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무기와 미래 전쟁
중국 SH-16A 차륜형 자주포
차륜형 장갑차 개조한 신형
SH-15 기동성 유지하면서
공격력·방어력은 끌어올려
K9A1에 비해 중량 가볍지만
자동장전 속도 빨라 이탈 전술 강점
가격도 메리트…치열한 경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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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포는 드론이나 인공지능(AI) 등 첨단 무기들이 활약하는 현대전에서도 지상전의 승리자를 결정짓는 중요한 무기체계다. 대한민국은 북한의 포병 전력에 맞서기 위해 자주포 개발·생산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 결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 중인 K9 자주포는 우리 군의 주력 자주포로 자리 잡았다. 이뿐만 아니라 세계 자주포 시장에서 3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는 베스트셀러가 됐다.하지만 ‘세계 1위 점유율’을 자랑하는 K9 자주포의 아성에 도전하는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독일은 궤도형 PzH2000 자주포에 이어 차륜형 자주포인 RCH155를 선보여 우크라이나와 영국에 수출하는 데 성공했고, 영국 BAE는 아처(Archer) 자주포 수출을 추진 중이다. 이번에는 대한민국의 K9을 위협하는 새로운 경쟁자, 중국의 SH-16A 차륜형 자주포를 다뤄보고자 한다.
한국 시장에서 흔히 K9 자주포의 맞수로 독일 KNDS에서 생산한 PzH2000 자주포를 이야기하지만 오랫동안 꾸준히 자주포를 수출한 중국도 입지가 상당하다. 중국은 한국이 미국제 M109 자주포를 기반으로 만든 K55 자주포를 생산하던 시절, M109를 모방해 독자 개발한 88식 자주포를 개량한 수출형 자주포 PLZ-45를 개발하고 중동에 수출한 바 있다.
PLZ-45 자주포는 33톤의 중량에 517마력의 디젤엔진을 장착했다. 기동력과 방호력은 M109와 유사하나 M109나 K55보다 포신이 긴 155㎜ 45구경장 화포를 장착해 최대사거리가 39㎞로 긴 편이다. 이 장점을 어필해 쿠웨이트에 1997년 54문, 사우디아라비아에는 2008년 50문을 수출했다.
중국 자주포의 또 다른 수출 상품은 산악지형 및 신속 전개 부대용으로 만든 PCL-181을 수출형으로 개조한 SH-15 자주포다. 차체는 중국군이 보급·병력 수송용으로 운용 중인 샤크만(SHACMAN) 트럭을 개조했다. 방탄 장갑을 적용하고 탄약고, 승무원 탑승 공간, 포와 화력통제 장비를 장착했다. 6명의 승무원, 20여 발 이상의 포탄과 장약을 탑재한다. 트럭형 자주포로 우리 K9 자주포와 자동화 수준을 비교할 수 없지만, 나름대로 반자동 장전 장치가 설치돼 있다. 3발의 포탄을, 각도를 달리해서 동시에 탄착시키는 MRSI(Multiple Rounds Simultaneous Impact) 기능을 갖췄다. 155㎜ 주포도 구경장이 52구경장이라 최대사거리가 포탄에 따라 최대 53㎞에 이른다.
SH-15의 가장 큰 고객은 파키스탄이다. 2022년부터 230문 이상을 구매했으며, 추가 구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슈미르 지역에서 인도 육군의 K9 바주라(Vajra-T)와 포탄을 주고받고 있다. 에티오피아에도 32문이 수출됐다.
자동장전 장비와 장포신으로 우수한 성능 발휘
하지만 SH-15 자주포는 한계가 분명한 저가형이다. 빠르게 기동하는 신속 전개 부대에는 적합할 수 있어도 화력과 방어력이 부족한 편이다. 특히 장전 과정에서 승무원들이 노출되고, 적의 대포병사격에 취약한 것이 큰 문제다. 중국의 방산 수출 공기업 노린코 역시 이 부분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지난 2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방산 전시회 ‘IDEX 2025’에서 노린코는 신형 자주포 SH-16A를 처음 공개했다. SH-15의 장점인 기동성은 유지하면서 공격력과 방어력을 크게 향상했다.
SH-16A 자주포의 핵심은 트럭이 아닌 차륜형 장갑차를 자주포로 개조한 것이다. 차체에 사용된 VN-22 8륜 장갑차는 24~30톤 규모의 차륜형 장갑차다. 미국·유럽의 신형 차륜형 장갑차와 경쟁하기 위해 STANAG 4569 레벨4 이상의 방어력을 보유했다. 14.5㎜ 중기관총, 지뢰와 급조폭발물(IED) 방어력을 갖추고, 디지털 전장 시스템을 적용했다.
SH-16A는 여기에 14톤급 원격제어 무인 포탑을 장착했는데, 30발의 포탄과 장약을 적재하고 사람의 도움 없이 완전 자동장전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SH-16A는 최대 3명, 조건에 따라 단 2명으로도 운용할 수 있다.
SH-16A에 장착된 155㎜ 주포는 SH-15와 같은 52구경장으로 최대사거리도 56㎞로 같지만, 이 자동장전 장비 탑재로 실제 화력은 대폭 늘어났다. 목표 입력 후 30초 이내에 첫 탄 발사가 가능함은 물론 분당 6발의 속도로 지속 사격이 가능하다. 여기에다 포탄 장약을 점화하는 점화기로 레이저 점화 시스템을 사용해 사격 안정성과 신뢰성을 높였다.
종합하면 SH-16A는 우리 K9A1에 비해 중량은 가볍지만 기동성이 뛰어나고, 자동장전 속도가 빨라 발사 후 이탈 전술에 매우 뛰어난 강점이 있는 자주포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약 420만 달러에서 500만 달러로 추정되는 대당 가격 역시 경쟁자인 RCH155 자주포보다 저렴해 중동 및 동남아시아 지역 수출 시장에서 우리의 K9 자주포와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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