 통해 빈 라덴 위치를 정확히 찾아낸 기업으로 유명하다.

이후 미 국방부와 정보부의 안보 관련 프로젝트를 대규모로 수주했고, 이를 바탕으로 ‘고담’이라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AI 기반의 전략 전술을 제공하는 세계 최강의 AI 국방 플랫폼으로 완성했다. 특히 러·우 전쟁 초반 50%의 작전 성공률에 불과했던 우크라이나의 드론 운용 책임을 맡자 AI를 적극 활용하면서 성공률을 80%까지 끌어올린 실적은 이미 유명하다. 이뿐만 아니라 위성사진 판독,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좌표 분석, 통신데이터 분석 등 거의 모든 데이터를 취합하고 AI를 적용해 적의 주요 기지와 시설물을 파악하고, 이를 무기체계와 연동해 실시간으로 파괴하는 역량은 독보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국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이토록 오래 버틸 수 있는 것도 AI의 강력한 전투력 덕분이었다. 최근 중국은 캄보디아와의 합동훈련에 기관총을 부착한 로봇전투견을 투입해 수색 업무를 수행하는 모습을 선보였는데 이미 많은 숫자의 AI로봇이 실전 배치된 것으로 추정된다. 러·우 전쟁에서도 드론에 이어 지상의 전투로봇이 AI를 탑재하고 임무수행하는 장면이 이미 많이 포착되고 있다.

AI를 전쟁에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서명운동이 2021년 세계적으로 진행된 적이 있다. 세계적 석학과 기업인들이 그 취지에 동의한다며 대거 참여하기도 했다. 그래서 AI 기반의 무기 개발은 어려울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그 모든 합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없던 일이 돼버렸다.

전쟁의 억지력이 사라지면 인류는 전쟁을 일으키는 종족이다. 전쟁을 막는 건 생존의 문제다. 역사가 증명하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금은 그 억지력의 중심에 AI가 있다. 그 어느 때보다 국방에 AI 기술 도입이 시급하다는 뜻이다. 군 AI 인재를 양성하고 군 업무에 AI 사용을 확대하며 첨단 AI 기술을 적용해 무기체계를 혁신하는 일에 발 빠르게 투자해야 한다. 많은 노력과 자원이 투입되는 일이다. 그래도 국가의 생존만큼 중요한 일은 없다. 군의 AI 무장을 위한 종합적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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