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작전 히든 히어로즈 ④ 공군검찰단 마약범죄수사센터
전군 최초 전담 수사기관 설치
계룡 본원 이어 진주 분원 개소
군검사 1명·수사관 2명 각각 배치
전국 단위 마약범죄 대응체계 구축
택배 등 반입 경로 집중 점검하고
예방교육부터 수사기관 공조까지
장병 보호·전투력 유지 지속 강화
최근 마약류 범죄가 증가하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특히 SNS와 택배 등 비대면 수단을 통한 유입 경로가 늘어나면서 국가안보를 수호하는 군 장병들의 접근성이 높아져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군에 마약이 유입될 경우 기강 해이뿐만 아니라 군사대비태세 약화라는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공군이 전군 최초로 마약범죄수사센터를 설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글=송시연/사진=양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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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경남 진주시에 있는 공군검찰단 5보통검찰부에 마약범죄수사센터 분원이 개소했다. 올해 2월 충남 계룡대 1보통검찰부에 문을 연 본원에 이은 것으로, 공군은 계룡과 진주에 마약범죄수사센터를 설치하면서 전국 단위의 마약범죄 대응체계를 갖추게 됐다.
센터는 공군이 최근 사회 전반에서 증가하고 있는 마약류 범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개소했다. 군이 마약범죄 전담 수사기관을 설치한 건 공군이 처음이다.
군 내부에 마약이 유입되면 그 파급력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공군은 전투기를 비롯한 항공기 조종·정비, 첨단무기체계 운용 등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임무를 수행한다. 그런 만큼 마약 복용으로 인한 판단력 저하나 인지 오류 등은 항공기 사고, 무기체계 오작동,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항공 안전과 전투준비태세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것이다.
군 특유의 집단생활과 생활 반경 제한 같은 폐쇄적인 구조도 마약 확산에 취약할 수 있다. 병사 간 접촉이 밀접하고, 이동 반경이 좁아 한 번 유입되면 단기간 내 급속도로 퍼질 수 있다. 내부 고발이 어렵고, 외부 감시가 제한적이라는 것도 맹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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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센터는 군 내 마약 사건에 대한 첩보 수집부터 신고 접수, 과학수사 기법을 활용한 마약 투약 및 마약류 존재 여부 판별, 군사법원 기소에 이르기까지 수사 전 과정을 통합 수행한다. 공군검찰단 직속으로 운영되며, 공군검찰단장이 센터장을 겸직한다. 본원과 분원에 각각 1명의 마약범죄 전담 군검사와 2명의 수사관을 배치했다.
센터는 수사뿐만 아니라 택배·소포 등 마약류 반입 가능성이 높은 경로에 대한 집중 점검을 실시하고, 예방을 위한 교육활동도 병행한다. 수사관들은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기관인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가 시행하는 ‘마약류 예방·재활 전문인력 필수교육’ 과정을 수료했다.
마약 유입 차단을 위해 관계기관과 협업체계도 강화하고 있다. 대검찰청, 법무연수원, 경찰수사연구원, 관세청, 인천국제공항 등과 실무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탐지견과 단속 장비 지원 등 공조도 이뤄지고 있다.
센터는 장병을 마약으로부터 지키고, 군의 전투력을 흔들림 없이 유지하기 위해 예방·수사를 아우르는 대응체계를 지속 보완·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인터뷰 - 진주 분원 마약 전담 군검사 박민석 중위
“실적 제로 유지가 목표”
진주는 공군교육사령부가 있는 곳으로, 연간 입영하는 공군 병사의 99%가 이곳을 거쳐 간다. 마약범죄수사센터 진주 분원 박민석(중위) 마약 전담 군검사는 “지난해 7월부터 병역법 개정으로 입영 장병 대상 간이시약검사가 본격 시행됐다”면서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올 경우 진주 분원에서 즉각적인 조사와 조치가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진주 분원 개소는 수사 거점을 분산해 지역 기반의 대응력을 높이고, 전국 단위 대응 속도를 실질적으로 단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단지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장병이 입영 단계부터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갖도록 하고, 예방 중심의 분위기를 형성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진주 분원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서는 “실적을 ‘0건’으로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단 한 건의 유입도 없도록 만드는 것이 진짜 성과”라면서 “마약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초기 차단과 교육, 예방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이번 진주 분원 개소를 계기로 공군이 전군 마약범죄 대응체계의 선도적 모델을 구축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대해 그는 “진주 분원은 단순한 조직 확장이 아닌 군 기강 확립과 장병 보호를 동시에 실현하는 기반이다. 타 군에도 적용 가능한 수사 모델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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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계룡 본원 검찰수사관 이재혁 원사
“입구부터 철저히 차단”
마약범죄수사센터 계룡 본원에 근무 중인 이재혁 원사는 법무부사관 출신으로, 검찰수사관 자격을 갖춘 마약범죄담당 수사관이다.
그는 “마약범죄담당 수사관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법무연수원 등에서 일정의 교육을 수료한 검찰수사관 중에서 임명한다”며 “수사 과정을 직접 수행하며, 예방교육과 관계기관 협업까지 책임지는 실무 중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센터는 수사관 양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수사관은 “체계적인 교육과 훈련으로 전담 수사관을 키워낼 것”이라면서 “제 자신도 수사 역량을 높이기 위해 여러 교육을 통한 전문 지식 습득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예방교육도 본격화되고 있다. 그는 “기본군사훈련을 시작으로 공군 전 장병을 대상으로 마약 예방교육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한국마약퇴치운동본부와 각종 정보·자료를 공유하고, 업무협약 체결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외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그는 “오는 10월 대검찰청이 개최하는 마약류퇴치국제협력회의(ADLOMICO)에 참여해 26개국 마약 전문가와 국제 마약범죄 동향 및 공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며 “군에 마약이 들어오지 않도록 입구부터 철저히 차단하고, 장병이 안심하고 복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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